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지도부는 거대한 이익집단 조직
기득권 나눠먹는 의사결정 … 권력부패 공식 = 측근+거액비자금+해외유출
무협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상황에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6일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부시장의 청두(成都) 소재 미국 총영사관 진입을 계기로 불거진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은 놀랍게도 그의 부인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보시라이 아내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지난해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에게 거액을 해외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생각보다 큰 액수임을 알게 된 헤이우드가 예상보다 많은 수수료를 요구한 뒤 폭로 가능성을 시사 하자 격분한 구카이라이가 그를 독극물인 청산가리(시안화칼륨)로 독살했다는 것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보쉰(博迅)닷컴은 보시라이가 이미 80억 위안(1조5000억 원 가량)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다고 폭로했다. 보시라이는 다롄시장과 랴오닝성장을 지내는 동안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질렀고, 구카이라이는 그의 권력을 이용해 거액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쉰닷컴 "보시라이 비자금 1조5000억" = 보시라이 사건이 터진 뒤인 지난 3월 14일 이후 다롄시 소재 다롄스더(大連實德)집단의 쉬밍 회장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쉬밍 회장은 보시라이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카라이는 충칭시 당간부와 공무원을 수족처럼 부렸으며 그의 친척들은 중국과 홍콩에 광범위한 비즈니스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유학 중인 그의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영국 유학시절부터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홍색 귀족'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꼽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보과과가 베이징의 특권단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영국으로 보내져 학업에는 무관심한 채 유럽식 스포츠카와 1등석 항공여행, 승마와 탱고에 탐닉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옥스퍼드 대학 시절 턱시도 차림이나 윗도리를 벗어젖힌 채 파티에 참석하던 그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기도 했다


<보시라이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영국="" 유학시절부터=""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홍색="" 귀족'=""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꼽혔다.="" 실제="" 옥스퍼드="" 대학="" 시절="" 턱시도="" 차림이나="" 윗도리를="" 벗어젖힌="" 채="" 파티에="" 참석하던="" 그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기도="" 했다.="" 사진="" 바이두="">
기자가 지난 9일 중국 푸젠성(福建省) 샤먼시(廈門市)에서 만난 주민 리(黎·32)모씨는 보시라이 사건을 거론하며 중국의 극심한 부정부패에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샤먼 시내에 건축 중인 거대한 빌딩을 가리키며 공산당이 하는 부동산 사업이라고 말했다. 확인해 보니 샤먼원창그룹유한공사(厦門源昌集團有限公司)라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건축한 고층빌딩으로 공산당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큰 사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 비결은 공산당과 동업을 하는 것. 그는 샤먼 시내에서 돈을 벌면 고향으로 돌아가 공산당 간부와 동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장(晉江)의 농민 출신인 라이창싱(賴昌星)의 성공신화를 거론했다.
1994년 샤먼에서 위안화(遠華)그룹을 세운 라이창싱은 1999년까지 자동차, 석유 등 530억위안(약 9조4000억원)어치의 상품을 밀수하고 300억위안(약 5조300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이창싱 위안화그룹 회장의 로비를 받은 공안부 세관 등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밀수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9년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위안화그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1000여명이 처벌됐다.
