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칼럼 - 안동지역의 사회교육을 생각한다

지역내일 2002-01-14
요즈음 사람들은 매우 바쁘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나 또한 “바쁘다”는 말이 입에 붙어있다. 도저히 사람으로서의 도리나 인간적인 정을 느끼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할애하려고 노력하는 현대인들이 있는가하면, 집을 하숙집처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그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안동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 대학을 꾸려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바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요즈음 안동지역의 사회교육기관들의 현실을 되짚어 보기 위해서이다.
안동지역에도 사회교육을 표방하는 기관들이 아주 많다. 4개 대학과 복지관, 농협, YMCA, 각종 교회, 관공서 등 많은 기관들이 사회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조사에 의하면 안동시 주민들의 피교육 욕구가 전체 5점 척도에서 3.49정도로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지역의 사회교육기관들은 사실 몸살을 앓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피교육 욕구가 높은데도 왜 각종 교육프로그램들이 인원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폐강되는가?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다.
먼저 피교육의 주체가 되는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구성을 보이고 있는가, 어떤 프로그램을 원하는가에 대한 분석 없이 다른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와서 프로그램을 개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안동시 주민들의 피교육 욕구수준은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대도시에서 성장한 경우일수록 높다. 직업이 전문기술직 및 행정관리직 등의 화이트칼라층과 가정주부인 경우가 다소 상대적으로 높고, 종교를 가진 경우와 가정경제수준이 높을수록 높다.” 그렇다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조사에 따르면 “안동지역 내에서도 어떤 사회적인 목적-취직, 직장생활, 승진 등-에 의한 교육보다는 자기실현을 위한 내적인 의미의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자녀교육이나 건강, 교양,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등 자신을 더욱 개발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그저 하나의 유행인 것 같다. 한가지 프로그램이 잘된다고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전혀 특성화되지 않은 면을 볼 수 있다. 각 기관들은 나름대로의 정신과 역할, 특성을 가지고 출발한다. 그렇다면 추구하는 바대로의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개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비록 수강자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재정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개설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회교육은 드러난 수요자보다는 잠재적인 수요자의 개발이 요구되기 때문에 당분간의 재정적인 어려움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수요자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피교육 욕구가 높은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피교육 욕구가 높지 않은 사람들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사회교육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지역주민들의 전체적인 삶의 질을 높이고자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일정한 부류의 사람들만이 이런 목적을 향유할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안동지역만 하더라도 안동토착민과 외지인을 각기 반정도로 볼 수 있다. 외지인들은 직장이나 교육 등의 이유로 상당히 바쁜 면을 볼 수 있다. 맞벌이 부부도 많고.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많이 움직이지 않는 지역토착민들을 교육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수요와 공급을 맞추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역토착민들이 각종 사회교육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고 확인된 사실도 아니다. 그 만큼 사회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 이다. 안동지역은 인구의 반 이상이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사회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면을 볼 수 있다. 이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이들의 생계는 농업이기 때문에 이들을 끌어들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기관들이 찾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찾아오는 사람들만을 교육하려고 한다면 분명 지역의 사회교육기관들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안동사람들은 서울이나 대구 등 타 지역사람들과 다른 면을 분명 가진다. 이들의 가치와 정서에 적합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동사람들이 어떤 가치와 정서, 역사를 가진 사람들인가에 대한 연구가 시급할 것이다. 양반 가(家)로서의 아이덴티티만을 고집할 것인가?

도광조 가톨릭상지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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