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재발 ②또다른 뇌관, 스페인

지역내일 2012-05-22 (수정 2012-05-23 오전 10:15:25)
낮은 성장률, 취약한 금융권 '산넘어 산'
부동산 버블 붕괴 후 은행권 부실채권 급증 … 건설업종 실적, 5분의 1토막
실물-금융 모두 취약한 '복합불황' 악순환 … 유로화 매여 정책 한계

지금 시장의 관심을 그리스에 집중돼 있지만 더 큰 뇌관은 스페인이다. 유로존 4위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스페인은 그리스 경제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로존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스페인 실업률, 그리스보다 높아 = 스페인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 취약한 은행권, 여기에 유로존 주변국의 대외적인 불안요인까지.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금융권의 부실규모도 커지는 '복합불황'에 빠져 허덕이는 상태라고 진단하고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페인의 지난 1분기 GDP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0.3%를 기록하면서 2009년 4분기 이래 2년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낸 바 있다. 올 2분기 역시 비슷한 수준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전망된다.

실업률도 고공행진중이다. 스페인 실업률은 위기의 정중앙에 있는 그리스(21%대)보다 높은 수준인 24%대다.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이미 50%를 돌파했다. 저성장 국면을 탈피할 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채 표류중인 셈이다.

여기에 스페인 정부의 경제관리 능력에 대한 회의도 일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8.5%로 당초 목표치인 6.0%를 크게 초과했고,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도 기존의 4.4%에서 5.3%로 상향조정한 상태다.



◆주택가격 2008년 이후 21% 하락 = 스페인 금융권도 상황이 심각하다. 2008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서 스페인은행들의 부실자산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2008년 당시보다 21% 이상 하락하고, 건설업종 실적이 2006년 호황기 대비 5분의 1토막으로 내려가면서 졸지에 은행들은 부실한 부동산 관련 채권을 떠안게 됐다. 부동산과 건설업에 집중돼 있던 경제구조가 무너지면서 실물경제 타격은 물론 금융권도 취약해지는 복잡한 상황을 맞게된 것이다.

취약한 스페인 금융권의 실태는 지표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스페인 은행의 연체율은 8.37%로 급등하며 18년래 최악 수준을 기록했고, 건설업과 부동산업에 대한 회수의문 여신 비율이 지난해 4분기중 20%로 치솟으면서 전체 은행 대출 중 회수의문 여신 비율이 11.3%에 달하기도 했다.

최근 스페인 3위 은행 방키아의 일부 국유화 결정에서 알 수 있듯 저축은행들의 부실도 심각하다. 스페인의 경우 저축은행이 민간부문의 대출에 있어 47%를 차지해 일반 상업은행보다 높다. 특히 주택관련 대출 부문에서는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54%에 이른다.

◆마땅치 않은 돌파구 … 긴축정책 유연화로 갈까 = 이렇듯 실물·금융 둘다 허약한 상태에 빠진 스페인은 마땅한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한 상황이다. 유로존 회원국으로서 재정긴축 압력도 받고 있지만 유로화에 매여 있는 상황에서 마음대로 환율도 조정할 수 없는 정책적 한계에도 부딪친 것이다.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고용시장은 더 위축되고, 금융기관의 대출회수 가속화로 인해 불황의 악순환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재정긴축의 속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우선 금융부실을 적극적으로 덜어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신재정협약을 각국 상황에 맞춰 유연화하는 등의 문제가 유럽연합 정상회의 등을 통해 공론화되며 진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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