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돋움/데이비드 핼펀 지음/제현주 옮김/1만8000원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국민의 행복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제 낯선 명제가 아니다. 잘 사는 나라의 행복도가 더 높긴 하지만, 국가 경제의 성장이 행복도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이스털린 패러독스는 현대 경제학이 풀지 못한 퍼즐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에 대해 정치·사회·경제적 접근이 무수히 있어왔고 탐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영국의 국가정책기획 브레인으로 역할했던 저자 데이비드 핼펀도 이 질문을 탐구하고 나름의 답을 내놨다. 그는 국가의 눈에 보이는 부(이른바 GDP)가 아니라 숨겨진 부인 사회적 자본이 국민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GDP가 높더라도 국가의 숨겨진 부가 빈약하다면 그 나라의 국민들은 행복하기 어렵다.
사회의 공정성과 불평등의 정도, 국민 간의 화합, 가치관과 태도와 같은 비경제적 자산이 그 나라의 숨겨진 부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국민들이 하루의 상당 부분을 GDP에 포함되지 않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나라 같은 나라에선 무슨 말이냐 하겠지만, GDP에 포함되지 않는 '돌봄' 활동, 그리고 그 활동이 이루어지는 영역이 화폐 경제 못지않게 중요한 '배려의 경제(economy of regard)'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또 국가정책을 다뤄본 사람답게 사회적 자본을 강화하는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여럿 내놨다. △개인의 성과를 근거로 한 성과급제를 피하라 △과시적 소비품 등 지위재화에 대한 소비세를 높여라 △성년에 이른 청년들에게 일정액의 자본금을 일괄 지급하라 등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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