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중독 치료 프로그램 '레스큐 스쿨' 가보니
왕따 등 문제 피해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 … 중독개선율 63%, 치료효과 높아
"평소 온순하던 아이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폭언이나 폭력 행사를 서슴지 않죠. 과연 제 아이인가 싶었다니까요." 지난 13일 천안에서 열린 인터넷중독 치료 프로그램 '인터넷 레스큐 스쿨'(약칭 레스큐 스쿨) 현장에서 만난 40대 엄마 A씨의 얘기다.
이날 부모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A씨는 "게임에 빠져 학교도 안가는 아이가 걱정돼 직장도 그만두고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11박12일 동안 진행되는 레스큐 스쿨에서 아이들은 집단·개인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중독 치료를 받는다.
◆폭력적으로 돌변, 등교 거부한 채 게임만 해= "아이가 밥도 안 먹고, 학교에도 안간 채 게임에만 매달려 유급 직전이에요." 게임중독에 빠진 중학생 아들을 둔 B씨는 "처음에 '아직 어리니 게임을 좋아하겠거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 문제"라며 후회했다.
레스큐 스쿨에 온 아이들 대부분이 게임 중독 문제를 호소한다.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의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 5~9세 아동 2만명중 100%가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했다. 게임 중독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폭력성이나 공격성이 극대화하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내성이나 금단 현상에 시달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상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게임을 했다는 C군은 도리어 "또래에 비해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게임을 하면 성적 걱정, 왕따 등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힘든 현실의 도피처로 게임 선택 = 지난 13일 아이들은 상담 치료 외에도 컵 만들기, 숲 치료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D군은 "처음엔 게임을 못해서 짜증나고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며 "지금은 게임 외에도 재미있는 취미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좋다"고 말했다. D군은 게임중독에 빠지면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때리고, 도벽이 생겼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배주미 인터넷중독대응팀장은 "대인관계, 학업 스트레스 등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은 빠르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도피처로 게임을 택한다"며 "주위 환경이 변하지 않은 채 일상으로 복귀하면 아이들은 또다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김성벽 매체환경과장은 "치료 뒤 재발하지 않도록 부모와 교사 등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부모 상담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레스큐 스쿨'에서는="" 상담="" 치료="" 외에도=""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한다.="" 아이들에게="" 게임="" 외에도="" 재미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사진="" 한국청소년상담원="" 제공="">
◆게임중독 재발 걱정, 치료 후가 더 무섭다= 레스큐 스쿨은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도 3개월간 주 1회씩 사후 관리를 해준다. 하지만 부모들은 "달라진 아이가 집으로 왔을 때 예전 상태가 될까봐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E씨는 "게임중독 문제를 안 뒤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은커녕 '어머니가 직접 알아보라'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문제가 심각한 만큼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레스큐 스쿨의 인터넷 중독 해소율은 2009년 61.7%, 2010년 63%로 효과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600명에 불과하다. 인터넷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이 21만여명인 것과 비교해볼 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배 팀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치료 인원이 늘었다"며 "수요는 있지만 인력이나 예산 등의 부족으로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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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등 문제 피해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 … 중독개선율 63%, 치료효과 높아
"평소 온순하던 아이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폭언이나 폭력 행사를 서슴지 않죠. 과연 제 아이인가 싶었다니까요." 지난 13일 천안에서 열린 인터넷중독 치료 프로그램 '인터넷 레스큐 스쿨'(약칭 레스큐 스쿨) 현장에서 만난 40대 엄마 A씨의 얘기다.
이날 부모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A씨는 "게임에 빠져 학교도 안가는 아이가 걱정돼 직장도 그만두고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11박12일 동안 진행되는 레스큐 스쿨에서 아이들은 집단·개인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중독 치료를 받는다.
◆폭력적으로 돌변, 등교 거부한 채 게임만 해= "아이가 밥도 안 먹고, 학교에도 안간 채 게임에만 매달려 유급 직전이에요." 게임중독에 빠진 중학생 아들을 둔 B씨는 "처음에 '아직 어리니 게임을 좋아하겠거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 문제"라며 후회했다.
레스큐 스쿨에 온 아이들 대부분이 게임 중독 문제를 호소한다.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의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 5~9세 아동 2만명중 100%가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했다. 게임 중독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폭력성이나 공격성이 극대화하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내성이나 금단 현상에 시달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상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게임을 했다는 C군은 도리어 "또래에 비해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게임을 하면 성적 걱정, 왕따 등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힘든 현실의 도피처로 게임 선택 = 지난 13일 아이들은 상담 치료 외에도 컵 만들기, 숲 치료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D군은 "처음엔 게임을 못해서 짜증나고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며 "지금은 게임 외에도 재미있는 취미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좋다"고 말했다. D군은 게임중독에 빠지면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때리고, 도벽이 생겼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배주미 인터넷중독대응팀장은 "대인관계, 학업 스트레스 등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은 빠르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도피처로 게임을 택한다"며 "주위 환경이 변하지 않은 채 일상으로 복귀하면 아이들은 또다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김성벽 매체환경과장은 "치료 뒤 재발하지 않도록 부모와 교사 등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부모 상담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레스큐 스쿨'에서는="" 상담="" 치료="" 외에도=""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한다.="" 아이들에게="" 게임="" 외에도="" 재미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사진="" 한국청소년상담원="" 제공="">
◆게임중독 재발 걱정, 치료 후가 더 무섭다= 레스큐 스쿨은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도 3개월간 주 1회씩 사후 관리를 해준다. 하지만 부모들은 "달라진 아이가 집으로 왔을 때 예전 상태가 될까봐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E씨는 "게임중독 문제를 안 뒤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은커녕 '어머니가 직접 알아보라'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문제가 심각한 만큼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레스큐 스쿨의 인터넷 중독 해소율은 2009년 61.7%, 2010년 63%로 효과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600명에 불과하다. 인터넷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이 21만여명인 것과 비교해볼 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배 팀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치료 인원이 늘었다"며 "수요는 있지만 인력이나 예산 등의 부족으로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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