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도 구제금융 신청] 은행구제자금 요청 … ‘전면적 구제금융’으로 가나

지역내일 2012-06-11
"1000억유로는 미봉책" … 시장, 회의적 반응
독-프, 익스포저 높아 핵심국 전이 우려 여전

유로존 4위 경제대국 스페인이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불황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 2007년이었으니 약 5년을 버텼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유로존 재정위기의 파고에 결국 무너졌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정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페인 은행권 회생을 위한 구제금융을 유로존 국가들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발표했고 유로존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로화 가치는 반등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이 과연 유로존 위기의 진정 수순인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은행 구제 요청은 스페인이 국가 차원의 전면적 구제금융신청으로 가는 수순일 뿐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긴축 없이 구제금융 =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긴급 전화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스페인 정부가 유로존 국가들에 은행 분야에 필요한 구제금융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은 구제금융을 금융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조건으로 스페인의 요청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긴축 등 경제 개혁 조치를 요구하지 않을 전망이다.

구제금융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스페인이 은행구제를 신청하게 된 데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주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스페인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결과를 서둘러 공개하면서 "스페인 은행이 금융 충격을 견디기 위해서는 최소 총 400억유로 규모의 신규 자금이 필요하다"고 스페인을 압박했다.

17일로 예정된 그리스의 2차 총선을 앞두고 스페인의 방화벽 수립이 필요하다는 내부적 사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00억 유로는 태부족 = 그러나 이번 스페인 은행구제로 뭔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급한 불은 껐지만 결국 스페인 국가 차원의 구제금융 요청이 불가피하리라는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스페인이 은행 구제금을 받는다고 해도 스페인에 대한 자금시장 우려를 가라앉히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제 관심은 '스페인이 구제받을 것인가'라는 더 큰 문제로 옮겨졌다"고 전망했다.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은 스페인의 은행 구제 신청이 "사태 안정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의미 있는 첫 조치"라고 여운을 남겼다.

1000억유로라는 구제금융 규모도 스페인 은행들을 살리기에는 태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1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보고서를 인용해 스페인이 2014년 말까지 차환해야 하는 국채가 1550억유로에, 같은 기간 동안 재정 충당할 액수로 121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스페인 은행자본 보강에도 1340억~1800억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 삭스의 시니어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스페인 은행 구제가 긍정적인 단기 조치일 뿐"이라면서 "스페인의 전반적인 재정과 거시경제적 도전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독일-프랑스 안전하지 않아 = 스페인 불안으로 인한 이탈리아 전이는 물론 핵심국 전이 우려도 여전하다. 남유럽 재정위험국으로 지목된 5개 국가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중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국가는 이탈리아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이그나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장은 지난 9일 연설에서 "그리스 사태 악화와 스페인 은행권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의 비상 상황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독일 프랑스 등의 스페인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다는 점도 우려점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스페인에게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나라는 독일과 프랑스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각각 1609억달러, 1446억달러에 달한다.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았던 프랑스가 트리플A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등 여파를 겪었듯 스페인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독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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