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인왕시장 '희망가게' 입점
무료 배송센터 겸 주민 휴식공간도
어린이 모래놀이 카페,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커피전문점, 설치미술 작품 전시공간, 컵케이크 판매점 ….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350개 업소가 빼곡하게 들어선 모습은 여느 전통시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시장 한켠에는 여느 전통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다. '희망가게'다.
서대문구가 전통시장과 사회적기업이 함께 살 수 있는 이색적인 방안을 내놨다. 인왕시장 내 비어있던 점포를 새로 단장해 청년창업가와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에 무상 임대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큰 명분에 4개월에 걸친 끈질긴 설득 끝에 건물주는 점포당 월 200만원 가량인 임대료를 2년간 받지 않겠다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구는 입주를 희망한 20여개 업체 가운데 사업 전망이나 기존 점포 판매 품목과 중복여부, 전통시장에 문화적 향기를 더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8곳을 선정했다. 컵케이크를 굽고 교육도 하는 '용감한 컵케이크', 엄마들이 재능을 팔 수 있도록 돕는 '차차차', 중고의류를 (위탁)판매하는 '구제 나눔의 뜰', 반찬·도시락 업체 '행복나눔 플러스', 어린이 놀이카페 '무지개나무' 등이 지난달 말 입점해 영업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입점 업체들은 청년 사회적기업답게 당장의 수익보다 지역사회와 공생을 목표로 한다. 바리스타를 양성하며 커피를 파는 '자리 커피전문점'은 쉼터나 저소득층 청소년을 커피나 빵 전문가로 키울 계획. 벌써 3명이 교육을 받고 시간제로 근무하기로 했다. 위기 청소년을 위한 쉼터 조성, 커피인들을 위한 협동조합 설립이라는 보다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샤론 플라워'는 구세군 후생원 퇴소 청년이 자립을 준비하는 꽃집. 수익금 일부를 후생원 자립관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에게 지원하는 한편 예비 꽃장식가 과정을 밟고 있는 청소년 고용, 지하철을 이용한 노인 배달원 채용도 구상 중이다.

<서대문구가 인왕시장="" 내="" 비어있던="" 점포를="" 새로="" 단장해="" 청년창업가와=""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에="" 무상="" 임대했다.="" 전통시장="" 상인들과=""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이="" 소통을="" 통한="" 상생을="" 외치고="" 있다.="" 사진="" 서대문구="" 제공="">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조합이지만 전통시장 상인들과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은 소통을 통한 상생을 꾀하고 있다. 이재석 인왕시장 상인회장은 "한 울타리 안에서 가족처럼 어울리고 소통할 자리를 자주 마련하려고 한다"며 "지난달 말에 노래자랑대회도 열었다"고 말했다. 설치미술가들 활동·전시공간인 '스페이스 플러스'는 '인왕시장 기획'을 시작했다. 지금은 상인들 이야기를 모으는 중. 이후 시장 지도그리기, 공통 포장디자인 개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상생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성원 샤론플라워 점장은 "시장 상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고 고객에게 입소문도 내줘 수입이 꽤 된다"며 "4~5개월이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재석 상인회장은 "컴컴한 곳을 단장해서 환해진데다 새로운 유형의 업체들이 들어와 전통시장도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상인들과 새 점포주들이 양쪽 가게를 이용하기도 하는 등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9000여만원을 들여 전체 상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배송센터 겸 주민 휴식공간과 화장실을 설치했다. 배송센터에서는 당일 3만원 이상이나 10㎏ 이상 물품을 구입하면 시장 반경 2㎞까지 배달해준다. 박우동 경제발전기획단 주무관은 "죽어있던 공간을 개보수하고 문화와 젊음이 함께 하는 업체가 입주하니 상인들 반응이 좋다"며 "8개 업체가 입주한 구역을 '인왕시장의 명동'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인왕시장은 교통이 편리해 하루 평균 3000명 가량이 즐겨찾는 곳"이라며 "희망가게가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창업자 자립을 위한 기반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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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배송센터 겸 주민 휴식공간도
어린이 모래놀이 카페,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커피전문점, 설치미술 작품 전시공간, 컵케이크 판매점 ….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350개 업소가 빼곡하게 들어선 모습은 여느 전통시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시장 한켠에는 여느 전통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다. '희망가게'다.
