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어버이날 맞아 직원 부모 초청 … '눈물·감동의 하루' 정례화 계획
"편히 모시고 싶지만 아직도 엄마 손길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어요. 죄송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자리에 초대할 수 있게 되다니 기뻐. 나 일하는 곳에서 같이 밥 먹구 데이트할 시간도 있으니…."
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용산구청 대회의실. 직급도 연령대도 다양한 직원 22명이 부모님 옆자리에 앉아 영상편지를 띄운다. 발랄한 젊은 직원의 어리광같은 편지부터 업무와 육아 사이에서 허덕이는 중간 간부의 묵직한 글까지 가족들 영상과 함께 이어진다. 키득거리던 웃음은 이내 가벼운 한숨으로, 훌쩍이는 울음으로 바뀐다.
용산구가 어버이날을 맞아 직원들 가족을 구청에 초대했다. 김유태 기획예산과장은 "부모들이 자녀들 직장에 대한 관심이 큰데 방문하기는 어렵다"며 "각자 일하는 책상부터 구청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고 설명했다.

<용산구가 어버이날을="" 기념해="" 직원="" 부모들을="" 구청에="" 초대했다.="" 직장="" 동료이자="" 부부인="" 박보현="" 주민생활지원과="" 주무관과="" 김자윤="" 한남동주민센터="" 주무관이="" 경기도="" 화성과="" 용인에서="" 찾아온="" 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사진="" 용산구="" 제공="">
가까이는 용산구에서 멀리는 경북 문경에서 이른 아침부터 잰걸음을 한 부모 30여명에게 성장현 구청장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 구청장은 "주민과 함께 새로운 용산 역사를 쓰는 보배같은 식구, 자랑스러운 아들딸"이라며 "구석구석 돌아보고 아들딸 일하는 환경도 살피고 마음편한 하루를 보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직원들이 친구와 직장동료들에게 자랑스레 부모를 선보이나 궁금했다"며 "(부모님 초청한 직원은) 혹여 잘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한번정도는 웃고 넘기겠다"고 말해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자녀의 최고 상관과 인사를 나눈 뒤 부모들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종합행정타운을 둘러봤다. 지역 곳곳에 설치된 451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한 곳에서 살피는 통합관제센터에서는 목을 빼고 화면을 지켜봤고 대극장 '미르'에서는 무대감독 설명을 들으며 연극 '친정 엄마' 무대시설을 둘러봤다. 점심시간에는 구청 10층 직원식당에서 자녀가 평소 먹던 식단으로 식사를 하고 옥상정원과 북카페에서 담소를 나눈데 이어 인근 이태원관광특구를 둘러보기도 했다. 오후에는 다시 종합행정타운으로 돌아와 보건소에서 대사증후군 진단, 종양 표지자(수치) 검사, 금연상담 등을 받았다.
난생 처음 자녀의 직장을 둘러본 부모, 일터와 동료를 가족에 공개한 공무원 모두 애틋함과 자랑스러움을 내비쳤다. 며느리를 찾아온 김정선(75·용산구)씨는 "나도 직장생활을 하느라 별로 도와주지 못해 항상 안쓰럽고 미안했다"며 며느리 손을 놓지 못했다. 직장 동료인 아들 부부를 방문한 김영백(62·경기도 용인시)씨는 "좋은 환경에서 친절한 동료들과 일하는 걸 보고 나니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시부모에게 맡기고 있다는 황진숙 교육지원과 주무관은 "시부모님 덕에 편하게 회사 다니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우유 먹이고 재우고 기저귀까지 빨면서 큰 아이를 키워주신 시아버지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맞아야 한다며 굳이 집에 남으셨다"고 서운해 했다. 어머니를 초청한 노경란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딸 직장에 간다고 이웃에 자랑하셨다는 얘길 듣고 진즉에 모시고 올 걸 싶었다"고 털어놨다.
