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민주당 0석, 이유 있었네

지역내일 2012-04-13

①이광재 바람 '역풍'- 아바타 공천·상왕정치 논란
②강원홀대론 -여권 박근혜로 만회·야당 느긋한 대응
③승자의 저주- "찍어줬더니 오만·일부는 저질행태"

4·11 총선 강원도에서, 역사상 초유의 결과가 나왔다. 9개 지역구 모두를 새누리당이 차지한 것. 민주통합당은 0석이 됐다. 불과 2년 전 민주당 출신 강원도지사(이광재) 탄생, 지난해 4·27 재보선 강원도지사(최문순), 원주 박우순 의원, 태백·영월·평창·정선의 최종원 의원 당선과 대조적 결과다.

속초·고성·양양 무소속 송훈석 의원 입당으로, 민주당 의석수는 3석까지 늘었다가 이번 총선에서 모두 잃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강원도 민심이 야당에 등을 돌린 것은 왜일까. 지역 여야 관계자들, 유권자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애틋한 이광재, 실망스런 이광재 = 강원도 특유의 '이광재 바람'은, 민주당 공천 잡음과 맞물려 이번에는 역풍으로 번졌다는 게 여야의 공통 분석이다. 본래 이광재 바람은 '소신 있는 젊은 야당 인물'에 대한 기대와, '정치적으로 아깝게 희생된 강원도 인물'에 대한 동정론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민주당 공천 파열음은, 강원도에서 '이광재 기득권' 논란으로 번졌다. 그가 재선을 한 태백영월평창정선, 정치적 고향인 원주에서 입방아에 올랐다.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는 '이광재 아바타' 비판까지 나왔다.

그의 측근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된 최종원 (전)의원이, 막말 및 룸살롱 접대 논란에 휘말리면서 야권 지지층에서조차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이 잠복된 상태였다.

여기에 19대 총선에서 그의 측근인 김원창 전 정선군수가 공천을 받자, 선거 구도자체가 이동했다.

강원지역 여권 한 관계자는 "실체가 무엇이든 이광재 상왕정치 공세가 물밑에서 제기됐고, 이것이 정권심판론을 약화시키고 야권에 대한 실망감으로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태영평정 투표 결과, 새누리당 염동열 56.61%, 민주당 김원창 40.0%로 득표율 차는 16.6%p에 달했다. 접전으로 분류됐던 원주갑에서도 새누리당 김기선 51.43%, 민주당 김진희 43.50%로 나왔다. 민주당이 기대했던 원주을에서조차 새누리당 이강후 48.73% 민주당 송기헌 46.22%으로 야권이 패했다.

"박근혜는 몇 번이나 강원도 왔는데…" = 강원도 야당 참패 두 번째 요소는, '여권의 강원도 홀대론'의 약화다. 최근 몇 년동안 '여당 찍어줬더니 강원도 우습게 본다'는 정서가, '정권심판론'에 영향을 미쳐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이 강원도 구애작전을 펼치며 뿔난 민심을 달랬다.

강릉 '딸기 박사'를 찾아가고, 시골을 돌며 주민 손을 잡는 모습이 대대적 홍보가 됐다. 또 3선 강원도지사 출신인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물밑에서 뛰어 여권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현 지도부도 강원도를 막바지에 찾았지만 '박근혜 바람'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중앙당이 수도권과 '낙동강 벨트'에 몰두하면서, 강원도 공약은 뒤로 미루고 지원에도 소홀했다"며 "강원도 주민들이 보기에 오히려 야당이 강원도를 홀대한 것으로 비춰졌다"고 꼬집었다.

"이계진·엄기영도 버렸는데 야당은 왜 저러나" =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 지지층을 돌아서게 한 결정적 요소는 '오만함'이다. 유권자의 정치적 기대 수준은 높아졌는데, 야권은 분열하면서 공천에서부터 구태를 보였다는 비판이다.

특히 민주당은 △동해삼척의 이화영 전 의원 공천과 공천철회, 무소속 출마 △철원 화천 양구 인제에서 이명박대통령 측근 공천 파동 소동 △춘천에서의 공천 분열, 재심, 이후 불복과 내부 분열 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야권이 다 이긴 선거'라고 보면서, 권력투쟁 양상까지 보였다. 일례로 모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는 세달에 1번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할 정도로 지역을 방문하고 한달 주유비로 200만원을 썼다고 한다. 반면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측은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캠프 내부에서 공적 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지역 한 관계자는 "최근 주요선거에서 도민들은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이계진, 엄기영까지 낙선시키고 야당을 밀어줬다"며 "이는 도민들이 겸손한 지역 일꾼, 새로운 정치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인 민주당이 제대로 민심을 껴안지 못하고 '승자의 저주'에 걸려 오만해져 심판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원도 태백 출신 30대 한 주민은 "4·27 재보선에서 초등학교 동창에까지 전화해 투표와 야당 지지를 당부했었다"며 "이번에는 투표하러 나부터 안갔다. 밀어준 유권자를 실망시켰으니, 민주당은 처절히 반성하고 쇄신을 하라"고 주장했다.

강원 한남진 기자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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