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무용가 J씨에 ‘공연 몰아주기’ 의혹

지역내일 2012-05-15
MBC 노조 "7년간 20억원 넘게 몰아줘" … MBC사측 "대응할 것인지 매우 고민 중"

문화방송(MBC) 김재철 사장이 지난 7년 동안 특정인에게 20억원 넘게 공연을 몰아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노조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이 울산MBC 사장에 취임한 2005년 이후 2012년 3월까지 7년 동안, MBC가 주최하거나 후원한 공연 가운데 무용가 J씨가 출연 또는 기획한 공연은 확인된 것만 27건"이라며 "이 가운데 J씨에게 지급된 구체적인 내역이 확인된 것은 16건, 20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턴키계약은 해먹기 위한 것" = 노조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이 울산과 청주 MBC 사장 시절, J씨는 개인 자격으로 MBC주최 공연에 출연해 수백만 원씩 받아갔다. 하지만 2008년 9월 청주MBC 주최 '제1회 국궁 페스티벌'을 계기로 수수 금액이 수천만 원대로 올라간다.

이때부터 J씨가 직접 만든 기획사인 '00가무악예술단', '00아트', '0&0', '000무용단' 등 다양한 이름을 통해 MBC 주최 공연을 거액에 수주하는 소위 '턴키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턴키방식이란 세부 내역없이 통째로 계약하는 방식으로 업계에서는 '해먹기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는 가장 큰 의혹으로 MBC방송 51주년 기념공연 '한국 뮤지컬 이육사'를 J씨 기획사에게 턴키방식으로 12억원에 준 것을 꼽았다. 노조는 "뮤지컬 이육사 계약을 맺을 당시 J씨 기획사는 미등기 상태였다"며 "이름도 없고, 대형 뮤지컬 제작 경험도 없는 J씨에게 이런 대형 뮤지컬을 맡긴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공연계 인사는 "턴키로 이런 계약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비용을 줄이거나, 아니면 해먹기 위해서인데 이 공연은 후자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MBC노동조합이 J씨에 대한 몰아주기 의혹을 고발하자, 뒤늦게 안동MBC 담당자들이 제작비를 끼워 맞추기 위한 서류조작작업을 하고 있다는 증언도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14일 mbc노조가="" 김재철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mbc노조="" 제공="">

◆그룹 샤이니보다 비싼 출연료 = 2011년 10월 경남MBC가 주최한 '대한민국 판소리 페스티벌'도 턴키방식으로 추진됐다.

이 행사 전체예산 1억9000만원 가운데 70%인 1억4000여만원을 J씨 기획사에 지급했다. 노조는 "담당 실무자가 '최소한 각 출연자의 출연료 등 개별 지출 항목에 대한 내역이라도 받아놓아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담당 국장이 '필요 없다. 턴키 계약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며 일축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MBC에 남아 있는 서류는 1억4000여만을 지급했다는 서류 달랑 한 장뿐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2011년 5월에 열린 'MBC 일본 대지진 자선공연'에선 김재철 사장이 이미 J씨의 출연이 결정된 기획안을 예능국에 통보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예능국은 J씨를 뺀 나머지 출연진들만 예산에 맞춰 섭외했다.

노조는 "전체 출연료 2억5000만원 중 3분의 1인 8180만원을 J씨가 챙겼다"며 "최고의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가 받은 출연료는 5000만원"이라고 밝혔다.

2010년 6월 청주MBC가 J씨와 공동 기획한 '한국전쟁 60주년 기념공연 어머니, 오마니'도 전체 예산 1억2000만원 중 9000만원을 J씨에게 지급했다고 노조측은 주장했다. 당시 청주MBC 한 간부는 "J씨에게 지급되는 돈이 너무 많아서 회사가 부담이 된다. 김재철 사장도 본사 사장으로 갔으니 J씨를 더 이상 쓰지 말아야 겠다"고 말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공동 주관사도 '들어보지 못했다' = 노조는 또 J씨 측이 제작비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앞의 '한국 뮤지컬 이육사'에서 J씨측이 작성한 기획안에 따르면 남자 주연의 경우 회당 500만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공연계 관계자들은 "유명 뮤지컬 배우도 회당 500만 원은 어렵다"며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이런 배우들에게 회당 100만 원 넘게 지급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J씨가 제출한 제안서의 허위 작성의혹도 드러났다. 노조는 2011년 10월 '대한민국 판소리 페스티벌'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측에 확인해본 결과, 주관사로 참여한 적도 없고 참여를 제안 받은 적도 없으며, 들어보지도 못한 행사라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제안서에 출연예정으로 나와 있는 명망 있는 국악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 공연에 참여한 적이 없고, 아예 출연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준문화재인 Y씨, J씨는 행사에 참여한 적이 없고, 그룹 N과 P 역시 문건에는 참여하는 것으로 나와 있으나 실제로는 참여한 적이 없고 참여 제안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출연료 떼먹었다는 의혹도 = J씨 측이 출연료를 떼먹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는 "2010년 10월 'G20 성공기원 대한민국 국궁 페스티벌'에서 J씨측의 기획서에는 국극 사랑가의 L씨에게 300만원을 준다고 돼있지만, 실제 확인 결과 150만원을 받았고, 타악그룹 T의 경우 18명 출연에 900만원을 준다고 돼있지만, 실제로는 10∼12명 출연했고 받은 금액은 25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보이 그룹에는 8명 400만원이라고 돼있는데, 실 지급액은 280만원이고, 민요가수에게는 6명 600만원이라고 돼있지만, 실지급액은 200만원"이라며 "이는 기획서상 출연진이 명시된 것만 확인한 것이어서, 실제로 이런 식으로 출연료를 부풀린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앞의 판소리 페스티벌 행사에서) 명창 P씨는 '일면식 없는 J씨에게 전화로 부탁을 받아, 13명을 출연시켰는데 나중에 입금된 출연료가 터무니없이 적어 놀랐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측은 "김재철 사장이 MBC 동북3성 대표라는 있지도 않은 직함을 만들어 전과 경력이 있는 J씨의 친오빠를 특채한 뒤 매달 300만원씩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공영방송의 재산을 빼돌려 특정 무용가에게 몰아준 것은 업무상 배임죄로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 송윤석 정책홍보부장은 "기초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를 준비해 곧 발표할 것"이라며 "하지만 씨이오의 총체적인 경영행위 중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해 문제제기한 것에 대해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것인지 매우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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