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행훈이 보는 세계] ‘사르코지 게이트’의 시작인가

지역내일 2012-06-18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16일 0시는 재선에 실패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는 그가 엘리제궁을 떠난지 꼭 한 달이 되는 특별한 순간이다. 헌법 제67조에 의해 전직 대통령은 임기기 끝나고 한 달이 되는 날 대통령으로서 재임 기간 중 누리던 소추(訴追) 면제 특권이 정지되고 보통 시민으로 돌아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사르코지는 재임 기간 중 부패의 의혹을 많이 받았던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소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그러기에 거의 모든 언론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제 소추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크게 보도하고 가장 먼저 재판을 받게 될 범법 혐의를 앞다퉈 열거했다. 부패 대통령의 불행한 말로를 보는 것 같았다. 머지않아 MB도 비슷한 운명에 처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떠올랐다.

프랑스 언론은 앞으로 사르코지가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중요한 사건을 크게 4가지로 보고 있다. 모두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관련된 사건이다. 사르코지의 대선과 관련된 것도 있고 사르코지가 발라뒤르 전 총리의 대선 자금 때문에 개입한 사건도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사건은 단연 사르코지가 프랑스 제일의 여성 억만장자(총재산 170억유로) 릴리안 베탕쿠르로부터 2007년 대선 자금으로 받은 수십만유로의 불법 정치자금이다. 다음은 카라치 사건이다. 95년 대선 때 사르코지는 발라뒤르 내각의 예산장관 겸 그의 캠프 대변인으로 파키스탄에 판매한 프랑스 잠수함 매각에 개입했다. 복잡한 커미션 지불 문제로 분쟁이 계속되던 와중에 2002년 5월 카라치에서 파키스탄 자살 특공대가 프랑스 조선기술자들을 공격해 프랑스인 1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패한 대통령의 불행한 말로

그 밖에 사르코지는 카다피로부터 2007년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무기판매와 관련해서 레바논 출신 중개인 타키에딘에게 1200만유로의 불법 커미션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두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들인데 재판 결과 유죄가 인정되면 사르코지에기는 치명적인 게이트급 스캔들로 폭발할 수 있는 안건들이다. 2년 전 작 시락 전 대통령도 파리 시장 때 여당 당원들을 파리시 직원으로 위장해 월급을 받게 한 혐의로 퇴임 후 재판에 회부돼 2년 징역형에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선례가 있다.

화장품 회사 오레알의 제1주주로 억만장자인 베탕쿠르는 정치인들에게 현금으로 정치자금을 많이 뿌리는 통 큰 부자로 알려져 있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베탕쿠르의 회계사(여) 클레르 티보는 대선을 앞둔 2007년 초 재산관리인 파트리스 드 메스트르의 지시로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현금 15만유로를 찾아 봉투에 넣어 사르코지 선거운동의 재무부장 에릭 뵈르트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2007년 선거운동 중에 사르코지가 베탕쿠르 거처에 찾아온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당시 베탕쿠르가 스위스 은행에서 거액의 현금을 찾아간 사실도 확인됐다. 사르코지는 대통령이 된 후 2008년 초 현금 전달을 지시한 메스트르에게 레종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그래서 언론은 "아주 빠른 시일 내에" 검찰이 사르코지를 소환하게 되리라고 보도했다.

카라치 자살특공대 사건은 사법 당국이 10년 간 조사를 계속하고 있으나 아직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처음에는 알카에다나 이슬람주의자들에게 혐의를 두었으나 조사가 계속되면서 잠수함 판매에 얽힌 커미션 분배를 둘러싸고 프랑스 측이 파키스탄 측에 줄 커미션을 지불하지 않자 파키스탄 정보부가 배후에서 조종한 보복 테러일 가눙성에 의견이 모이지고 있다.

사르코지 베탕쿠르에게서 거액 정치자금

지난주에는 사망한 프랑스인 11명의 유족이 올랑드 대통령을 만나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대통령이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만큼 머지않아 원인이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사기밀 해제가 이뤄지고 무기판매와 커미션 대선자금이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 정치와 무기거래의 복잡한 흑막의 정체가 폭로되는 카라치 게이트로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언론의 추측이다. 모두 사르코지가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사건들이다. 수수께끼가 하나씩 풀리면서 사르코지 게이트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느낌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