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집값 부담, 연봉의 15배로 뛰어

지역내일 2012-05-08 (수정 2012-05-08 오후 1:53:09)
전세보증금 5년새 두배 올라 … 가계부채 위험 확대

저소득층의 집값 부담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통계청의 가계자산조사와 가계금융조사를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중위소득 50%이하인 저소득층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나 전세보증금의 규모가 연봉의 15.46배로 나타났다. 전국 전체가구가 거주하는 데 드는 주택가격이나 전세보증금은 연봉의 평균 5.21배 였다. 저소득층의 주거부담이 전국평균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수준인 것이다. 2005년에는 저소득층의 주택가격이 연봉보다 11.09배 많았다. 전국 평균은 4.93배였다.


 
◆소득보다 전세보증금 빨리 올라 = 저소득 가구의 경상소득은 2005년 785만원에서 2010년에는 793만원으로 5년만에 8만원인 1.0% 오르는데 그쳤다. 전국평균가구가 3213만원에서 4011만원으로 798만원(24.8%) 오른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전세보증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저소득 가구가 부담하는 전세보증금은 2005년 2285만원에서 2010년엔 4507만원으로 97.2% 뛰었다. 같은 기간 전국가구의 평균 상승률 68.3%보다 30%p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저소득가구의 보증부월세보증금은 548만원에서 873만원으로 59.3% 증가해 전국평균증가율 27.9%의 배를 넘어섰다.

정의철 건국대 교수는 "평균적인 주거수준은 향상됐지만 저소득층의 주거수준은 그렇지 못해 소득계층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계층간 주거격차의 확대는 외환위기 이후 전개된 한국 경제구조의 변화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업, 소득 감소, 고금리 등의 영향에서 출발해 고용구조 변화로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부동산가격 급등 탓에 자산격차가 벌어진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월세 비율 크게 높아져 = 자기집을 소유하거나 전세로 사는 비율이 줄고 있다. 저소득가구의 주거면적이 2005년 54.04㎡에서 2010년엔 63.99㎡로 늘어났다. 소유비율은 52%에서 48%로 줄었고 전세비율도 20%에서 15%로 떨어졌다. 월세비율은 7%에서 4%로 감소했다. 보증부 월세비율은 13%에서 21%로 뛰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 가구에서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전월세 비율의 감소폭과 보증부 월세비율 증가속도가 저소득층에서 더 크고 빨랐다. 전국 평균적으로 주택을 소유한 비율이 60%에서 57%로 감소했고 전세비율도 21%에서 20%로 소폭 줄었다.

월세비율 역시 전국 평균으로는 3%에서 1%p 축소됐다. 보증부월세비율은 전국적으로 11%에서 4%p 늘어났다.

정의철 교수는 "저소득층의 평균 주거면적은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우량한 점유형태인 자가거주비율과 전세거주 비율은 감소한 반면 열등한 점유형태인 보증부월세거주 비율은 크게 늘어났다"면서 "저소득층은 특히 소득증가에 비해 주택가격 증가가 빨라 연봉대비 주택가격의 배율인 PIR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부채 부담 확대 = 주거에 대한 저소득 가구의 부담이 확대되면서 부채부담도 같이 늘어갔다.

김현섭 KDI 연구원은 "상위소득 계층일수록 채무상환능력이 비교적 양호하고 가구부채가 상위소득 계층에 집중돼 가구부채의 증가 추세가 시스템 위기를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그러나 저소득층의 경우엔 담보대출 상환부담이 상위소득 계층에 비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저소득층 부채증가는 1, 2분위(하위 40%이하) 가구들의 경상소득 증가율이 2010~2011년에 둔화되면서 소득감소효과가 나타났고 최근 들어 이들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탓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하위소득 계층에 속한 가구들이 보유한 부채금액이 비교적 작지만 취약부채가구의 비중이 높은 편이고 부실 가능 가구수가 많아짐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10년과 비교해 2011년의 각종 비율들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급격한 가계부채의 증가와 부채구조의 악화에 대한 충분한 경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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