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기록 독서대' 개발한 서울고등법원 강경태 고법판사
지난달 서울고등법원 판사실에 독특한 모양의 독서대가 일괄 배급됐다. 독서대를 받아든 고법 판사들은 두꺼운 기록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이 '안성맞춤' 독서대를 발명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서울고등법원에 근무하고 있는 강경태 고법판사.
군대에서부터 '강가이버'로 통했던 강 판사는 법원에 와서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강 판사가 만든 '재판기록 및 세로편철서류용 독서대'는 지난 2007년 8월 특허로 등록됐다. 또 지난 4월에는 용지걸림대를 보완하는 내용으로 실용신안등록도 마쳤다.

<강경태 서울고법="" 판사가="" 자신이="" 직접="" 만든="" '재판기록용="" 독서대'를="" 보여주며=""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독서대="" 오른쪽에는="" 이="" 독서대="" 아이디어로="" 딴="" 특허증이="" 놓여="" 있다.="" 사진="" 박소원="" 기자="">
강 판사가 독서대를 만들게 된 것은 2006년 고등법원에서 근무하면서였다. 강 판사는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하루 8~9시간씩 고개를 숙이고 기록을 보다보니 목이 너무 아팠다"며 "기록을 좀 더 편하게 볼 수 없을까 해서 독서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강 판사는 일단 목을 덜 숙일 수 있도록 독서대 받침대를 40도 정도로 비스듬히 세웠다. 또 뒤로 넘긴 기록이 앞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고정하는 장치도 붙였다. 이 용지걸림대는 플라스틱 펜대와 옷걸이 철사, 고무줄을 활용해 만들었다.
한창 독서대를 만들던 때에 강 판사는 주말마다 집에서 나무를 톱질하고, 옷걸이 철사를 자르고 칼로 펜대에 홈을 팠다. 나무판을 연결하려고 드릴도 하나 장만했다. 작업을 할수록 강 판사의 집에는 작업도구도 늘었다.
그렇게 2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쳐 지금의 독서대가 완성됐다. 강 판사는 주변 판사들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틈틈이 '가내수공업'을 했다. 2006년 이후 꾸준히 독서대를 만들어 나눠줬던 강 판사는 지난해 2월 서울고법으로 발령이 난 뒤에도 20개 정도를 만들어 나누어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강 판사는 "없는 짬을 내 독서대를 만들다보니 맘이 급해졌는지 손을 다쳐 10개밖에 못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 독서대의 실용성을 인정한 서울고법이 자체 예산으로 업체를 통해 200개를 주문제작해 고법 소속 판사들과 재판연구원들에게 나누어줬다.
강 판사는 "예전부터 이 독서대를 사용해 오신 한 부장판사님은 이제 이거 없으면 일 못한다고 말씀하신다"며 "근데 일을 더 많이 시키려고 독서대를 개발한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목 디스크로 고생하시는 판사님들도 종종 계시다"며 "여러 판사님들이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워서 보는 독서대도 구상한 적이 있다는 강 판사에게서 또 다른 발명품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강경태>
지난달 서울고등법원 판사실에 독특한 모양의 독서대가 일괄 배급됐다. 독서대를 받아든 고법 판사들은 두꺼운 기록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됐다며 좋아했다. 이 '안성맞춤' 독서대를 발명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서울고등법원에 근무하고 있는 강경태 고법판사.
군대에서부터 '강가이버'로 통했던 강 판사는 법원에 와서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강 판사가 만든 '재판기록 및 세로편철서류용 독서대'는 지난 2007년 8월 특허로 등록됐다. 또 지난 4월에는 용지걸림대를 보완하는 내용으로 실용신안등록도 마쳤다.

<강경태 서울고법="" 판사가="" 자신이="" 직접="" 만든="" '재판기록용="" 독서대'를="" 보여주며=""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독서대="" 오른쪽에는="" 이="" 독서대="" 아이디어로="" 딴="" 특허증이="" 놓여="" 있다.="" 사진="" 박소원="" 기자="">
강 판사가 독서대를 만들게 된 것은 2006년 고등법원에서 근무하면서였다. 강 판사는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하루 8~9시간씩 고개를 숙이고 기록을 보다보니 목이 너무 아팠다"며 "기록을 좀 더 편하게 볼 수 없을까 해서 독서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강 판사는 일단 목을 덜 숙일 수 있도록 독서대 받침대를 40도 정도로 비스듬히 세웠다. 또 뒤로 넘긴 기록이 앞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고정하는 장치도 붙였다. 이 용지걸림대는 플라스틱 펜대와 옷걸이 철사, 고무줄을 활용해 만들었다.
한창 독서대를 만들던 때에 강 판사는 주말마다 집에서 나무를 톱질하고, 옷걸이 철사를 자르고 칼로 펜대에 홈을 팠다. 나무판을 연결하려고 드릴도 하나 장만했다. 작업을 할수록 강 판사의 집에는 작업도구도 늘었다.
그렇게 2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쳐 지금의 독서대가 완성됐다. 강 판사는 주변 판사들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틈틈이 '가내수공업'을 했다. 2006년 이후 꾸준히 독서대를 만들어 나눠줬던 강 판사는 지난해 2월 서울고법으로 발령이 난 뒤에도 20개 정도를 만들어 나누어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강 판사는 "없는 짬을 내 독서대를 만들다보니 맘이 급해졌는지 손을 다쳐 10개밖에 못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 독서대의 실용성을 인정한 서울고법이 자체 예산으로 업체를 통해 200개를 주문제작해 고법 소속 판사들과 재판연구원들에게 나누어줬다.
강 판사는 "예전부터 이 독서대를 사용해 오신 한 부장판사님은 이제 이거 없으면 일 못한다고 말씀하신다"며 "근데 일을 더 많이 시키려고 독서대를 개발한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목 디스크로 고생하시는 판사님들도 종종 계시다"며 "여러 판사님들이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워서 보는 독서대도 구상한 적이 있다는 강 판사에게서 또 다른 발명품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강경태>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