재연된 ‘1+8룡’ … 백설공주와 난쟁이들?

지역내일 2012-05-01
1997년 9룡경쟁, 이회창 독주로 마감 … 2012년 박근혜 질주 속 8룡 추격전 한계

역사는 돌고 도는가. 15년전의 판박이다. 1997년 9룡체제로 치러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회창 후보의 독주로 마감됐다. 15년 뒤인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은 외형상 다시 9룡체제로 가고 있다.

역시나 박근혜 후보의 독주가 예상된다. 백설공주란 주연만 돋보일 뿐 난쟁이들은 조연을 벗어날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연의 헛발질만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표취임 후 독주한 이회창 = 1997년 9룡체제는 대선후보에 도전한 신한국당 후보군을 일컫는다. 김덕룡 이인제 최형우(이상 민주계) 이한동 김윤환(이상 민정계) 이회창 이홍구 이수성 박찬종(이상 영입파)을 말한다. 최종 경선에는 6명이 참여했다.

9룡체제는 1997년 초까지는 이회창-박찬종이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나름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해 3월 이회창 후보가 당 대표에 취임한 뒤에는 대세론이 형성되면서 독주가 시작됐다. 경선 전 여론조사를 보면 이회창 후보가 40%대 지지율을 얻으면서 10%대에 머문 박찬종 후보를 압도했다.

결국 경선은 싱겁게 끝났다. 1차경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41.12%를 얻어 2위 이인제(14.72%) 3위 이한동(14.66%) 등을 압도했다. 1위가 50%를 넘지 못해 실시된 2차경선에서도 이회창 후보는 60%를 얻어 40%에 머문 이인제 후보를 가볍게 눌렀다. 1차경선 탈락 후보들은 2차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려 했지만 표는 이회창-이인제에게 분산됐다. 상당수 대의원이 이회창 대세론에 동승한 것이다.

박 헛발질만 기대하는 비박 = 2012년 새누리당 대선경선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비롯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장관, 정몽준 전 대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정운찬 전 총리와 김태호 의원, 정두언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형식적으론 1997년과 같은 9룡체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용도 비슷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박 위원장의 독주다. 내일신문-디오피니언 5월정례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차기대선후보 중 경쟁력있는 인물은 누군가"라고 묻자 박 위원장이 71.3%를 얻어 정몽준(10.9%) 김문수(6.6%) 이재오(1.0%)를 압도했다. 이회창 대세론을 넘어서는 독주인 셈이다.

8월 경선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이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비박후보들은 조연을 벗어날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 비박 후보 측근은 "박 위원장도 오랜 1위질주로 피로가 쌓였기 때문에 조만간 위기가 올 것"이라며 "이 틈을 노리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능력과 비전으로 1위를 탈환하기 보단 박 위원장의 낙마를 기대하는 게 유일한 전략인 셈이다.

더욱이 비박후보들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박 위원장을 넘어설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상당수 비박후보는 대선 이후 당권이나 차차기를 노리는 분위기다. "어차피 이길 가능성은 낮은만큼 끝까지 버티면 당권이나 차차기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속셈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비박 단일화가 어려운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비박후보들이 자신의 능력과 비전을 보이는 동시에 후보단일화를 통해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대역전은 사실상 물건너간다"며 "박근혜란 백설공주 주변에 서성대는 난쟁이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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