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꿈나무 키움 장학재단' 창립 … 주민들 개미기부로 설립기금 5억 마련
"학업성적이 전부가 아닙니다. 만화를 잘 그리는 녀석도 춤을 좋아하는 아이도 가난 때문에 주저앉지 않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역 어른들이 도와야 합니다."
서울 강북구가 성적우수자에 집중된 장학사업과 차별화된 시도를 한다. 아동이라면 누구나 한가지씩 갖고 있는 소질과 끼를 집안형편 때문에 사장시키지 않도록 이웃에서 나서기로 했다. 주민들도 그 뜻에 공감, 600명 이상이 쌈짓돈을 내놨다. '꿈나무 키움 장학재단'이다.
꿈나무 키움 장학재단은 재능은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를 발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한다. 구는 7월 문화 예술 체육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소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꿈나무를 본격적으로 발굴,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끼 있는 아동에 단순히 장학금만 지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해당 분야에 경력이 있는 주민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함께 끼를 키우고 지지해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어린이로서는 스승이자 조언자(멘토)를 얻고 주민 입장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더라도 지역 인재 키우기에 동참할 수 있는 셈이다.
구는 지난해 3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꿈나무 재단 설립·운영지원 조례를 제정, 법적 근거를 마련한 이후 1년 넘게 장학재단 창립에 매달려왔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함께 키우는 건 어른들 몫이라는 취지에서 '꿈나무 키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10월 발기인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재단 설립기금 모금을 시작하면서 이르면 연말까지는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금이 순탄치는 않았다. '지역 내 가장 큰 기업은 음식점'이라는 농담이 통할 정도로 뭉칫돈을 기탁할 기업도 없고 구 재정상황도 수억원을 선뜻 출연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지역 아이들을 함께 키워달라며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구의 의지는 주민들과 통했다. 대부분 기탁자는 한푼두푼 쌈짓돈을 내놓은 서민들이었다. 주민 630여명이 5개월여만에 장학재단 법인 설립에 필요한 5억원을 넘어선 5억7000여만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는 지난달 서울시교육청과 도봉등기소에 법인설립 허가와 등기를 마쳤다.
최기석 장학재단 이사장은 "주민들 기탁금을 모아 장학재단을 설립한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배움에는 끝이 없지만 때는 있는 만큼 지역 인재를 적기에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억원을 희사한 정형식 일양약품 명예회장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지역인재 육성에 사용하는 것이 자손을 위한 길이라 생각해 동참했다"며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일조했다는 생각에 행복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재단 운영도 주민들 손에 달렸다. 구는 "정기 후원이나 일시 후원, 전화 한통으로 1000원씩 후원하는 방법도 있다"며 "법인 설립기금은 적립해두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꾸준한 참여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박겸수 구청장은 "요즘은 태어날 때의 경제적·사회적 차이를 재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워졌고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은 꿈을 펼칠 기회조차 갖기 힘들다"며 "경제적 이유만으로 전도유망한 아이들이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개인뿐 아니라 지역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단이 정착되고 지원을 받아 꿈을 펼친 아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아이들이 후배들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며 "더 큰 장학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탁금 모금이나 재능기부에 동참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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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적이 전부가 아닙니다. 만화를 잘 그리는 녀석도 춤을 좋아하는 아이도 가난 때문에 주저앉지 않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역 어른들이 도와야 합니다."
서울 강북구가 성적우수자에 집중된 장학사업과 차별화된 시도를 한다. 아동이라면 누구나 한가지씩 갖고 있는 소질과 끼를 집안형편 때문에 사장시키지 않도록 이웃에서 나서기로 했다. 주민들도 그 뜻에 공감, 600명 이상이 쌈짓돈을 내놨다. '꿈나무 키움 장학재단'이다.
꿈나무 키움 장학재단은 재능은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를 발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한다. 구는 7월 문화 예술 체육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소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꿈나무를 본격적으로 발굴,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끼 있는 아동에 단순히 장학금만 지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해당 분야에 경력이 있는 주민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함께 끼를 키우고 지지해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어린이로서는 스승이자 조언자(멘토)를 얻고 주민 입장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더라도 지역 인재 키우기에 동참할 수 있는 셈이다.
구는 지난해 3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꿈나무 재단 설립·운영지원 조례를 제정, 법적 근거를 마련한 이후 1년 넘게 장학재단 창립에 매달려왔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함께 키우는 건 어른들 몫이라는 취지에서 '꿈나무 키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10월 발기인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재단 설립기금 모금을 시작하면서 이르면 연말까지는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금이 순탄치는 않았다. '지역 내 가장 큰 기업은 음식점'이라는 농담이 통할 정도로 뭉칫돈을 기탁할 기업도 없고 구 재정상황도 수억원을 선뜻 출연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지역 아이들을 함께 키워달라며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구의 의지는 주민들과 통했다. 대부분 기탁자는 한푼두푼 쌈짓돈을 내놓은 서민들이었다. 주민 630여명이 5개월여만에 장학재단 법인 설립에 필요한 5억원을 넘어선 5억7000여만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는 지난달 서울시교육청과 도봉등기소에 법인설립 허가와 등기를 마쳤다.
최기석 장학재단 이사장은 "주민들 기탁금을 모아 장학재단을 설립한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배움에는 끝이 없지만 때는 있는 만큼 지역 인재를 적기에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억원을 희사한 정형식 일양약품 명예회장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지역인재 육성에 사용하는 것이 자손을 위한 길이라 생각해 동참했다"며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일조했다는 생각에 행복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재단 운영도 주민들 손에 달렸다. 구는 "정기 후원이나 일시 후원, 전화 한통으로 1000원씩 후원하는 방법도 있다"며 "법인 설립기금은 적립해두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꾸준한 참여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박겸수 구청장은 "요즘은 태어날 때의 경제적·사회적 차이를 재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워졌고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은 꿈을 펼칠 기회조차 갖기 힘들다"며 "경제적 이유만으로 전도유망한 아이들이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개인뿐 아니라 지역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단이 정착되고 지원을 받아 꿈을 펼친 아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아이들이 후배들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며 "더 큰 장학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탁금 모금이나 재능기부에 동참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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