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도시농협에 소비자협동조합 결합방안 모색
캐나다 '그로잉서클식품협동조합'같은 이종조합도 연구
농협중앙회가 지난 3월 2일 경제 및 금융지주를 분리·출범한 이후 농산물 판매를 위한 경제사업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자농협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도시농협을 판매농협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 학교급식사업 확대, '데이 마케팅(빼빼로데이처럼 ~데이를 붙여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통한 농산물소비판매 확대 등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한노력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금 농협에서 진행 중인 변화의 모습을 담아봤다.
관악농협 준조합원은 "우리도 조합원과 같이 농산물 구매실적에 따라 이용고배당을 받을 수 있다면 농산물 구매액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이용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농협이 농산물 판매확대를 통한 농협경제사업활성화에 중핵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농산물 판매에 도시농협의 존폐가 걸렸다"고 말했다. 김수공 경제사업대표이사도 틈날 때마다 "도시농협을 판매농협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근 농협중앙회 내부에서 도시농협 활성화 방안을 찾는 흐름과 맥이 닿아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중앙회에서 금융 및 경제지주를 분리·설립했다면 내년에는 회원농협과 관련한 법개정 논의가 일 것"이라며 "도시농협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선제적으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농협에서="" 봄맞이농산물="" 대전을="" 열자="" 지역="" 주민들=""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관악농협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을="" 만들어="" 지역주부들이="" 농협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관악농협은="" 이들을="" 조합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 관악농협="" 제공="">
◆농민조합원 중심에서 소비자 참여 확대해야 = 농협중앙회는 도시농협을 판매농협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을 결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농민조합원뿐만 아니라 도시농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조합원으로 품을 수 있다면 농산물 판매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담겼다. 농협이 조합원은 아니지만 농협의 사업을 이용할 권리를 부여한 '준조합원'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울산 등 7대 도시에만 477만6000여명에 이른다. 농협은 이들을 조합원으로 만들 수 있다면 농산물 판매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도시에 있는 농협은 농촌지역 농협들과 같이 생산자협동조합이다. 현행 법은 도시에서 농업인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법 19조는 '조합원은 지역농협의 구역에 주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이어야 한다'고 자격을 명시했다. 서울 등 도시지역 농협들은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직접 영농을 하는 조합원 숫자가 줄어들고 있어 조합원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조합장은 "조합원 규정이 도시농협의 현실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각 도시농협은 농협법 20조에 따라 준조합원을 두고 있지만 조합원과 권리·의무에서 차이가 크다. 조합원은 '농산물 출하 등 경제사업에 대하여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조합원에게 사업이용·배당 등을 우대할 수 있다(농협법 24조의 2)'고 돼 있지만 준조합원은 이런 우대조항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와 관련 서울 관악농협의 한 준조합원은 "우리도 조합원과 같이 농산물 구매실적에 따라 이용고배당을 받을 수 있다면 농산물 구매액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이용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수공 농협중앙회 경제사업대표이사, 서울지역본부장 등은 오는 5월 초 관련 전문가 등과 도시농협 기능확대를 위한 연구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농산물 및 금융소비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해 생산자협동조합과 소비자협동조합을 결합하는 방안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협동조합연구소는 캐나다 그로잉서클식품협동조합을 주목하고 있다. 그로잉서클식품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직원이 모두 조합원인 이종협동조합이다.
◆관악농협 조사결과 주목 = 농협중앙회가 도시농협 기능활성화를 통한 경제사업활성화 방안을 추구하면서 서울 관악농협의 움직임도 눈길을 끌고 있다.<내일신문 2011년="" 10월="" 27일자="" 보도="" 참조="">
관악농협은 강원도 횡성에 있는 서원농협 경제사업 규모 336억원과 비슷한 324억원어치의 농산물을 한 해동안 판매하고 있다(2010년 기준). 서원농협은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을 잘 하는 농촌농협의 모범사례로 꼽고 있다.
관악농협은 해마다 팔도농산물전 등을 열어 농촌농협이 서울에서 직거래장터를 열게 했고 2009년엔 정부예산 190억원, 농협중앙회 지원자금 100억원과 관악농협 자체자금 470억원 등을 투자해 9000평 규모의 농산물백화점도 개장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고향을 사랑하는 주부모임'을 만들어 지역주부들이 우리 농산물을 구매하는 데 앞장서게 했다.
관악농협도 도시농협에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을 결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관악농협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내일신문과 함께 농산물 및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도시농협 기능 활성화를 위한 '집중그룹인터뷰'를 실시했다. 생산자 협동조합에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을 결합하는 것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에는 박준식 관악농협 조합장, 이재규 지도상무, 김동학 하나로마트 분사장, 김정애 지도·여성복지팀장, 김인자 고향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고주모) 관악분회장, 제갈무상 고향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 총무 등이 참여했다. 고주모 회원들은 관악농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도시농협기능을 판매조합으로 역할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조합원과 소비자가 같이 이익을 얻고 그를 통해 조합의 경영도 안정될 것"이라고 인식했다.
