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20-50’가입한다고 선진국 되는가 (정세용)

지역내일 2012-06-12

정세용 논설주간

20-50클럽. 20세에서 50세에 이르는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클럽으로 오해할 수 있다.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20K, K는 1000을 나타냄)와 인구 5000만명(50M, M은 100만을 의미)이상 달성한 국가를 지칭하는 것이다.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가입순) 등 6대 강국만 가입했으니 오는 23일쯤 우리나라가 가입하는 것을 크게 자축할 만도 하다.

특히 일본이 1987년 처음으로 20-50회원이 된 뒤 9년만인 1996년 영국이 6번째로 이름을 올렸으나 그 뒤로는 회원국이 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올해 7번째로 회원국이 된 후에도 20-50회원국은 당분간 탄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와 호주는 소득도 높고 지역도 넓다. 하지만 인구 5000만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의 경우 인구가 많은 강대국이지만 국민소득 2만달러를 조만간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20-50클럽에 가입한다고 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처럼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6개국이 과거 선진국 모임의 대표격인 G7과 거의 겹치는 것을 보면 20-50클럽 가입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길이 가까워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양극화 심화되고 민주주의는 오히려 후퇴

그렇다. 우리나라의 20-50클럽 가입은 자랑스러운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못미치는 후진국으로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지금은 저출산이 문제지만 1960년 2500만명이던 우리 인구는 50여년만에 두 배가 늘어 인구 5000만이 넘는 강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대한민국 이름을 높이고 있다. 올림픽에서 대거 입상하는 등 우리나라는 스포츠강국으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K팝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20-50클럽에 가입했다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길이 가까워진 것일까. 국격이 높아져 전세계 국민이 우리를 우러러 보는가. 지난해 우리나라가 G20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불러주는 나라가 있는가.

아니다. 우리는 2007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은지 5년이 됐건만 3만달러 소득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 뿐 아니다. 5000만을 넘었다는 것은 큰 나라가 된 것으로 한편으로 축복해야하지만 최근의 저출산 현상으로 어느 시점에는 오히려 인구가 준다. 젊은이 몇이 수많은 노인을 먹여살려야하는 나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경사스런 날이 다가오는데 비관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진강대국이라면 적어도 경제민주화가 실현돼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되어야 하는데 '2012 한국'은 일부 대기업과 땅부자 그리고 특권층만 잘사는 사회인 것이다. 중산층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분열과 갈등 속에 시달리고 있다. 양극화가 해소되지 못하고 심화될 경우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고 세계 7대강국이 된다해도 의미가 없다. 선진국 진입도 허망한 것이다. 헌법정신에 맞춰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고 양극화를 해소할 때 비로소 20-50가입도 의미가 있고 선진한국도 가능한 것이다.

일부 기업과 스포츠는 일류, 정치와 검찰 등은 3류

2012년 6월은 1987년 민주화항쟁 25년을 맞는 달이다. 그 해 6월 국민들은 민주화와 독재타도 그리고 민생을 외쳤다. 그리고 성공했다. 군사독재정권은 무너졌다. 그러나 25년이 지난 지금 어떠한가. 이명박 정부에서 민주주의의 후퇴가 거론되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증가 등 민생은 더욱 가혹해졌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건만 그 길은 날로 멀어져만간다는 지적이 많다.

한심한 것은 경제와 스포츠 등에서 우리는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부분이 많으나 한국 정치와 검찰 등은 다수 국민 눈에 여전히 3류이다. 정치권은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겉으로는 외치지만 국민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검찰은 결국 MB의 내곡동 사저 문제를 '봐주기' 처분했고 내란죄를 범한 '전두환'은 육사생도를 사열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민주화 25년인 2012년 6월, 한국사회는 지금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가. 20-50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사실인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