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빈곤층(3) 낀 세대

지역내일 2012-05-16
한집에서 부모 부양하랴, 자녀 양육하랴 '이중고'
베이비부머세대, 일자리도 불안

공공기관에 다니는 A씨는 요즘 불안에 휩싸여 있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부장까지 달았다. 어머니를 모시고 두 자녀를 대학 보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회사에서 등록금이 나오고 연봉도 이것저것 따지면 1억원을 상회했다. 아내가 가정주부로 '외벌이'지만 그럭저럭 살만했다.

그러나 50줄이 훌쩍 넘어서고 이사자리에서 밀리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어머니는 치매증상을 보이는 데다 결혼을 뒤로 미룬 자녀들은 취업에도 연거푸 쓴 맛을 보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A씨는 결국 임금피크제로 들어갔다. 3년이 지나면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 '제 2의 직장'을 꿈꾸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어머니 의료비와 실업청년인 자녀 양육에 일자리마저 흔들리고 있다. 잠이 올 리 만무하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3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는 올해 103만5000가구다. 지난 2010년 106만2000가구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00만 가구를 넘어선 수준이다. 부모 양친이나 한부모를 모시면서 미혼인 자녀와 같이 사는 부부가 대부분이다.

가구주의 나이가 40대인 경우가 29만5000가구로 가장 많지만 전형적인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도 25만4000가구에 달했다.

부모, 자녀와 같이 사는 60대와 70대는 각각 17만5000가구, 12만6000가구였다. 50세이상 가구주는 58만7000명이었고 65세이상인 가구주는 3세대 가구주의 23.2%로 24만명에 달했다.

◆의료비 늘어난다 = 가구주가 50세이상인 3세대 가구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셈이다. 70세가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의료비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이상 1인당 월평균 노인진료비는 24만7166원으로 전년에 비해 1만578원(4.5%)이 늘었다. 2002년과 비교하면 2.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65~74세인 경우는 2002년에 비해 2011년 1인당 의료비가 127.81% 증가했고 75~84세는 198.79% 상승했다. 85세이상에선 무려 427.08%의 증가율을 보였다.

◆자녀의 실업상황 심각 =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4월 15~29세 청년들의 실업률이 8.5%에 달했다. 실업자는 35만7000명(20대 34만2000명)이었다. 30~39세 실업률은 3.3%로 실업자가 19만9000명이었다. 20~30대 중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실패한 사람이 54만명을 넘어섰다.

또 실업자엔 잡히지 않았지만 취업준비를 하는 '사실상 실업자'도 56만6000명이었다. 이 숫자까지 합하면 100만명이 넘는 20~30대가 일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실패한 셈이다. "그냥 쉬고 있다"는 무기력한 20대와 30대도 각각 25만9000명, 17만8000명이었다.

취업이 늦다보니 결국 결혼도 뒤로 미루면서 부모에게 기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미혼율은 2010년에 29.2%였다. 이는 2005년 21.6%보다 무려 7.6%p 뛴 것이다.

◆고령층 세대들의 '일자리 찾기' =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에 따른 부담은 베이비부머 등 고령층으로 갈수록 '일자리 찾기'에 온 힘을 쏟도록 만들었다. 지난 4월 50대와 60세이상 취업자는 1년만에 25만2000명, 25만1000명 늘었다. 전체인구 중 취업자 비중인 고용률은 0.3%p, 1.3%p 뛰었다. 특히 60세 이상 여성의 고용률은 1.8%p나 상승했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메트라이프노년사회연구소는 한국 베이비 부머세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베이비부머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끼인 세대로 부양 부담이 크다"며 "은퇴시기가 임박해 있는 가구주는 개인, 사회, 기업 차원에서의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