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분실한 1억2천만원 찾아줘

●이사람 - 이정호씨(양지금호 116동 경비원)

지역내일 2002-01-16
한 아파트 경비관리원이 1억 2천만원을 주워 주인에게 건네준 일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초림동 양지마을 금호 1단지 116동의 경비관리원 이정호(李廷浩, 53세)씨. 그는 1월 9일 오후 12시쯤 아파트 주변을 청소하다가 길가에 떨어진 노란색 봉투를 발견, 동 주민인 돈의 주인을 찾아 준 것이다.
“주인을 금방 찾게 되어 다행이었어요, 그 큰돈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애가 탔겠습니까?”
이정호씨는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여느 경비관리원이 그 같은 경우였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며 겸손스레 말했다.
이씨는 아파트 경비관리원이 되기 전 사업을 했었다고 한다. 사업이 잘 안되고 보증을 섰다가 재산을 잃어버리기도 한 경험을 갖고 있어 돈을 잃어버린 심정이 어떤 건지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여러 사정 때문에 지금은 여의치 않은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정호씨.
“그 날 저녁 집에 가서 두 아들과 아내에게 ‘오늘 좋은 일 하나 했다’며 얘기를 해 줬을 때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아들들이 저를 자랑스러워 하더라구요.”
스스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두 아들이야 말로 이씨에게는 큰 자산이다. 명문대를 다니고 있는 두 아들은, 눈이 유난히 많이 오는 날이면 아버지를 따라 나서 아파트 주변의 눈을 치우기도 하는 속깊고 효심많은 젊은이들이다.
이정호씨가 앉은 자리 뒤쪽 벽에는 “친절봉사, 책임완수”라는 관리방침을 쓴 종이가 붙어 있다. 견물생심이라고 인간의 마음으로 쉽지 않은 일을 하셨다는 말에 이정호씨는 뒤의 종이를 보이며 연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요즘 ‘당연’이라는 말이 얼마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세상인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경비관리원은 주류 사회 직업에 종사하다가 명예퇴직을 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경비관리원이라는 직업은 아무런 보장이나 혜택을 받을수도 없을뿐더러 환경도 좋지 않은 편입니다.
식사도 화장실에서 해야 하구요.” 그는 경비관리원으로서의 애환을 말하며 이번 일이 경비관리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호씨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든든한 이웃이다. 이아들에서부터 할머니까지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이정호씨가 말하는 최선을 다하는 삶. 그 속에서 본연의 선한 마음이 자연스레 피어나는 모양이다.
/정재은 리포터 nieve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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