◆주택가에 성상납 등 풀코스 접대 빌딩 운영 = 라이창싱은 캐나다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7월에야 강제 송환됐다. 그는 샤먼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접대와 로비를 무기로 삼았다. 그는 룸살롱, 호텔, 스파 등 기능을 갖춘 개인전용 접대 빌딩인 '홍러우(紅樓)'를 마련해놓고 유력 인사들을 극진히 접대했다. 라이창싱은 관리들이 미녀들과 객실에서 '정(情)'을 통하는 장면을 녹화까지 했다. 홍러우는 당시 주룽지 총리의 지시에 따라 반부패 학습장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몇 년 전 폐쇄됐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주민들 주거지에 자리 잡은 반부패 교육장의 출입구는 용접돼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1층은 중국이동통신사 영업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풀코스 접대="" 빌딩="" 라이창싱은="" 룸살롱="" 등="" 기능을="" 갖춘="" 개인전용="" 접대="" 빌딩인="" '홍러우(紅樓)'를="" 마련해놓고="" 유력="" 인사들을="" 접대했다.="" 그는="" 관리들이="" 미녀들과="" 객실에서="" '정(情)'을="" 통하는="" 장면을="" 녹화="" 했다.="" 중국정부는="" 이="" 건물을="" 반부패="" 학습장으로="" 쓰다="" 최근="" 폐쇄했다.="" 샤먼="김기수" 기자="">
현장을 안내한 관계자는 "3년 전쯤 정부가 반부패 학습장 공개를 중지하면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창싱이 캐나다에서 송환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샤먼시에서 만난 리씨처럼 제2의 라이창싱 신화를 꿈꾸는 사람들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푸젠성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인 닝더(寧德)라는 어촌을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1988년 시진핑 부주석이 공산당 서기로 부임했던 지역이고 그가 푸젠성장 재임 당시 수상 거주민을 육지로 이주시키는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아오장(鰲江)촌 공산당 지부위원회사무실에서 만난 거주민들은 시진핑의 선행을 기억하기보다는 현재 생활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시진핑은 푸젠성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면서 부패척결에 나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시진핑은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길거리에 널려 있는 부패를 척결했고, 이 사실이 인민일보를 통해 보도돼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이 푸젠성장으로 재직할 때 중국 역사상 최대의 부패사건인 위안화사건이 터져 800여 명이 조사를 받고 84명이 재판에 회부돼 이 중 14명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는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푸저우시 정부 관계자 P씨(55세)는 "시진핑이 푸저우시에서 일할 때 부패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진화한 태자당'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국 혁명 2·3세대의 상당수는 기득권을 나눠 먹는 거대한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위키리크스 통해 공개된 주중 미 대사관 2009년 전문에 따르면 한 중국 내부인사는 주중 미국대사관 관계자에게 "공산당은 이익집단의 집합체로 봐야 하고 당 내부에 개혁파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지도부 역시 경제적 파이(pie) 혹은 기득권을 나눠 먹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될 소지가 있는 개혁에는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런 내용들은 주중 미국대사관이 2009년 7월 23일 본국에 보낸 '합의제로 운영되는 최고지도부의 역학관계'라는 외교전문에 등장한다.
◆장쩌민 아들은 중국 제1의 부패관리 = 전문에 나온 인사는 구체적으로 '이익집단'의 실체를 거론했다. 예를 들어 리펑(李鵬) 전 총리와 그 일가는 전력 분야를, 공안분야 책임자인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과 그 측근들은 석유분야를 각각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천윈(陳雲)의 일가는 금융분야를 담당했고,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은 베이징 지역의 부동산 개발 이익을 챙겨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사위가 대형 포털 시나닷컴을 운영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부인이 중국의 보석업계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이 인사는 주장했다.
특히 상하이방의 좌장인 장쩌민 전 주석의 경우 여전히 인사와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 그의 아들 장멘헝은 중국 제1의 부패관리로 알려져 있다. 장멘헝은 전 중국과학원 부원장으로 상하이에서 발생한 대형 횡령사건에 대부분 연루됐다.
중국에서 반부패는 권력투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때 잠깐 거론될 뿐이다. 지난 2006년 8월 후진타오 주석은 '장쩌민 문선'을 출판해 당 전체가 이를 학습할 것을 호소하는 연설을 하며 장쩌민을 치켜세웠다. 장쩌민 문선에는 많은 반부패에 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장쩌민은 "사건이 누구까지 미치든 불문하고 반드시 해내야 하고, 절대로 사정을 봐주어서는 안 되며, 특히 자기의 가족들을 비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는 '장 주석의 지시를 진지하게 학습하여 상하이의 반부패 업무를 철저히 하자'고 호소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뒤 40여일만에 장쩌민의 심복이며 상하이방의 핵심인물인 천량위를 부패혐의로 처단했다. 그야말로 상대방의 창으로 상대방의 방패를 공격하는(以子之矛,攻子之盾) 것이고, 한손으로 장쩌민 문선을 학습하면서 찬양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부패를 반대해 장쩌민으로 하여금 아무런 손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재산공개 요구 시위 등 분노 폭발 직전 = 지난 8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에서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택시기사는 "주룽지 총리를 가장 존경한다"며 다른 지도자들은 부패척결 의지가 없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보시라이든 누구든 반부패 척결을 주장한다면 무조건 환영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은 극에 달했고 속시원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폭발직전이었다.
