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원 문제 … 정답은 소통이다

지역내일 2012-05-03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구청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구민들과 지키고 있는 중요한 약속이 하나 있다. 바로 매주 목요일을 '구민과의 대화'의 날로 정하고 구민들을 직접 만나기로 한 약속이다. 이 날만큼은 다른 일정은 잡지 않고 오로지 구청장실을 찾아오는 주민들을 만난다.

하지만 이러한 구민과의 만남은 나에게 기대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나를 만나러 오실까 설레면서도, 힘들게 찾아오신 구민들에게 법의 테두리내에서 해결해드릴 수 없는 일이거나 혹은 내 권한 밖의 업무라서 원하는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 구민들도 이해해주고 오히려 괜찮다며 손까지 꼭 잡아주는 분도 계신다.

구민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다

얼마 전까지도 우리 구청 앞에는 관내 재개발구역에 거주했던 한 철거민의 농성이 3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재개발구역 지정 이후에 지역에 거주를 시작해 임대주택을 제공받을 수 없었던 철거민은 2008년부터 구청 앞에서 간이천막을 치고 시위를 시작했다고 했다.

철거민은 구청 앞 대로변에서 민중가요를 틀고 매일같이 농성을 진행했고, 구청앞 천막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이어진 구청과 철거민간의 심각한 대치 상황으로 주변 주민들에게 불안감이 조성되었고, 계속되는 농성으로 주민들의 항의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미 내가 취임하기 전까지 서로간에 명예훼손, 모욕죄,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으로 고소, 고발이 지속되어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기초생활수급권자에 살 곳도 없이 농성만 하고 있는 구민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먼저 철거민에게 법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이해시켰다.

그리고 직접 여러 기관들과 접촉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 결과 다행히 서울시 및 SH 공사의 긴급 주거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결국 3년이 넘도록 지속되었던 농성은 마무리될 수 있었다.

2010년 9월, 폭우로 용산2가동 군인아파트 옹벽이 붕괴되어 한 주민의 건물을 덮쳐 집이 파손된 일이 있었다. 졸지에 한 구민의 삶터가 부서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군인아파트 관리기관인 수방사와 구민 간에는 합의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

만날 때마다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했고 시간만 계속해서 흘러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부딪혀봤자 해결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 구민은 답답한 마음에 지난 2011년 3월, 구청을 찾아오셨다.

서로의 양보로 이끌어낸 건물 복구

구청에서는 민원 해결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수방사와 피해 주민이 주장하는 내용을 사안별로 면밀히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민원인의 입장에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하여 수방사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5차례의 공식 회합과 전화, 방문 등 총 270여회에 걸친 접촉에 힘입어 결국 합의에 이를 수 있었고, 옹벽 복구 및 주택재건축을 거쳐 자신의 집에 무사히 입주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집으로 입주하던 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던 노부부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또한, 이러한 노력은 민원 서비스 수범 사례로 선정되어 서울시 민원MVP를 수상했다. 구민들을 위한 작은 노력이 구민에게는 새로운 힘을 주었고, 또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서울시 민원 해결 수범 사례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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