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기영역(自己領域) 지키기

지역내일 2012-07-06

조윤재/맥스경영컨설팅 대표

1776년, 지금으로부터 236년 전 세계의 국가는 불과 35개국이었다. 지금은 230여 개국에 이른다. 1년 2개월마다 나라가 하나씩 생긴 셈이다. 인류가 자기만의 터전을 그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우스 푸어(House poor: 은행 빚으로 집사서 고생하는 사람)가 많은 이유도 금융 탓보다 집 욕심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막론하고 자기 영토는 목숨 걸고 보존하려 든다. 자기 영토에서 자기새끼를 지키려고 죽을 때까지 맹렬히 싸우는 가시고기가 있고, 새의 지저귐도 자기영토임을 선포하는 행동이며, 배변냄새로도 자기영역임을 경고한다. 자기영역은 짝짓기와 번식을 통한 종족보존의 제1조건이기 때문이다.

고유시장 없으면 기업존립 어려워

국가와 민족 간에도 영토싸움이 한창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세상천지가 모두 시장이고 우주도 시장의 대상이 되지만 자기의 고유시장이 없으면 기업은 존립하기 어렵다.

과거 같은 거품 성장시대에는 남이 흘려버린 시장이나 미처 채우지 못한 시장여분을 넘보고 살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세계적 경제 위기시대에는 시장영역확보나 영역보전을 위한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자기 시장영역의 보존 방식은 무엇일까.

첫째는, 영역 내에서 더욱 전문적으로 세분화하여 틈새를 없애는 것이다. 아기 기저귀 시장은 신생아용부터 체중의 차이에 따라 2~3개월 단위로 세분화하고 걸음마가 시작되면 누워서 채우는 걸 싫어하므로 서서 갈아 채우는 방식으로 착용방식을 전환시킨다.

둘째는, 영역을 확대하는 길이다. 기저귀를 만드는 회사에서 좋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아기용 기저귀서 성인용 기저귀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요즘에는 요실금 환자, 심신박약자, 노인성 질환자용 기저귀도 만든다.

아기용 이유식을 노인이나 환자용 유동식으로 변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카지노용 슬롯머신 모니터 분야의 세계적 강소기업 코텍은 의료용 모니터 시장으로 확대해 의료기 분야의 거성 지멘스와 GE메디컬에 공급하고 있다. 모두 영역을 확대하는 기업의 전략에 충실한 사례이다.

셋째는, 영역 내에서 다양화하는 것이다. 음용수를 알카리수, 이온수, 심층수, 육각수 등 다양한 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음악의 인기순위를 알려주는 빌보드차트도 11개 부문(클래식, 재즈, 현대재즈, 컨트리, 크로스오버, 댄스, 라틴, 팝, 랩, 리듬엔블루스, 록)으로 나뉜다.

다가올 영역파괴 예상 중요

그런데 자기영역 보존하고 확장하는 기업에게 생길 수 있는 가장 공포스러운 사건은 바로 영역파괴자의 등장이다. 세분화도 전문화도 다양화도 아닌 시장영역파괴자는 새로운 개념으로 자기영토 확장 상황을 무력화시킨다. 필름시장을 파괴한 디지털카메라, 전선시장을 파괴한 무선통신, 우편시장을 파괴하는 전자통신, 가족단위상품 시장을 파괴하는 1인 가구는 영역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은 자기영역을 만들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영역 파괴를 예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유소시장을 파괴할 전기차, OPEC을 무너트릴 셰일가드, 사교육시장을 파괴할 학력 타파와 대안학교, 혼례시장을 파괴할 친인척만의 결혼관습, 젊은 노동시장을 파괴할 퇴직 후 저임노동인력, 대도시 아파트시장을 파괴할 귀농귀촌 주거형태를 통해서 자기 스스로 영역파괴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어야 한다. 영역파괴자가 되는 것이 영역 보존에 맞서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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