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들, 문어발식 이사겸직

지역내일 2012-04-03 (수정 2012-04-03 오후 1:54:14)
롯데 신동빈, 부영 이중근, 영풍 장형진, 대성 김영대 회장 10개 넘어
"이사로서 충실하게 회사업무 볼 수 있나" … "책임경영하겠다는 것"

경제력 집중 비판이 높은 가운데 재벌총수들이 계열사 이사를 평균 4.4개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총수의 이사 겸직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무관하지 않으며 실제 회사업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할 이사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의 공시시스템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민간 대기업집단 총수 38명이 모두 168곳의 이사로 선임됐다.

총수 1인당 4.4개 이사직 보유 = 이는 총수 한 사람당 4.4개 이사직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들 총수는 68개 회사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38개 대기업집단 총수 가운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 등 모두 16개 회사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38명의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호남석유화학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6개 회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10개 계열사의 비상근 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호남석유화학 롯데제과의 매출액(연결기준, 2011년)은 각각 22조2500억원, 15조7000억원, 1조8500억원에 달한다.

다음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으로 부영과 부영주택 동광주택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모두 13개 회사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영풍그룹 장형진 회장도 (주)영풍 등 모두 13개 회사 등기이사이다. 대성 김영대 회장도 10군데 이사를 겸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채이배 연구원은 "한 사람이 여러 회사의 이사를 겸직하면 아무래도 한 회사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이사로 있는 회사간 거래에서 이익이 상충할 수 있는 문제도 있어 여러 회사 이사를 겸직하는 후보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가 4개를 초과하는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롯데그룹 임원은 "총수가 모든 계열사 업무를 사실상 챙기고 있는 만큼 많은 회사의 이사로 등재된 것은 책임경영을 위한 노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상법, 이사 충실의무 규정 = 현 상법 382조의3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또 이사는 일반적인 의무로서 회사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의무)'를 가진다. 많은 회사의 이사를 겸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사의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비난을 받을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3월말 현재 등기이사로 등재된 회사가 한 곳도 없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과 3개 회사의 비상근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고 최근에 현대건설 사내이사를 맡게 됐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최근 현대제철 이사에 선임되면서 모두 6곳의 이사직을 맡게 됐다.

SK 최태원 회장은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SKC&C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LG 구본무 회장은 최근 서브원 대표이사를 내놓아 (주)LG와 엘지경영개발원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GS 허창수 회장은 (주)GS와 GS건설 대표이사와 GS스포츠의 사내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다.

한진 조양호 회장은 8개 회사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주)한진과 대한항공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5곳의 대표이사를 포함 모두 6곳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10대그룹 이후 그룹에서는 부영 이중근 회장과 영풍 정형진 회장이 각각 13개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 다음으로 대성 김영대(10개) 회장과 STX 강덕수(8개) 회장, CJ 이재현(8개) 회장, 현대 현정은(7개) 회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7) 회장, 하이트진로 박문덕(7개) 회장 등이 이사 겸직수가 많았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과 동양 현재현 회장은 모두 6개 회사 이사를 맡고 있고 두산 박용만 회장과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은 각 5곳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사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4개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업무가 훨씬 과중한 대표이사의 경우는 1곳만 맡는 게 적정하다는 의견이다.

모 그룹 임원은 "총수가 이사로 참여한다는 것은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라고 말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채이배 연구원은 "재벌들이 총수의 이사직 겸직이 책임경영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책임경영은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고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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