지난달 광저우시에서 시위대가 "후진타오 주석은 재산을 공개하는 데 앞장서 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것도 이러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중국 닝보·샤먼·닝더·푸저우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풀코스>보시라이>
기득권 나눠먹는 의사결정 … 권력부패 공식 = 측근+거액비자금+해외유출
무협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상황에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6일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부시장의 청두(成都) 소재 미국 총영사관 진입을 계기로 불거진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은 놀랍게도 그의 부인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보시라이 아내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지난해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에게 거액을 해외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생각보다 큰 액수임을 알게 된 헤이우드가 예상보다 많은 수수료를 요구한 뒤 폭로 가능성을 시사 하자 격분한 구카이라이가 그를 독극물인 청산가리(시안화칼륨)로 독살했다는 것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보쉰(博迅)닷컴은 보시라이가 이미 80억 위안(1조5000억 원 가량)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다고 폭로했다. 보시라이는 다롄시장과 랴오닝성장을 지내는 동안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질렀고, 구카이라이는 그의 권력을 이용해 거액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쉰닷컴 "보시라이 비자금 1조5000억" = 보시라이 사건이 터진 뒤인 지난 3월 14일 이후 다롄시 소재 다롄스더(大連實德)집단의 쉬밍 회장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쉬밍 회장은 보시라이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카라이는 충칭시 당간부와 공무원을 수족처럼 부렸으며 그의 친척들은 중국과 홍콩에 광범위한 비즈니스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유학 중인 그의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영국 유학시절부터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홍색 귀족'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꼽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보과과가 베이징의 특권단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영국으로 보내져 학업에는 무관심한 채 유럽식 스포츠카와 1등석 항공여행, 승마와 탱고에 탐닉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옥스퍼드 대학 시절 턱시도 차림이나 윗도리를 벗어젖힌 채 파티에 참석하던 그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기도 했다


<보시라이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영국="" 유학시절부터=""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홍색="" 귀족'=""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꼽혔다.="" 실제="" 옥스퍼드="" 대학="" 시절="" 턱시도="" 차림이나="" 윗도리를="" 벗어젖힌="" 채="" 파티에="" 참석하던="" 그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기도="" 했다.="" 사진="" 바이두="">
기자가 지난 9일 중국 푸젠성(福建省) 샤먼시(廈門市)에서 만난 주민 리(黎·32)모씨는 보시라이 사건을 거론하며 중국의 극심한 부정부패에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샤먼 시내에 건축 중인 거대한 빌딩을 가리키며 공산당이 하는 부동산 사업이라고 말했다. 확인해 보니 샤먼원창그룹유한공사(厦門源昌集團有限公司)라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건축한 고층빌딩으로 공산당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큰 사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 비결은 공산당과 동업을 하는 것. 그는 샤먼 시내에서 돈을 벌면 고향으로 돌아가 공산당 간부와 동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장(晉江)의 농민 출신인 라이창싱(賴昌星)의 성공신화를 거론했다.
1994년 샤먼에서 위안화(遠華)그룹을 세운 라이창싱은 1999년까지 자동차, 석유 등 530억위안(약 9조4000억원)어치의 상품을 밀수하고 300억위안(약 5조300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이창싱 위안화그룹 회장의 로비를 받은 공안부 세관 등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밀수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9년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위안화그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1000여명이 처벌됐다.
