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작년말, 이란 핵개발 의혹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이란산 석유의 금수조치를 결의했다. 곧바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에 들어가 이란 석유 주요 수입국에 대한 설득과 압박을 시작했다.
이에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 봉쇄를 천명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오만과 이란 사이에 자리한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대형 유조선 28척이 드나드는 석유 수송의 요충지다.
이곳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곧바로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만일 군사적 대치상태로 전개될 경우 국제경제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동시에 이란 중부 콤 근처 포르도 핵시설에서 20%순도의 농축우라늄 제조를 위한 가스주입을 시작했다.
이란의 군사 행동가능성이 점증함에 따라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수상을 비롯하여 바라크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의 정치인들은 그동안 연일 이란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제사회에서는 과연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의도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시도할 것인지에 관한 각종 논의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미국의 대 이란 경제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하면 종국에는 이란이 핵무장에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초승달 지역을 통해 이란의 전술핵무기가 이동할 경우 국가 존망이 걸린 대치상태에 접어들게 된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는 지속적으로 강경 대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군사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전쟁 원치 않아
먼저, 현재 이란내 핵개발 의혹시설은 부셰르, 나탄즈, 콤 등 이란 전역에 산개해 있다. 즉 산개한 핵시설에 대한 기습 공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란 핵시설을 완전 무력화시킬 수 없기에 사실상 공격의 실익이 크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작전 반경 문제이다. 현 이스라엘 전폭 주력기종인 F15I의 최대 운항거리는 왕복 약 4000km 정도로 추산된다. 이란 핵시설은 이스라엘로부터 약 1800km 내지 2000km 작전반경 안에 걸쳐 있다. 물리적으로는 왕복이 가능하나 전술비행이 어렵고, 결국 공중급유 없이는 작전 수행 후 귀환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는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순간, 이란은 아랍 대중들 사이에서 피해자로 인식될 것이며, 만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대응하는 순간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
확전 뿐만 아니라 이란 입장에서는 확실한 핵 무기 보유 명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는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바이다. 여기에 최근 아랍 정치변동 이후 새로운 정치과정에 들어선 국가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일단 전쟁은 막으려 한다. 11월 재선 캠페인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현재 국방비 절감을 통해 재정적자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비 지출 자체가 부담이다.
물론 모든 경제제재 및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군사공격도 하나의 옵션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이 오히려 이스라엘을 설득하고 있다. 당분간 확전은 하지 말자는 분위기이다.
이스라엘로서도 미국의 명시적인 지원이나 묵계가 없는 상태에서 이란 핵시설을 일방적으로 공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디마 합류로 온건노선 수용 가능성
현 상황을 생존의 위기로 인지하는 이스라엘이 혹여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으나, 최근 집권 연정에 원내 최다석 정당인 카디마가 합류하게됨에 따라 향후 이스라엘 연립정부는 현재보다는 훨씬 더 온건한 노선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리쿠드와 카디마간 대연정으로 인해 현시점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고 언제 어떤 분쟁과 충돌이 가시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쟁은 어느 순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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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이란 핵개발 의혹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이란산 석유의 금수조치를 결의했다. 곧바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에 들어가 이란 석유 주요 수입국에 대한 설득과 압박을 시작했다.
이에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 봉쇄를 천명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오만과 이란 사이에 자리한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대형 유조선 28척이 드나드는 석유 수송의 요충지다.
이곳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곧바로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만일 군사적 대치상태로 전개될 경우 국제경제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동시에 이란 중부 콤 근처 포르도 핵시설에서 20%순도의 농축우라늄 제조를 위한 가스주입을 시작했다.
이란의 군사 행동가능성이 점증함에 따라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수상을 비롯하여 바라크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의 정치인들은 그동안 연일 이란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제사회에서는 과연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의도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시도할 것인지에 관한 각종 논의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미국의 대 이란 경제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하면 종국에는 이란이 핵무장에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초승달 지역을 통해 이란의 전술핵무기가 이동할 경우 국가 존망이 걸린 대치상태에 접어들게 된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는 지속적으로 강경 대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군사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전쟁 원치 않아
먼저, 현재 이란내 핵개발 의혹시설은 부셰르, 나탄즈, 콤 등 이란 전역에 산개해 있다. 즉 산개한 핵시설에 대한 기습 공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란 핵시설을 완전 무력화시킬 수 없기에 사실상 공격의 실익이 크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작전 반경 문제이다. 현 이스라엘 전폭 주력기종인 F15I의 최대 운항거리는 왕복 약 4000km 정도로 추산된다. 이란 핵시설은 이스라엘로부터 약 1800km 내지 2000km 작전반경 안에 걸쳐 있다. 물리적으로는 왕복이 가능하나 전술비행이 어렵고, 결국 공중급유 없이는 작전 수행 후 귀환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는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순간, 이란은 아랍 대중들 사이에서 피해자로 인식될 것이며, 만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대응하는 순간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
확전 뿐만 아니라 이란 입장에서는 확실한 핵 무기 보유 명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는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바이다. 여기에 최근 아랍 정치변동 이후 새로운 정치과정에 들어선 국가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일단 전쟁은 막으려 한다. 11월 재선 캠페인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현재 국방비 절감을 통해 재정적자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비 지출 자체가 부담이다.
물론 모든 경제제재 및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서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군사공격도 하나의 옵션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이 오히려 이스라엘을 설득하고 있다. 당분간 확전은 하지 말자는 분위기이다.
이스라엘로서도 미국의 명시적인 지원이나 묵계가 없는 상태에서 이란 핵시설을 일방적으로 공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디마 합류로 온건노선 수용 가능성
현 상황을 생존의 위기로 인지하는 이스라엘이 혹여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으나, 최근 집권 연정에 원내 최다석 정당인 카디마가 합류하게됨에 따라 향후 이스라엘 연립정부는 현재보다는 훨씬 더 온건한 노선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리쿠드와 카디마간 대연정으로 인해 현시점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고 언제 어떤 분쟁과 충돌이 가시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쟁은 어느 순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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