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바닥론 흔들 … '체감경기 어렵다' 지속 전망
성장률 3.4% 내외 그칠 듯 … 연구기관, 잇달아 하향조정
"4분기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다." 정부의 핑크빛 전망이다. 상반기에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상저하고' 논리다. 그러나 '하반기 회복론'이 흔들리고 있다. 유럽재정위기의 확산, 고유가, 중국 위축 등이 주요 원인이다. 정부가 하반기 쓸 카드가 없다는 것도 맹점이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개 해외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BNP(3.8%) 씨티(3.7%)가 비교적 높은 전망치를 내놓았고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가 3.5%를 제시했다. 노무라(2.7%) UBS(2.6%)는 상대적으로 낮게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에 3.7%에서 3.5%로 내려잡았고 한국경제연구원은 3.2%로 유지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3.4%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5%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지난해말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예상했지만 상반기를 3.3%로 높게 잡아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연구원도 조만간 3.7%에서 하향조정할 예정이다.
◆경기, 바닥을 찍었다고? =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가 바닥이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분기 바닥, 2분기 회복이라는 기대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3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수출이 4%이상 줄어들고 중국경기가 심상치 않은데다 유럽 재정위기도 예상외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2분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작년 4분기나 올 1분기가 바닥이라는 얘기는 좀 미뤄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성장률이 더 높다? =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높을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1분기 2.8% 성장한 우리나라 경제는 2분기에 3.2% 성장해 상반기 성장률이 3.0%를 기록하고 하반기엔 3.9%까지 뛰어오른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이 3.8%, 3.4%로 하반기 성장률이 크게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예상한 '상저하고'는 체감이 아닌 기저효과에 의한 '통계착시'로 볼 수 있다.
2분기에 바닥을 친다해도 곧바로 회복되는 '브이자형'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더 하강하지 않는 '엘자형'이거나 지지부진한 속도로 상승하는 '나이키형'일 가능성이 높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수출이 늘면서 설비투자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특히 유럽재정위기가 하반기되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얼마나 오래 갈지, 어느 정도로 심각해질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쓸 카드가 없다 = 하반기에 정부가 경기를 조절할만한 카드가 거의 없다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중립수준인 4.0%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인 3.25%에 머물러 있는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긴 어렵다. 숨어있는 물가상승압력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돌아설 때 사용할 전략을 미리 쓰게 되면 나중에 손을 쓸 수 없게 된다는 불안감도 부담이다.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0%이상을 쏟아 부어 하반기엔 쓸 예산이 크게 줄어든다. '2013년 균형재정'을 이명박 정부 최대의 경제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생각하기 어렵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는데다 '미세조정'을 위해 내놓고 있는 경기부양책마저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저성장에 적응하라 =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진다 해도 사실상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힘든 시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성장률 3.6%보다 더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월 중순이후의 수출부진과 유럽재정위기 확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3.5%에서 고려하면 추가하락할 여지도 적지 않다.
결국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낮아지면서 '3%대의 저성장 국면'으로 이어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12~2016년 연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유가는 배럴당 125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물가도 3%대로 낮지 않은 수준에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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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3.4% 내외 그칠 듯 … 연구기관, 잇달아 하향조정
"4분기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다." 정부의 핑크빛 전망이다. 상반기에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상저하고' 논리다. 그러나 '하반기 회복론'이 흔들리고 있다. 유럽재정위기의 확산, 고유가, 중국 위축 등이 주요 원인이다. 정부가 하반기 쓸 카드가 없다는 것도 맹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에 3.7%에서 3.5%로 내려잡았고 한국경제연구원은 3.2%로 유지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3.4%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5%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지난해말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예상했지만 상반기를 3.3%로 높게 잡아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연구원도 조만간 3.7%에서 하향조정할 예정이다.
◆경기, 바닥을 찍었다고? =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가 바닥이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분기 바닥, 2분기 회복이라는 기대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3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수출이 4%이상 줄어들고 중국경기가 심상치 않은데다 유럽 재정위기도 예상외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2분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작년 4분기나 올 1분기가 바닥이라는 얘기는 좀 미뤄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성장률이 더 높다? =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높을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1분기 2.8% 성장한 우리나라 경제는 2분기에 3.2% 성장해 상반기 성장률이 3.0%를 기록하고 하반기엔 3.9%까지 뛰어오른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2분기에 바닥을 친다해도 곧바로 회복되는 '브이자형'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더 하강하지 않는 '엘자형'이거나 지지부진한 속도로 상승하는 '나이키형'일 가능성이 높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수출이 늘면서 설비투자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특히 유럽재정위기가 하반기되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얼마나 오래 갈지, 어느 정도로 심각해질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쓸 카드가 없다 = 하반기에 정부가 경기를 조절할만한 카드가 거의 없다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중립수준인 4.0%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인 3.25%에 머물러 있는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긴 어렵다. 숨어있는 물가상승압력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돌아설 때 사용할 전략을 미리 쓰게 되면 나중에 손을 쓸 수 없게 된다는 불안감도 부담이다.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0%이상을 쏟아 부어 하반기엔 쓸 예산이 크게 줄어든다. '2013년 균형재정'을 이명박 정부 최대의 경제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생각하기 어렵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는데다 '미세조정'을 위해 내놓고 있는 경기부양책마저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저성장에 적응하라 =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진다 해도 사실상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힘든 시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성장률 3.6%보다 더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월 중순이후의 수출부진과 유럽재정위기 확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3.5%에서 고려하면 추가하락할 여지도 적지 않다.
결국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낮아지면서 '3%대의 저성장 국면'으로 이어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12~2016년 연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유가는 배럴당 125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물가도 3%대로 낮지 않은 수준에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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