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대선 정권심판론 부각될지 촉각
부자감세·비리의혹·자질논란 사르코지와 MB는 '판박이' … "후보조건 달라 상황 다를 것"
프랑스가 무려 17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우파 사르코지정권이 물러나고 좌파 올랑드정권이 들어섰다. 대선을 7개월 앞둔 한국 정치권은 물러난 사르코지와 이명박 대통령이 놀랄 만큼 닮았다는 해석을 내리며 한국 대선의 영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사르코지포비아와 MB포비아 = 사르코지가 연임에 실패한 첫번째 이유로 경제가 꼽힌다. 경제해법으로 내놓은 긴축재정과 기업·부자감세가 극심한 반발을 부른 것.
장행훈 전 동아일보 유럽총국장은 "우파집권 17년 동안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만들어놓고 자기들이 긴축재정을 하겠다니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더욱이 부자와 기업에 감세해주면서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니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잇따라 비리의혹에 휩싸였다. 2007년 대선 당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5000만유로(750억원)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레알 상속녀 베탕쿠르로부터 80만유로(12억원)을 받은 의혹도 불거졌다.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 언행과 맞물려 사르코지 포비아(혐오증)란 말이 생겨났다.
이러한 사르코지와 이명박 대통령은 꼭 닮았다. 경제대통령을 자처한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였다. 기업·부자감세를 앞세웠다가 서민의 반발을 부른 것도 판박이다. 이 대통령 측근인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경부차관이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자질논란도 마찬가지다. 기업인 출신인 이 대통령은 아들 명의로 내곡동 사저부지를 매입했다가 갖가지 의혹에 휩싸였다.
장 전 총국장은 "돈 중심의 사고방식이 머리에 박힌 점은 두 사람을 쌍둥이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보 리더십이 더 부각" = 두 대통령이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 대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가정이 제기된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의 도미노 정권교체를 불렀다. 경제난과 극심해진 양극화,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은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켰다. 사르코지에 분노한 프랑스 여론은 "사르코지만 아니면 된다"고 외쳤다.
이명박정권도 도미노 정권교체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정권에서 경제난은 여전하고 양극화는 심화됐다. 독선적 국정운영을 일삼다 불통정권으로 전락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더니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란 비아냥까지 나온다. "이명박만 아니면 된다"는 정권심판론이 거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속한 새누리당의 재집권이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은 프랑스와 다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선 사르코지는 재선에 도전했지만, 이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는다. 여당 후보는 이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처럼 정권심판론이 전면화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프랑스 사회학박사인 여의도연구소 최원기 정책조사실장은 "사르코지가 감세와 긴축재정을, 올랑드가 증세와 재정투입으로 명확히 갈려 민심의 선택을 받았지만 한국의 여야 대선주자는 성장과 복지의 균형, 경제민주화라는 비슷한 경제정책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구분점이 명확치 않다"며 "한국은 후보 개인의 리더십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권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혐오감이 셀까, 아니면 후보 개인의 리더십이 판을 좌우할까. 이것이 연말 대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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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비리의혹·자질논란 사르코지와 MB는 '판박이' … "후보조건 달라 상황 다를 것"
프랑스가 무려 17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우파 사르코지정권이 물러나고 좌파 올랑드정권이 들어섰다. 대선을 7개월 앞둔 한국 정치권은 물러난 사르코지와 이명박 대통령이 놀랄 만큼 닮았다는 해석을 내리며 한국 대선의 영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사르코지포비아와 MB포비아 = 사르코지가 연임에 실패한 첫번째 이유로 경제가 꼽힌다. 경제해법으로 내놓은 긴축재정과 기업·부자감세가 극심한 반발을 부른 것.
장행훈 전 동아일보 유럽총국장은 "우파집권 17년 동안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만들어놓고 자기들이 긴축재정을 하겠다니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더욱이 부자와 기업에 감세해주면서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니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잇따라 비리의혹에 휩싸였다. 2007년 대선 당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5000만유로(750억원)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레알 상속녀 베탕쿠르로부터 80만유로(12억원)을 받은 의혹도 불거졌다.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 언행과 맞물려 사르코지 포비아(혐오증)란 말이 생겨났다.
이러한 사르코지와 이명박 대통령은 꼭 닮았다. 경제대통령을 자처한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였다. 기업·부자감세를 앞세웠다가 서민의 반발을 부른 것도 판박이다. 이 대통령 측근인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경부차관이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자질논란도 마찬가지다. 기업인 출신인 이 대통령은 아들 명의로 내곡동 사저부지를 매입했다가 갖가지 의혹에 휩싸였다.
장 전 총국장은 "돈 중심의 사고방식이 머리에 박힌 점은 두 사람을 쌍둥이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보 리더십이 더 부각" = 두 대통령이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 대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가정이 제기된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의 도미노 정권교체를 불렀다. 경제난과 극심해진 양극화,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은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켰다. 사르코지에 분노한 프랑스 여론은 "사르코지만 아니면 된다"고 외쳤다.
이명박정권도 도미노 정권교체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정권에서 경제난은 여전하고 양극화는 심화됐다. 독선적 국정운영을 일삼다 불통정권으로 전락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더니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란 비아냥까지 나온다. "이명박만 아니면 된다"는 정권심판론이 거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속한 새누리당의 재집권이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은 프랑스와 다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선 사르코지는 재선에 도전했지만, 이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는다. 여당 후보는 이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처럼 정권심판론이 전면화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프랑스 사회학박사인 여의도연구소 최원기 정책조사실장은 "사르코지가 감세와 긴축재정을, 올랑드가 증세와 재정투입으로 명확히 갈려 민심의 선택을 받았지만 한국의 여야 대선주자는 성장과 복지의 균형, 경제민주화라는 비슷한 경제정책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구분점이 명확치 않다"며 "한국은 후보 개인의 리더십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권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혐오감이 셀까, 아니면 후보 개인의 리더십이 판을 좌우할까. 이것이 연말 대선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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