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격랑 협동으로 넘는다│①농협 안심축산] ‘판매 1등’ 도드람양돈·횡성축협 DNA <유전자>확산

지역내일 2012-06-28 (수정 2012-06-28 오후 2:42:15)
조합원 생산하면 100% 판매 … 도시축협도 금융에서 마케팅으로

올해 세계에서 가장 큰 구매력을 가진 유럽연합, 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잇따라 발효된 후 축산업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됐다. 축산업은 필수영양소인 단백질 공급을 담당하며 쌀과 함께 식량산업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도 여기에 쏠린다.

국내 최대 축산농업인단체인 농협(축산부문)도 조합원 참여와 협동역량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분주하다. 양돈 및 한우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드람양돈과 횡성축협 사업 성과를 확산하고 금융기능에 치우친 도시축협에 농축산물 판매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농산물 잘 파는 농협은 소비자 이익도 확대 = 농협중앙회와 전국 142개 축협조합장들은 지난 20일 경기도 안성의 농협교육원에서 전진대회를 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잘 팔아주는 '판매농협' 역할을 강화하자고 결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18~19일엔 전국 지역축협 경제상무들과 함께 '지역축협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변화 워크숍'을 열고 축산물 판매농협으로 변신하기 위한 사업시스템과 투자전략을 토론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정부의 5조원 지원을 등에 업고 단행한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도 '경제사업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주요 목표로 내걸었는데, 경제사업활성화는 농축산물을 제값받고 팔아주는 판매역량에 달렸다.

남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는 27일 "중앙회는 축산물 판매역량을 강화하는데 2017년까지 1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중앙회와 지역·품목별 회원조합이 마케팅을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국산 축산물에 대한 애정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며 "안전하고 품질 좋은 축산물을 제값에 공급해 소비자도 이익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회는 지난해부터 협동조합형 팩커 '안심축산'을 통해 산지와 소비지를 넘나드는 일관 경영체를 구축, 생산자와 소비자 이익을 동시에 구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팩커는 종자개량 및 사육단계부터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경영체로 세계축산업 시장은 이들 팩커가 주도하고 있다. 팩커가 생산·유통을 주도하면 유통단계를 2~3단계 줄일 수 있다. 국내 양계부문 선두기업인 하림이나 칠레의 아그로수퍼, 브라질의 제이비에스(JBS) 등과 같은 기업형, 덴마크의 '데니쉬 크라운'같은 협동조합형으로 나뉜다.

농협중앙회 안심축산분사는 올해 안심한우 10만마리, 안심한돈 40만마리, 안심계란 5억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까지 국내시장 점유율을 한우는 50%, 돼지는 40%, 계란과 닭은 20%로 늘릴 예정이다. 농협은 이 과정에서 농가소득은 6000억 원, 소비자 편익은 4000억원 늘어나고 고용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이를 위해 전통시장 정육점을 안심축산 전문매장으로 연결(가맹점)하고 있다. 올해 300개소 가맹점을 조직하고 2015년엔 100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와 지역 중소도시에 뿌리내리고 있는 도시축협의 판매역할을 확대하는 것도 주목받고 있다. 남 대표는 "도시축협의 경제사업 비중을 현재(2011년말 기준) 21%에서 2015년 30%, 2017년 35%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우(왼쪽 네번째)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 등 전국 142개 축협조합장들은 지난 20일 경기도 농협 안성교육원에서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을 잘 팔아주는 판매농협을 발전시키자고 다짐했다. 사진 농협중앙회 제공>

◆경쟁력있는 축협 이미 가동 중 = 농협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도드람양돈조합이나 횡성축협(한우) 모델을 확산하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양돈농가들이 모여 만든 도드람양돈조합(조합장 이영규)도 생산, 가공·도축, 유통을 담당하는 계열사를 각각 거느리고 팩커형 일관경영을 하고 있다. 도드람은 조합원 582명의 작은 품목조합이지만 지난해 경제사업 5621억원을 포함 1조원의 사업액을 기록했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사육두수는 2500두로 국내 양돈농가 평균 1500두보다 많다.

조합은 도드람푸드라는 판매전문 자회사를 통해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조합원이 기른 돼지를 전부 팔아준다. 그 결과 조합원 1인당 연간 매출액은 20억원, 순이익은 1억5000만원으로 대기업 직원들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사용하고 있는 '도드람포크'라는 자체 브랜드는 바이어와 소비자 선호도 2위에 오를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 신뢰의 바탕엔 안심축산물을 제공하겠다는 집념이 있다. 조합은 정부 차원에서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해썹. HACCP) 제도를 시행하기 전부터 위생관리에 집중해 현재 조합원의 60%가 넘는 360농가가 해썹 인증을 획득했다.

도축·가공장인 도드람엘피씨(LPC)공사는 지난 2000년 해썹 인증을 받았고,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올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거점도축장에 선정됐다. 도드람푸드도 2001년 해썹인증을 받았다.

조합은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용을 낮추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사료원가를 공개하며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가격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양돈경력 20년인 이 훈(61)씨는 지난 2005년 도드람양돈조합에 가입한 후 자신이 기른 돼지는 모두 조합을 통해 출하한다.

사료 등 자재도 조합에서 100% 구입하는 등 조합원의 협동조합 이용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는 "도드람조합은 조합원들이 의욕적이고 생활도 모범적"이라며 "열정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가입했다"고 말했다.

양돈부문에서 도드람양돈의 역할이 도드라진다면 한우 부문엔 횡성축협(조합장 고명재)이 단연 돋보인다. 횡성축협도 조합원이 기른 한우는 100% 판매한다. 횡성축협한우 브랜드를 국내 최고급 한우 브랜드로 만들어 가짜 횡성축협한우를 단속해야 할 정도다.

조합은 공급물량이 많지 않지만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게 하는 마케팅을 통해 극복했다. 지난해 횡성축협한우프라자를 찾은 소비자는 32만명에 이른다. 횡성에 있는 한우프라자 두 곳에서만 15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조합은 누구나 진출하고 싶어 하는 서울에 매장을 내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암소개량을 통해 확보한 우수한 혈통의 한우를 제공한다는 고집으로 최고급 브랜드를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남성우 대표는 "품목조합에서 도드람양돈과 지역조합에서 횡성축협 이 일군 성과는 협동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우리 속에 있는 잠재역량을 키우는 협동조합 지도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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