◆주택가에 성상납 등 풀코스 접대 빌딩 운영 = 라이창싱은 캐나다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7월에야 강제 송환됐다. 그는 샤먼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접대와 로비를 무기로 삼았다. 그는 룸살롱, 호텔, 스파 등 기능을 갖춘 개인전용 접대 빌딩인 '홍러우(紅樓)'를 마련해놓고 유력 인사들을 극진히 접대했다. 라이창싱은 관리들이 미녀들과 객실에서 '정(情)'을 통하는 장면을 녹화까지 했다. 홍러우는 당시 주룽지 총리의 지시에 따라 반부패 학습장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몇 년 전 폐쇄됐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주민들 주거지에 자리 잡은 반부패 교육장의 출입구는 용접돼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1층은 중국이동통신사 영업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풀코스 접대="" 빌딩="" 라이창싱은="" 룸살롱="" 등="" 기능을="" 갖춘="" 개인전용="" 접대="" 빌딩인="" '홍러우(紅樓)'를="" 마련해놓고="" 유력="" 인사들을="" 접대했다.="" 그는="" 관리들이="" 미녀들과="" 객실에서="" '정(情)'을="" 통하는="" 장면을="" 녹화="" 했다.="" 중국정부는="" 이="" 건물을="" 반부패="" 학습장으로="" 쓰다="" 최근="" 폐쇄했다.="" 샤먼="김기수" 기자="">
현장을 안내한 관계자는 "3년 전쯤 정부가 반부패 학습장 공개를 중지하면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창싱이 캐나다에서 송환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샤먼시에서 만난 리씨처럼 제2의 라이창싱 신화를 꿈꾸는 사람들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푸젠성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인 닝더(寧德)라는 어촌을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1988년 시진핑 부주석이 공산당 서기로 부임했던 지역이고 그가 푸젠성장 재임 당시 수상 거주민을 육지로 이주시키는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아오장(鰲江)촌 공산당 지부위원회사무실에서 만난 거주민들은 시진핑의 선행을 기억하기보다는 현재 생활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시진핑은 푸젠성에서 17년 동안 근무하면서 부패척결에 나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시진핑은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길거리에 널려 있는 부패를 척결했고, 이 사실이 인민일보를 통해 보도돼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이 푸젠성장으로 재직할 때 중국 역사상 최대의 부패사건인 위안화사건이 터져 800여 명이 조사를 받고 84명이 재판에 회부돼 이 중 14명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는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푸저우시 정부 관계자 P씨(55세)는 "시진핑이 푸저우시에서 일할 때 부패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진화한 태자당'으로 분류할 수 있다. 중국 혁명 2·3세대의 상당수는 기득권을 나눠 먹는 거대한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위키리크스 통해 공개된 주중 미 대사관 2009년 전문에 따르면 한 중국 내부인사는 주중 미국대사관 관계자에게 "공산당은 이익집단의 집합체로 봐야 하고 당 내부에 개혁파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지도부 역시 경제적 파이(pie) 혹은 기득권을 나눠 먹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될 소지가 있는 개혁에는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런 내용들은 주중 미국대사관이 2009년 7월 23일 본국에 보낸 '합의제로 운영되는 최고지도부의 역학관계'라는 외교전문에 등장한다.
◆장쩌민 아들은 중국 제1의 부패관리 = 전문에 나온 인사는 구체적으로 '이익집단'의 실체를 거론했다. 예를 들어 리펑(李鵬) 전 총리와 그 일가는 전력 분야를, 공안분야 책임자인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과 그 측근들은 석유분야를 각각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천윈(陳雲)의 일가는 금융분야를 담당했고,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은 베이징 지역의 부동산 개발 이익을 챙겨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사위가 대형 포털 시나닷컴을 운영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부인이 중국의 보석업계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이 인사는 주장했다.
특히 상하이방의 좌장인 장쩌민 전 주석의 경우 여전히 인사와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 그의 아들 장멘헝은 중국 제1의 부패관리로 알려져 있다. 장멘헝은 전 중국과학원 부원장으로 상하이에서 발생한 대형 횡령사건에 대부분 연루됐다.
중국에서 반부패는 권력투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때 잠깐 거론될 뿐이다. 지난 2006년 8월 후진타오 주석은 '장쩌민 문선'을 출판해 당 전체가 이를 학습할 것을 호소하는 연설을 하며 장쩌민을 치켜세웠다. 장쩌민 문선에는 많은 반부패에 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장쩌민은 "사건이 누구까지 미치든 불문하고 반드시 해내야 하고, 절대로 사정을 봐주어서는 안 되며, 특히 자기의 가족들을 비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는 '장 주석의 지시를 진지하게 학습하여 상하이의 반부패 업무를 철저히 하자'고 호소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뒤 40여일만에 장쩌민의 심복이며 상하이방의 핵심인물인 천량위를 부패혐의로 처단했다. 그야말로 상대방의 창으로 상대방의 방패를 공격하는(以子之矛,攻子之盾) 것이고, 한손으로 장쩌민 문선을 학습하면서 찬양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부패를 반대해 장쩌민으로 하여금 아무런 손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재산공개 요구 시위 등 분노 폭발 직전 = 지난 8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에서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택시기사는 "주룽지 총리를 가장 존경한다"며 다른 지도자들은 부패척결 의지가 없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보시라이든 누구든 반부패 척결을 주장한다면 무조건 환영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은 극에 달했고 속시원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폭발직전이었다.
지난달 광저우시에서 시위대가 "후진타오 주석은 재산을 공개하는 데 앞장서 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것도 이러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중국 닝보·샤먼·닝더·푸저우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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