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섭의 세상탐사] 여수엑스포는 성공할 수 있을까

지역내일 2012-06-01

언론인

여수엑스포가 벌써 개막 3주째가 지나가고 있건만 흥행 실적은 초라하다. 하루 20~30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4~5만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석가탄신일 연휴가 이어진 지난 주말 하루 입장객이 11만명을 넘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관람객 동원이 저조한 탓에 환승주차장과 박람회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에너지 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기껏 10명도 못 태운 채 운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3만4000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도록 마련된 환승 주차장 이용률도 7~8%에 그치고 있다. 무려 2조원 이상의 막대한 사업비를 쏟아부은 여수엑스포의 현주소다.

앞으로 관람객 동원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6월 말엔 장마철이 시작되고 7월 말부터는 런던올림픽과 일정이 겹쳐 있으므로 쉽게 장담할 처지도 아니다.

이대로라면 1000만명 이상을 내다보던 관람객 유치 목표가 크게 빗나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야간입장권 제도를 실시해야 할만큼 다급해진 상황이다.

1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에 8만명에 육박하는 고용유발로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마찬가지다. 터무니없이 기대감만 잔뜩 부풀린 꼴이다. 나름대로 엑스포 특수를 기대했다가 슬그머니 요금을 내리고 있는 현지의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업주들의 푸념이 그것을 말해준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운영 측면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위원회가 그토록 자랑하던 전시관 예약제가 관람객들의 항의와 환불소동에 부딪쳐 즉흥적으로 전면 폐지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결과 오히려 무더위 속에서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데다 새치기 시비도 적잖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과 평창동계올림픽도 걱정

'친환경 박람회'를 내세우면서도 마구 버려진 쓰레기더미로 전시장 곳곳이 몸살을 앓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시민의식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는 애기다.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불만의 지적이 잇따르는 것도 당연하다.

엑스포 운영이 혼선을 빚는 가장 큰 원인은 애당초 기본계획에서부터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부 연구기관의 거듭된 수요예측을 거쳐 마스터플랜을 마련했지만 관람객 규모나 교통량 예측이 터무니없이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숫자를 부풀린 탓이다. 거액의 용역비만 날린 꼴이다.

2014년으로 예정된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서도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다시 정확한 비용 예측과 수요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아시안게임의 경우 국비지원 마찰로 인해 대회를 반납하겠다는 얘기가 불거진 지 오래다. 내년으로 다가온 순천 국제정원박람회도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행사 유치를 위해 고용 효과나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내세워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노력이 때로는 긍정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현실을 무시하고 이뤄진다면 결국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가적으로 폐해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지자체마다 지역발전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국제행사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대체로 예산만 축내고 마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그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경쟁국인 모로코를 젖히고 여수가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장밋빛 기대를 모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와 현실을 일치시키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수요예측부터 전면수정해야

사실은, 80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으로 엑스포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2010년 상하이 엑스포도 외국인 관람객은 기껏 5% 안팎에 그쳤고, 결국 '집안잔치'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엑스포가 끝난 이후 지금의 전시관 시설들을 과연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1993년에 개최된 대전엑스포의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로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운영 주체가 계속 바뀌어진 끝에 현재 대전시가 운영을 떠맡고 있으나 전망은 아직 뚜렷하지가 않다.

여수엑스포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를 바란다면 지난 20일 간의 경험을 토대로 수요예측부터 전면 수정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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