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20-50클럽’ 가입 이후의 과제

지역내일 2012-06-29

박현채/한남대 객원교수/전 연합뉴스 논설고문

일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가 인구 5000만명을 돌파,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했다고 해서 기대가 무척 크다.

우리보다 먼저 이 클럽에 가입한 국가는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으로 명실상부하게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강대국들이다. 또한 '20-50클럽'에 가입한 국가들은 예외없이 '30-50클럽'(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진입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경제대국 진입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결과야 두고 보면 알겠지만 지난해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이번에 독자적으로 내수시장을 갖출 수 있는 인구 규모까지 갖추게 돼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앞으로 넘어야 할 선진국 진입 여정이 너무나 멀고도 고단할 것으로 예견된다. 인구 5000만명 돌파가 출산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위생 상태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중년층의 사망률이 크게 떨어진 데 주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고령화 덕분에 인구가 50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계 최저수준인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0년 3598만명에서 2016년 3704만명으로 정점에 달한 뒤 줄어들기 시작, 2040년에 가면 2887만명까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노인층은 갈수록 두터워져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545만명에서 2040년에는 1100만명으로 배가된다.

위생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 때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는 결국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수)를 높여 2010년 15.2명이던 노년부양비가 2040년에는 57.2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다시 말해 2010년에는 100명이 일해 15명만 부양하면 됐지만 2040년에는 2명이 일해 1명의 노인을 모셔야 하는 것이다.

실정이 이러하니 앞으로 제때 적절한 대책을 시행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세대 갈등마저 커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 20-50클럽 가입이 결코 경제대국 진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인구 5000만명 시대 진입 이후의 가장 큰 특징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요약된다. 지금까지는 총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 추세를 보여 총부양비 하락으로 경제성장이 촉진돼 왔지만 이 비중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후 당장 내년부터 감소하기 시작, 잠재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인구로 편입되는 2020년 이후에는 총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락해 잠재성장률이 올해 3.4%에서 2030년에는 1.7%까지 하락, 한국 경제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외국의 사례로 보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로 접어들 때, 자산수요가 줄어들고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이로 인해 금융위기가 초래됐던 점도 곱씹어봐야 하겠다.

따라서 선진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하위권의 저출산과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 문제 해결이 필수과제다. 일할 사람을 늘리려면 출산을 많이 해야 하는데 출산장려책은 오랜 기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고 돈도 많이 든다.

노인 기준 65세에서 70세로 높여야

따라서 중·단기적으로는 여성과 숙련된 노인들의 노동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

특히 고령화는 피해갈 수 없는 외길인 만큼 고령화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하는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건강하고 경험이 많은 질 좋은 고령인구를 그대로 방치해 젊은이들에게 부양 부담만을 늘려서는 안된다.

이제는 노인문제를 복지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산업으로 접근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긴요하다. 현실에 걸맞게 노인의 기준을 현재의 65세에서 70세로 높이고 이들을 성장의 디딤돌로 적극 활용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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