서대문구가 전통시장과 사회적기업이 함께 살 수 있는 이색적인 방안을 내놨다. 인왕시장 내 비어있던 점포를 새로 단장해 청년창업가와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에 무상 임대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큰 명분에 4개월에 걸친 끈질긴 설득 끝에 건물주는 점포당 월 200만원 가량인 임대료를 2년간 받지 않겠다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구는 입주를 희망한 20여개 업체 가운데 사업 전망이나 기존 점포 판매 품목과 중복여부, 전통시장에 문화적 향기를 더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8곳을 선정했다. 컵케이크를 굽고 교육도 하는 '용감한 컵케이크', 엄마들이 재능을 팔 수 있도록 돕는 '차차차', 중고의류를 (위탁)판매하는 '구제 나눔의 뜰', 반찬·도시락 업체 '행복나눔 플러스', 어린이 놀이카페 '무지개나무' 등이 지난달 말 입점해 영업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입점 업체들은 청년 사회적기업답게 당장의 수익보다 지역사회와 공생을 목표로 한다. 바리스타를 양성하며 커피를 파는 '자리 커피전문점'은 쉼터나 저소득층 청소년을 커피나 빵 전문가로 키울 계획. 벌써 3명이 교육을 받고 시간제로 근무하기로 했다. 위기 청소년을 위한 쉼터 조성, 커피인들을 위한 협동조합 설립이라는 보다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샤론 플라워'는 구세군 후생원 퇴소 청년이 자립을 준비하는 꽃집. 수익금 일부를 후생원 자립관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에게 지원하는 한편 예비 꽃장식가 과정을 밟고 있는 청소년 고용, 지하철을 이용한 노인 배달원 채용도 구상 중이다.

<서대문구가 인왕시장="" 내="" 비어있던="" 점포를="" 새로="" 단장해="" 청년창업가와=""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에="" 무상="" 임대했다.="" 전통시장="" 상인들과=""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이="" 소통을="" 통한="" 상생을="" 외치고="" 있다.="" 사진="" 서대문구="" 제공="">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조합이지만 전통시장 상인들과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은 소통을 통한 상생을 꾀하고 있다. 이재석 인왕시장 상인회장은 "한 울타리 안에서 가족처럼 어울리고 소통할 자리를 자주 마련하려고 한다"며 "지난달 말에 노래자랑대회도 열었다"고 말했다. 설치미술가들 활동·전시공간인 '스페이스 플러스'는 '인왕시장 기획'을 시작했다. 지금은 상인들 이야기를 모으는 중. 이후 시장 지도그리기, 공통 포장디자인 개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상생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성원 샤론플라워 점장은 "시장 상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고 고객에게 입소문도 내줘 수입이 꽤 된다"며 "4~5개월이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재석 상인회장은 "컴컴한 곳을 단장해서 환해진데다 새로운 유형의 업체들이 들어와 전통시장도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상인들과 새 점포주들이 양쪽 가게를 이용하기도 하는 등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9000여만원을 들여 전체 상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배송센터 겸 주민 휴식공간과 화장실을 설치했다. 배송센터에서는 당일 3만원 이상이나 10㎏ 이상 물품을 구입하면 시장 반경 2㎞까지 배달해준다. 박우동 경제발전기획단 주무관은 "죽어있던 공간을 개보수하고 문화와 젊음이 함께 하는 업체가 입주하니 상인들 반응이 좋다"며 "8개 업체가 입주한 구역을 '인왕시장의 명동'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인왕시장은 교통이 편리해 하루 평균 3000명 가량이 즐겨찾는 곳"이라며 "희망가게가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창업자 자립을 위한 기반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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