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은행 비정규직 3배 확대 … 금융노조“장시간 근로 구조적 원인”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경쟁적으로 대형화를 추진해오면서 점포수를 급격히 늘리면서도 정규직 인력은 오히려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부족한 인력을 장시간노동과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13개 시중·지방 은행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분석됐다고 밝혔다.
노조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해당 은행들은 점포를 4557개에서 5519개로 21.1%개 늘렸다. 이에 반해 직원수는 10만3100명에서 7만4500명으로 27.7%(2만8600명)나 줄였다. 점포당 직원수는 22.6명에서 13.5명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은행들은 부족한 인력을 기간제와 용역직 등 비정규직으로 메웠다. 1995년 8700명이던 비정규직은 3배 가까이 늘어 2010년 25300명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이 점포수를 늘리면서도 정규직 규모를 줄인 탓에 노동강도는 크게 늘었다. 은행들은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서 직원들에게 계열사의 보험상품, 카드,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모두 취급토록 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노동시간은 크게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시중은행 4곳과 지방은행 5곳에서 일하는 과장급 이하 직원 21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67.3%가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명중 2명 이상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법정한도 주 52시간(주 40시간+초과근로 12시간) 이상 일한다는 의미다. 응답자중 '하루 8시간만 근무한다'는 직원은 0.2%에 불과했다. 근로시간 하위 1%에 해당하는 직원조차 '하루 9시간 일한다'고 답했다. 22.1%는 하루 평균 12시간, 11.8%는 12시간 30분 이상 초장시간 연장근로를 하고 있었다.
금융노조 유주선 부위원장은 "은행들이 10여년간 일상화된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줄였고, 과도한 실적요구를 하고 있다"며 "은행의 불법적 장시간노동문제를 해소하려면 인력충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도 "은행의 장시간노동을 해결하면 상당수의 신규인력채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는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25일 열리는 임단협 교섭에서 인력충원을 사용자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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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경쟁적으로 대형화를 추진해오면서 점포수를 급격히 늘리면서도 정규직 인력은 오히려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부족한 인력을 장시간노동과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13개 시중·지방 은행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분석됐다고 밝혔다.
노조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해당 은행들은 점포를 4557개에서 5519개로 21.1%개 늘렸다. 이에 반해 직원수는 10만3100명에서 7만4500명으로 27.7%(2만8600명)나 줄였다. 점포당 직원수는 22.6명에서 13.5명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은행들은 부족한 인력을 기간제와 용역직 등 비정규직으로 메웠다. 1995년 8700명이던 비정규직은 3배 가까이 늘어 2010년 25300명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이 점포수를 늘리면서도 정규직 규모를 줄인 탓에 노동강도는 크게 늘었다. 은행들은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서 직원들에게 계열사의 보험상품, 카드,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모두 취급토록 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노동시간은 크게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시중은행 4곳과 지방은행 5곳에서 일하는 과장급 이하 직원 21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67.3%가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명중 2명 이상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법정한도 주 52시간(주 40시간+초과근로 12시간) 이상 일한다는 의미다. 응답자중 '하루 8시간만 근무한다'는 직원은 0.2%에 불과했다. 근로시간 하위 1%에 해당하는 직원조차 '하루 9시간 일한다'고 답했다. 22.1%는 하루 평균 12시간, 11.8%는 12시간 30분 이상 초장시간 연장근로를 하고 있었다.
금융노조 유주선 부위원장은 "은행들이 10여년간 일상화된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줄였고, 과도한 실적요구를 하고 있다"며 "은행의 불법적 장시간노동문제를 해소하려면 인력충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도 "은행의 장시간노동을 해결하면 상당수의 신규인력채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는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25일 열리는 임단협 교섭에서 인력충원을 사용자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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