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하락, 스페인 국채금리 급락, 세계증시 혼조세
17일 그리스 재총선 결과 따라 유로존 위기 '분수령'
스페인 구제금융 약발이 하루로 끝났다. 지난 9일 스페인이 은행구제를 위한 구제금융 요청 후 '불확실성의 한 축이 해소됐다'며 세계 증시에 온기가 퍼졌지만 그뿐이었다.
11일 아시아 증시 마감 후 개장한 유럽 증시는 초반 급등하는 듯하더니 오히려 주요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미국 증시도 1%대 하락하며 마감했다. 스페인 구제금융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퍼진 데다 17일로 예정된 그리스 총선에 대한 우려감이 부각된 탓이었다.
◆세계 증시, 급속 냉각 = 11일(현지시간) 스페인 구제금융 소식이 전해진 후 퍼진 온기는 아시아권에서 끝이 났다.
이날 한국 코스피지수는 1.71%, 일본 닛케이지수는 1.96% 상승마감했지만 한국 시간으로 오후 개장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혼조 또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는 0.05% 하락, 프랑스 CAC 40 지수도 0.29% 내렸다. 5.77% 폭등 출발했던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도 오히려 0.54%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고, 차기 위기 국가로 지목된 이탈리아 증시는 2.79% 급락했다.
미국 증시 하락폭은 더 컸다. 미 다우존스지수는 1.14% 하락 마감했다. 한국증시를 포함, 아시아 증시는 12일 오전 현재 1%대 하락중이다.
국제유가도 스페인의 위기가 이탈리아 등 인접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40달러(1.7%) 떨어진 배럴당 8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급등(가격은 급락)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1일 7%에 접근한 6.51%로 가마했고,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4개월만에 6%대를 찍는 약세를 보였다.
◆스페인 효과 회의론 퍼져 = 금융시장 반응이 실망스러웠던 이유는 스페인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퍼졌기 때문이다. 급한 불을 끌지 몰라도 근본적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인 금융권이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구제금융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평가도 제한적 호재라는 정도에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안정화에 단기 효과가 있지만,재정건전화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외부지원 가능성을 지적했다. JP모간은 은행권에 대한 지원만으로 스페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가시적인 구조조정 성과가 있어야 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도 보고서를 통해 "스페인 구제금융안에 엄격한 긴축재정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경제가 스스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오르게 되고,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의 효과는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17일 그리스의 2차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불안감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총선 결과는 예측 불가의 영역으로 들어간 가운데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총선결과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 연합 시리자가 승리하면 유럽 재정위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고, 인접국 스페인 등의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전면적 구제금융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신평사는 중립평가 = 그나마 신용평가사 3사는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해 중립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안도감을 줬다.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시스템에 대한 구제는 이탈리아 은행과 유럽의 다른 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의 일부"라며 "스페인은 이번 구제금융으로 인해 전면적 구제금융을 피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에 BBB+ 등급과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번 구제금융신청은 스페인의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단계의 바로 위로 강등한 바 있는 피치는 "이번 구제금융은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을 때 필요한 금액"이라며 "스페인이 6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사용하면, 2015년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95%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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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그리스 재총선 결과 따라 유로존 위기 '분수령'
스페인 구제금융 약발이 하루로 끝났다. 지난 9일 스페인이 은행구제를 위한 구제금융 요청 후 '불확실성의 한 축이 해소됐다'며 세계 증시에 온기가 퍼졌지만 그뿐이었다.
11일 아시아 증시 마감 후 개장한 유럽 증시는 초반 급등하는 듯하더니 오히려 주요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미국 증시도 1%대 하락하며 마감했다. 스페인 구제금융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퍼진 데다 17일로 예정된 그리스 총선에 대한 우려감이 부각된 탓이었다.
◆세계 증시, 급속 냉각 = 11일(현지시간) 스페인 구제금융 소식이 전해진 후 퍼진 온기는 아시아권에서 끝이 났다.
이날 한국 코스피지수는 1.71%, 일본 닛케이지수는 1.96% 상승마감했지만 한국 시간으로 오후 개장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혼조 또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는 0.05% 하락, 프랑스 CAC 40 지수도 0.29% 내렸다. 5.77% 폭등 출발했던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도 오히려 0.54%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고, 차기 위기 국가로 지목된 이탈리아 증시는 2.79% 급락했다.
미국 증시 하락폭은 더 컸다. 미 다우존스지수는 1.14% 하락 마감했다. 한국증시를 포함, 아시아 증시는 12일 오전 현재 1%대 하락중이다.
국제유가도 스페인의 위기가 이탈리아 등 인접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40달러(1.7%) 떨어진 배럴당 8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급등(가격은 급락)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1일 7%에 접근한 6.51%로 가마했고,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4개월만에 6%대를 찍는 약세를 보였다.
◆스페인 효과 회의론 퍼져 = 금융시장 반응이 실망스러웠던 이유는 스페인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퍼졌기 때문이다. 급한 불을 끌지 몰라도 근본적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인 금융권이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구제금융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평가도 제한적 호재라는 정도에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안정화에 단기 효과가 있지만,재정건전화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외부지원 가능성을 지적했다. JP모간은 은행권에 대한 지원만으로 스페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가시적인 구조조정 성과가 있어야 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도 보고서를 통해 "스페인 구제금융안에 엄격한 긴축재정에 대한 언급이 없으면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경제가 스스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스페인 국채금리는 다시 오르게 되고,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의 효과는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17일 그리스의 2차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불안감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총선 결과는 예측 불가의 영역으로 들어간 가운데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총선결과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 연합 시리자가 승리하면 유럽 재정위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고, 인접국 스페인 등의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전면적 구제금융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신평사는 중립평가 = 그나마 신용평가사 3사는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해 중립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안도감을 줬다.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시스템에 대한 구제는 이탈리아 은행과 유럽의 다른 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의 일부"라며 "스페인은 이번 구제금융으로 인해 전면적 구제금융을 피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에 BBB+ 등급과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번 구제금융신청은 스페인의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단계의 바로 위로 강등한 바 있는 피치는 "이번 구제금융은 극단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을 때 필요한 금액"이라며 "스페인이 6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사용하면, 2015년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95%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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