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공모형PF 사업, 대구서 답 찾을까] 이시아폴리스, 욕심버리자 사업 순항

지역내일 2012-06-05
산업용지 다 팔리고 아파트는 마지막 물량 대기 … 낙하산 없이 인적구조 단순화

전국의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 답보상태에 있는 가운데 대구 이시아폴리스 사업이 순항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이시아폴리스에 따르면 산업시설용지는 100% 분양을 끝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지난해 6월 준공식을 가졌고, 패션·섬유업체인 잉어와 젠텍스도 사옥과 물류공장을 완공했다. 대구 동부지역에 새로운 상권도 형성했다. 아파트1·2차 분양은 100% 마무리됐고, 지난해 10월 실시한 3차 분양은 92%까지 계약을 끝냈다. 4차 774가구 분양이 이달 실시되면 주거분야 사업도 모두 끝난다.

통상 택지개발사업이 아파트 입주 후에나 학교 및 상가, 도로가 조성되는 게 일반적이라면 이시아폴리스는 1아파트가 집들이를 하기전에 기반시설 공사와 학교 및 상가시설 공사를 마무리 했다. 다른 지역 공모형PF사업은 첫 삽은 커녕 보상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와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태익 이시아폴리스 대표이사는 "부동산시장 침체, 해외 금융위기에도 성공가도에 접어들었다"고 자신했다.


<이시아폴리스 조성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 사진="" 이시아폴리스="" 제공="">

◆관주도사업, 초기에는 중단 = 이시아폴리스 사업 역시 초기 구상부터 삐걱댔다. 애초 대구시는 농지와 맹지로 구성된 이 땅에 '밀라노프로젝트' 일환으로 신규 공단 봉무지방산업단지(패션어페럴 밸리)를 설립키로 했다. 하지만 2005년 감사원이 '사업성이 낮고 관이 주도하는 것은 문제'라며 재검토를 요구했고, 대구시는 결국 이 사업을 중단했다. 동부지역 개발을 위해 대구시는 민-관 합작사업을 고민했고, 그 결과 공모형PF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시아폴리스에는 9개 민간업체가 지분투자를 하는데 그쳤다.

다른 공모형PF 사업에는 수십개 업체가 앞다퉈 참여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참여업체가 적다는 이유로 이시아폴리스는 공모형PF 시장에서 홀대 받았다. 규모도 크지 않고,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이어졌다. 하지만 현재 공모형PF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이시아폴리스가 유일하다고 할 정도다.

공모형PF사업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돈 대신 땅을 투자하고 민간업체들이 이 땅에 상업·주거·업무시설 등을 지어 일반에 재분양하면서 수익을 거둬들이는 방식이다.

이시아폴리스 역시 땅을 현물로 투자한 대구시 외에 포스코건설과 SM우방으로 구성된 건설투자자, 하나은행 삼성생명 대한생명 우리투자증권 등 재무적투자자가 참여했다. 여기에 분양대행사와 시행사인 솔로몬그룹 세원미 내외주건 등도 지분투자를 했다. 1군건설사는 포스코건설이, 은행권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회사 임원은 대표이사가 유일 = 대부분 공모형PF 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서 투자사들의 낙하산 집합지로 출발했다. 토지주인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퇴직을 앞둔 간부가 대표이사로 오고, 이사회는 투자사들이 한 자리씩 꿰찼다. 직원들은 투자사들의 파견직원이나 퇴직자들로 메워졌다. 이렇다보니 초기 자본금은 직원들 급여 메우기에 급급했다. 애초부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시아폴리스 직원들은 최고 많았을 때가 24명. 지금은 직원 10명으로 줄었다. 현재 임원도 대표이사가 유일하다.

이사회는 이시아폴리스 대표이사와 하나은행, 대구시가 이사를, 포스코건설이 감사를 맡았다. 토지주와 사업주체, 재무적투자자를 대표하는 곳이 의사결정과정을 단순화 했다. 이사회만 10명이 넘는 다른 공모형PF사업과 비교된다.

대구시 역시 관리·감독보다는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투자사들간 이견이 커지면 중재자를 자임했고, 시장 변화에 따라 부지 용도변경이 필요할 경우 지체없이 수정안을 들고 관련기관을 찾았다. 부지핵심시설을 분양대신 임대로 변경해 상권을 활성화시킨 것도 대구시의 결단 때문이다. 수익을 얻는 것보다 낙후지역을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사업의 주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주거 및 산업시설 외에 분양률이 60%선에 불과한 상가시설은 문제다.



◆최대 수익 50억원에 불과 = 공모형PF사업이 붐을 이루던 2008년 이전만해도 많은 건설사와 금융사가 앞다투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동산시장 호황기라 '플러스 알파(+α)'라는 수익이 보장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는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를 불러오고 대형 개발사업은 좌초했다.

이때 이시아폴리스는 발상을 전환했다. 이시아폴리스는 "적어도 사업이 마무리 되고 정산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시아폴리스는 사업비 1조4000억원이 들어갔지만 최대 수익 50억원, 최대 적자 50억원 이내에서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모두가 적자를 껴안는 것은 아니다. 시공사는 시공비를 통해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있고, 금융권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분양대행을 맡은 전략적투자자는 분양수수료를 거두는 것으로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손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분양가도 합리적으로 정했다. 산업시설 용지의 경우 3.3㎡당 평균 조성원가는 230만원. 이시아폴리스는 이 땅을 170만~200만원에 분양했다. 상업시설도 나중에 일괄매각을 한다는 조건으로 분양이 아닌 임대형식으로 전환했다. 다른 사업의 경우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다른 손실을 보완하지만 이시아폴리스는 아파트 분양가도 낮췄다. 2011년 대구 동구에 한 대형건설사가 1채당 2억4900만원에 아파트를 분양할때 이시아폴리스 더삽 2차는 같은 면적을 2억1000만원선에 판매했다. 과욕을 버리고 실속을 챙기기로 하자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됐고, 소비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시아폴리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시아폴리스는 다른 공모형PF 사업에 비해 규모도 작고, 한차례 중단된 적도 있다"며 "난이도 높은 건축물도 없어 랜드마크를 짓는 사업들과 단순비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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