용산구는 직원 부모 초청 행사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직원들이 직장에 부모를 모시면서 스스로를 경계하고 채찍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여주기식 행사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가족의 소중함, 부모 자녀의 정을 늘 생각하며 사는 조직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매년 행사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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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모시고 싶지만 아직도 엄마 손길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어요. 죄송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자리에 초대할 수 있게 되다니 기뻐. 나 일하는 곳에서 같이 밥 먹구 데이트할 시간도 있으니…."
8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용산구청 대회의실. 직급도 연령대도 다양한 직원 22명이 부모님 옆자리에 앉아 영상편지를 띄운다. 발랄한 젊은 직원의 어리광같은 편지부터 업무와 육아 사이에서 허덕이는 중간 간부의 묵직한 글까지 가족들 영상과 함께 이어진다. 키득거리던 웃음은 이내 가벼운 한숨으로, 훌쩍이는 울음으로 바뀐다.
용산구가 어버이날을 맞아 직원들 가족을 구청에 초대했다. 김유태 기획예산과장은 "부모들이 자녀들 직장에 대한 관심이 큰데 방문하기는 어렵다"며 "각자 일하는 책상부터 구청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고 설명했다.

<용산구가 어버이날을="" 기념해="" 직원="" 부모들을="" 구청에="" 초대했다.="" 직장="" 동료이자="" 부부인="" 박보현="" 주민생활지원과="" 주무관과="" 김자윤="" 한남동주민센터="" 주무관이="" 경기도="" 화성과="" 용인에서="" 찾아온="" 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사진="" 용산구="" 제공="">
가까이는 용산구에서 멀리는 경북 문경에서 이른 아침부터 잰걸음을 한 부모 30여명에게 성장현 구청장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 구청장은 "주민과 함께 새로운 용산 역사를 쓰는 보배같은 식구, 자랑스러운 아들딸"이라며 "구석구석 돌아보고 아들딸 일하는 환경도 살피고 마음편한 하루를 보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직원들이 친구와 직장동료들에게 자랑스레 부모를 선보이나 궁금했다"며 "(부모님 초청한 직원은) 혹여 잘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한번정도는 웃고 넘기겠다"고 말해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자녀의 최고 상관과 인사를 나눈 뒤 부모들은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종합행정타운을 둘러봤다. 지역 곳곳에 설치된 451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한 곳에서 살피는 통합관제센터에서는 목을 빼고 화면을 지켜봤고 대극장 '미르'에서는 무대감독 설명을 들으며 연극 '친정 엄마' 무대시설을 둘러봤다. 점심시간에는 구청 10층 직원식당에서 자녀가 평소 먹던 식단으로 식사를 하고 옥상정원과 북카페에서 담소를 나눈데 이어 인근 이태원관광특구를 둘러보기도 했다. 오후에는 다시 종합행정타운으로 돌아와 보건소에서 대사증후군 진단, 종양 표지자(수치) 검사, 금연상담 등을 받았다.
난생 처음 자녀의 직장을 둘러본 부모, 일터와 동료를 가족에 공개한 공무원 모두 애틋함과 자랑스러움을 내비쳤다. 며느리를 찾아온 김정선(75·용산구)씨는 "나도 직장생활을 하느라 별로 도와주지 못해 항상 안쓰럽고 미안했다"며 며느리 손을 놓지 못했다. 직장 동료인 아들 부부를 방문한 김영백(62·경기도 용인시)씨는 "좋은 환경에서 친절한 동료들과 일하는 걸 보고 나니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시부모에게 맡기고 있다는 황진숙 교육지원과 주무관은 "시부모님 덕에 편하게 회사 다니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우유 먹이고 재우고 기저귀까지 빨면서 큰 아이를 키워주신 시아버지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맞아야 한다며 굳이 집에 남으셨다"고 서운해 했다. 어머니를 초청한 노경란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딸 직장에 간다고 이웃에 자랑하셨다는 얘길 듣고 진즉에 모시고 올 걸 싶었다"고 털어놨다.
용산구는 직원 부모 초청 행사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직원들이 직장에 부모를 모시면서 스스로를 경계하고 채찍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여주기식 행사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가족의 소중함, 부모 자녀의 정을 늘 생각하며 사는 조직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매년 행사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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