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초대석] 강동석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 “바다 위에 펼쳐진 난장, 나는 흥행사다”

지역내일 2012-05-11

강동석 조직위원장(74)은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를 현대판 '난장'이라고 표현했다.

'난장'이란 게 뭔가. 일정한 장날 이외에 임시적으로 특별히 터놓은 장이다. 난장을 여는 것을 '난장튼다'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떠들어대고 한바탕 놀다가는 장이다.

여수엑스포를 우리나라 전통의 난장처럼 국민과 외국인에게 즐겁고, 신나고, 재미있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 자신은 바로 그 난장을 위한 '흥행사'를 자처했다.

'난장'과 '흥행'이란 키워드로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93일간의 '바다의 축제'라는 드라마를 쓰겠다는 것인데, 뭔가 제대로 판이 벌어질 것 같다는 기대감이 인다. 거창한 소리 빼고 "흥행 제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본질'로 직행하는 그의 일처리 스타일이 허투루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수 엑스포 기간에 해상 무대에서는 K-팝 공연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강 위원장은 70이지만 행사 감각은 20~30대 못지 않다.

강 위원장은 교통부 관광국장, 교통국장, 해운항만청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특히 인천공항 사장으로 2년 여간 컨테이너에서 숙식하며 공사를 끝낸 일은 '강동석'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계기였다. 건설 당시 대한민국 최대 이권사업이라는 소문에 사정기관에서 강 위원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나온 게 없었다.

-조직위원장으로서 개막을 맞는 소회가 남다를 텐데.

대전엑스포 이후 19년 만에 다시 열리는 세계박람회다. 국민의 기대가 클 것이다. 위원장은 흥행사라고 이야기했다.

관람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마음에 안고 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의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수세계박람회는 내가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한다.

93일간 '바다의 축제'

-뭔가 다른 엑스포와 비교해 차별화된 것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는데.

여수엑스포는 바다를 박람회장으로 삼은 최초의 사례다.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사라고사 등 바다를 주제로 한 박람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바다 자체를 박람회장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람회 사이트 전역이 바다를 끼고 있으며, 오동도와 방파제까지 해변산책로와 전시 공간이 이어진다. 주제관을 비롯해 해상무대인 이어도, 워터스크린 디오(The O) 등 주요 공연 시설들도 모두 바다 위에 있다. 총 8000여 회에 걸쳐 문화예술행사를 벌일 텐데 그 무대도 역시 바다다.

-또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엑스포가 건물·기술 중심이다. 여기에서 탈피해 콘텐츠와 사람 중심의 박람회, 관람객이 주역이 되는 '휴먼엑스포'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전시와 공연도 단순히 눈으로 보는 요소보다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들이 많다. 매일 밤 박람회장이 신나는 클럽으로 변한다. 해상무대 '이어도'에서 열리는 DJ댄스쇼는 관람객들이 함께 어울려 물을 첨벙이며 춤추는 등 신나는 장관이 연출될 것이다.

-전시 기간이 장마철과 겹쳐 걱정이 많을 텐데.

"우기에도 비를 맞으며 바다 한가운데서 또는 비를 막아주는 엑스포디지털갤러리 아래에서 마음껏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바다 자체를 박람회장 삼은 최초의 행사

-여수 엑스포의 핵심 아젠다는 무엇인가.

인류의 심각한 위기로 떠오르고 있는 기후변화와 육상 자원 고갈의 해결책이 모두 바다에 있다. 최근 영국의 BBC방송에서 미래학자들도 100년 후인 2112년 지구상 10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자원, 에너지자원, 광물자원 등을 바다에서 구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전시와 공연, 학술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엑스포에서는 관람객들이 일반 미디어나 뉴스를 통해 접하던 바다의 중요성이나 매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대륙 문화의 영향으로 바다를 소홀히 해왔는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국토가 21세기에는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지금부터라도 바다로 눈을 돌려야한다.

-전시 및 행사 등에 주제의식이 제대로 녹아 있다고 생각하나.

여수엑스포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가깝게 체험하고, 그동안 몰랐던 바다의 삶, 가능성, 신비에 대해 알려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주제관에서는 듀공과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바다와 유대감을 느끼고, 기후환경관에서는 빙벽이 무너지는 지구 멸망 5분전 상황을 실감나게 체험해볼 수 있다.

5대양 6대주의 해양생물이 모이는 아쿠아리움과 오동도 인근에 조성되는 바다숲, 연안 어선은 해양생태계와 어업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이외에도 FAO(세계식량기구), OECD 등 국제기구 학술행사와 매주 열리는 해양 주제의 작은 포럼들, 참가국들이 지지하는 '여수선언' 등을 통해서 해양의 현명한 이용과 보호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도 촉발시킬 계획이다.

매일 문화예술공연 대회간 총 8000회 연다

-대회 준비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는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리기 마련이다. 이번 행사는 그런 잘못된 모습들을 완전히 바꿔놓을 생각이다. '여수박람회장에서 먹은 그 음식, 정말 맛있더라. 그런데도 값은 서울보다 더 싸니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해 두 번 감동을 주려 한다. 당초 음식점 임대료로 110억원의 수익을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러닝 개런티(running guarantee)식으로 수익이 나면 조직위와 음식점이 나누기로 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우리가 보전해 준다. 또한 음식이 최고의 맛과 위생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 직원들이 하나하나 시식하고 현장을 챙기고 있다.

-교통·숙박난에 대한 걱정들이 많은 것 같다.

교통·숙박은 전시, 공연 콘텐츠 못지않게 세심하게 준비해온 분야다. 우선 지난해 개통된 순천~완주고속도로, 전라선 KTX에 이어, 목포~광양고속도로, 한중일 해상크루즈, 임시 항공편 등 다양한 광역교통망이 속속 확충된다.

문제는 여수시 외곽에서 박람회장까지인데, 이는 환승주차장과 셔틀버스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시 외곽에서 박람회장까지 오는 주요 도로 상의 승용차는 최대한 환승주차장으로 유도하고 박람회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일일 최대 900여대까지 수시 운행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10분 미만이어서 관람객들이 오히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숙박시설은 여수 시내로만 보면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숙박권역을 여수 인근 2시간 이내로 확대하는 방안을 택했다. 실제로 2시간 권역 내 숙박시설은 하루 13만6000여실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5월 주말에도 충분하다.

(내일 초대석은 강동석 위원장에 대한 서면 질의와 답변을 통해 재구성한 기사임)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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