이들은 그러나 도시농협의 소비자들이 직접 생협을 운영하는 방식은 부정적으로 봤다. 직접 생협을 운영하려면 운영문제와 사람이 필요하지만 이미 잘 갖춰져 있는 농협을 이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생협이 도시농협의 대안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농협의 인지도가 더 높은 것도 이유가 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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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서울>
캐나다 '그로잉서클식품협동조합'같은 이종조합도 연구
농협중앙회가 지난 3월 2일 경제 및 금융지주를 분리·출범한 이후 농산물 판매를 위한 경제사업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자농협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도시농협을 판매농협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 학교급식사업 확대, '데이 마케팅(빼빼로데이처럼 ~데이를 붙여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통한 농산물소비판매 확대 등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한노력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금 농협에서 진행 중인 변화의 모습을 담아봤다.
관악농협 준조합원은 "우리도 조합원과 같이 농산물 구매실적에 따라 이용고배당을 받을 수 있다면 농산물 구매액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이용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농협이 농산물 판매확대를 통한 농협경제사업활성화에 중핵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농산물 판매에 도시농협의 존폐가 걸렸다"고 말했다. 김수공 경제사업대표이사도 틈날 때마다 "도시농협을 판매농협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근 농협중앙회 내부에서 도시농협 활성화 방안을 찾는 흐름과 맥이 닿아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중앙회에서 금융 및 경제지주를 분리·설립했다면 내년에는 회원농협과 관련한 법개정 논의가 일 것"이라며 "도시농협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선제적으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농협에서="" 봄맞이농산물="" 대전을="" 열자="" 지역="" 주민들=""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관악농협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을="" 만들어="" 지역주부들이="" 농협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관악농협은="" 이들을="" 조합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 관악농협="" 제공="">
◆농민조합원 중심에서 소비자 참여 확대해야 = 농협중앙회는 도시농협을 판매농협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을 결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농민조합원뿐만 아니라 도시농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조합원으로 품을 수 있다면 농산물 판매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담겼다. 농협이 조합원은 아니지만 농협의 사업을 이용할 권리를 부여한 '준조합원'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울산 등 7대 도시에만 477만6000여명에 이른다. 농협은 이들을 조합원으로 만들 수 있다면 농산물 판매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도시에 있는 농협은 농촌지역 농협들과 같이 생산자협동조합이다. 현행 법은 도시에서 농업인이 점차 사라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법 19조는 '조합원은 지역농협의 구역에 주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이어야 한다'고 자격을 명시했다. 서울 등 도시지역 농협들은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직접 영농을 하는 조합원 숫자가 줄어들고 있어 조합원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조합장은 "조합원 규정이 도시농협의 현실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각 도시농협은 농협법 20조에 따라 준조합원을 두고 있지만 조합원과 권리·의무에서 차이가 크다. 조합원은 '농산물 출하 등 경제사업에 대하여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 조합원에게 사업이용·배당 등을 우대할 수 있다(농협법 24조의 2)'고 돼 있지만 준조합원은 이런 우대조항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와 관련 서울 관악농협의 한 준조합원은 "우리도 조합원과 같이 농산물 구매실적에 따라 이용고배당을 받을 수 있다면 농산물 구매액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이용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수공 농협중앙회 경제사업대표이사, 서울지역본부장 등은 오는 5월 초 관련 전문가 등과 도시농협 기능확대를 위한 연구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농산물 및 금융소비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해 생산자협동조합과 소비자협동조합을 결합하는 방안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협동조합연구소는 캐나다 그로잉서클식품협동조합을 주목하고 있다. 그로잉서클식품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직원이 모두 조합원인 이종협동조합이다.
◆관악농협 조사결과 주목 = 농협중앙회가 도시농협 기능활성화를 통한 경제사업활성화 방안을 추구하면서 서울 관악농협의 움직임도 눈길을 끌고 있다.<내일신문 2011년="" 10월="" 27일자="" 보도="" 참조="">
관악농협은 강원도 횡성에 있는 서원농협 경제사업 규모 336억원과 비슷한 324억원어치의 농산물을 한 해동안 판매하고 있다(2010년 기준). 서원농협은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을 잘 하는 농촌농협의 모범사례로 꼽고 있다.
관악농협은 해마다 팔도농산물전 등을 열어 농촌농협이 서울에서 직거래장터를 열게 했고 2009년엔 정부예산 190억원, 농협중앙회 지원자금 100억원과 관악농협 자체자금 470억원 등을 투자해 9000평 규모의 농산물백화점도 개장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고향을 사랑하는 주부모임'을 만들어 지역주부들이 우리 농산물을 구매하는 데 앞장서게 했다.
관악농협도 도시농협에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을 결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관악농협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내일신문과 함께 농산물 및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도시농협 기능 활성화를 위한 '집중그룹인터뷰'를 실시했다. 생산자 협동조합에 소비자협동조합 방식을 결합하는 것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에는 박준식 관악농협 조합장, 이재규 지도상무, 김동학 하나로마트 분사장, 김정애 지도·여성복지팀장, 김인자 고향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고주모) 관악분회장, 제갈무상 고향을 사랑하는 주부들의 모임 총무 등이 참여했다. 고주모 회원들은 관악농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도시농협기능을 판매조합으로 역할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조합원과 소비자가 같이 이익을 얻고 그를 통해 조합의 경영도 안정될 것"이라고 인식했다.
이들은 그러나 도시농협의 소비자들이 직접 생협을 운영하는 방식은 부정적으로 봤다. 직접 생협을 운영하려면 운영문제와 사람이 필요하지만 이미 잘 갖춰져 있는 농협을 이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생협이 도시농협의 대안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농협의 인지도가 더 높은 것도 이유가 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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