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11일간 2조7천억원어치 순매도
채권도 이탈 조짐 … 6월 만기물량 10조 대기
외국인 투자자들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주식시장에선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11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빨간 불이 켜진 상태고, 채권시장에서도 한달 반만에 국채선물 순매도가 나타나면서 이탈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태다. 소위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세계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유럽계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주식 11일 연속 순매도…2009년 이래 최장기록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들어 지난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678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순매도액인 5957억원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11일 연속 순매도 기록도 3년래 가장 긴 기록이다. 지난 2009년 2월10일부터 3월 4일까지 17거래일간 연속 순매도한 이래 최장기간 연속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지만 유로존 위기 재발가능성이 부각되면서부터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1월에는 6조2136억원, 2월에는 3조8816억원, 3월 939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유럽계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탓이 가장 크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자 유럽계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계 투자자들은 1조491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5월 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1조428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영국계 자금이 8296억원 빠져나갔고 룩셈부르크(3004억원)와 프랑스(2493억원) 자금도 순매도 규모가 컸다. 미국계 자금은 5085억원 순유출됐다.
유럽계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에 코스피지수는 16일 58.43p(3.08%) 급락한 1840.53으로 마감했다. 17일 오전 10시 현재는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된 상태다.
◆채권시장 비교적 안정 … 한달만에 국채선물 순매도에 '경계' = 채권시장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월과 2월, 3월에 각각 1조6433억원, 1조7694억원, 1조8442억원을 순투자(순매수-만기도래분)했다. 그러나 4월에는 순투자액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5월에는 지난 15일까지 639억원의 순투자를 기록중이다. 액수 자체로는 크지 않지만 '플러스'인 셈이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지난 16일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순매도는 1234계약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이후 거의 1개월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던 와중에 첫 순매도를 했다는 점에서 뭔가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6월 외국인 보유 채권의 10조원 어치가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지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주식, 채권, 원화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16일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27거래일 만에 순매도했다는 점, 현물시장에서도 통안채를 중심으로 6750억 순매도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도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 자금 이탈 추세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되리라는 전망도 많다. 그리스가 다음달 재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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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도 이탈 조짐 … 6월 만기물량 10조 대기
외국인 투자자들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주식시장에선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11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빨간 불이 켜진 상태고, 채권시장에서도 한달 반만에 국채선물 순매도가 나타나면서 이탈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태다. 소위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세계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유럽계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지만 유로존 위기 재발가능성이 부각되면서부터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1월에는 6조2136억원, 2월에는 3조8816억원, 3월 939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유럽계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탓이 가장 크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자 유럽계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계 투자자들은 1조491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5월 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1조428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영국계 자금이 8296억원 빠져나갔고 룩셈부르크(3004억원)와 프랑스(2493억원) 자금도 순매도 규모가 컸다. 미국계 자금은 5085억원 순유출됐다.
유럽계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에 코스피지수는 16일 58.43p(3.08%) 급락한 1840.53으로 마감했다. 17일 오전 10시 현재는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된 상태다.
◆채권시장 비교적 안정 … 한달만에 국채선물 순매도에 '경계' = 채권시장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월과 2월, 3월에 각각 1조6433억원, 1조7694억원, 1조8442억원을 순투자(순매수-만기도래분)했다. 그러나 4월에는 순투자액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5월에는 지난 15일까지 639억원의 순투자를 기록중이다. 액수 자체로는 크지 않지만 '플러스'인 셈이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지난 16일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순매도는 1234계약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이후 거의 1개월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던 와중에 첫 순매도를 했다는 점에서 뭔가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6월 외국인 보유 채권의 10조원 어치가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지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주식, 채권, 원화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16일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27거래일 만에 순매도했다는 점, 현물시장에서도 통안채를 중심으로 6750억 순매도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도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 자금 이탈 추세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되리라는 전망도 많다. 그리스가 다음달 재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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