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오바마의 동성결혼 도박

지역내일 2012-05-14
한면택 워싱턴특파원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미국대선에서 백악관을 지키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잇따라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단순한 승부수가 아니라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정치적 도박이어서 대박을 칠지, 아니면 쪽박을 찰지 주목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는 동성결혼을 공개 지지선언한 카드를 던졌다. 남녀간이 아니라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이 결혼 하는 것도 합법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공개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철저히 계산된 도박'으로 불리고 있다. 위태로운 재선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편가르기 선거전략'을 전개하고 있는데 누가봐도 내편 결집을 노린 카드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자신은 98%의 서민편이고 롬니는 2%의 부자편이라고 편을 가르고 있다. 오바마는 또 자신은 이민자 편이고 롬니는 반이민파라고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자신은 게이피플까지 아우르는 진보적 후보이고 롬니는 동성결혼을 용납 못하는 골수 보수후보로 몰아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98% 서민편" … 내편 결집 노린 카드

그런 차원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동성결혼 지지 선언 카드로 몇가지 노림수를 갖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4년 전에 비해 열정이 떨어진 내 편을 다시 뜨겁게 뭉치려는 시도이다.

오바마 후보는 2008년 대통령선거에서 게이피플의 70%, 18~29세 사이 젊은층 표심의 66%를 얻은 바 있다. 공화당 후보보다 2배 많은 지지표를 얻었을만큼 그들은 '확실한 내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선 이런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상 상황이다. 동성결혼 지지선언 카드는 그 불씨를 다시 지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예전만 못한 선거자금 모금의 물꼬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이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성결혼 지지를 선언한 지 수시간만에 온라인 모금으로 150만달러가 쇄도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주도한 할리우드 모금행사에서는 1500만달러나 모였고 그 뒤를 이른 게이피플들의 두차례 모금행사로 또다른 1000만달러를 모금했다.

또다른 노림수는 롬니를 코너로 몰아 제 편에 매몰되게 만들고 공격무기를 무디게 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트 롬니 후보는 오바마에 맞서 "결혼은 남녀간 결합이어야 하며 동성결혼에는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연일 천명하고 있다. 보수적 개신교도 등이 동성결혼에 반감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롬니 후보로서는 그들 편에 서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오바마 진영이 바라고 있는 바이다. 롬니 후보가 동성결혼 반대를 강하게 외칠수록 골수 보수파로 몰려 중도 보수주의, 무당파 유권자, 젊은층의 표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심지어 오바마 진영은 롬니 후보가 공화당 게이 당원들의 표마저 상실할 것까지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롬니 후보가 동성결혼 반대와 같은 사회적 이슈들에 치중하면 그의 캠페인 구호인 경제 살리기가 희미해지고 "3조달러를 풀고도 경제를 살리지 못한 채 미국을 빚더미에 올려놓았다"고 공격해온 핵심 무기가 무뎌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계산된 도박보다 정책과 비전에 따라 판가름날 것

하지만 오바마 진영의 계산된 도박이 꼭 들어맞아 대박을 칠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미국의 일반 유권자들은 아직도 경제회복 속도를 보고 대통령을 선택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오바마의 동성결혼 지지 카드가 얼마나 먹혀들지 불투명하다.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60%는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선언에 대해 "상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시에 동성결혼에 대한 여론도 지지 51%, 반대 45%로 반분된 상황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게이 피플을 비롯한 내 편 결집 효과를 얻더라도 상대진영의 단결도 불러오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득표에선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 재선 여부는 동성결혼과 같은 사회적 이슈보다는 경제 문제, 그리고 계산된 도박보다는 유권자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과 비전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