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대학입시 현장에서

지역내일 2002-01-17 (수정 2002-01-19 오후 3:25:45)
지난 한 해에 일어난 모든 일이 그랬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온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듯 반복됐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1998년 당시 중3이던 금년 고3생들은 “시험 없는 대입제도” 라는 구호를 귀가 아프게 들었고, 더욱이 수능의 난이도가 잇따라 낮아졌으므로 새 대입제도의 본격적 실시를 믿어왔다. 그러나 새 제도의 첫 번째 적용 집단인 이번 응시생들과 부모들은 정부가 약속한 새 제도의 기본 방향의 수혜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됐다.
개인별 수능시험 총점과 석차가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알 수 없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엄청난 심리적 공황을 겪었고, 불만을 넘어 분노까지 드러냈었다.
이러한 혼란은 수능등급제 실시를 결정할 때부터 예상된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대학간, 학과간 격차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인 점수 비교 경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입시제도에서 수험생에게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것은 눈감고 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운명’처럼 주어지던‘석차 배치기준표’가 무력해지고 각자 알아서 하라니 당황할 만도 하였다.
문제는 총점 정보를 교육 당국이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시에서 수능의 비중을 낮춘다는 이유로 수험생에게만 감추었던 것이다. 대학은 수능등급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의 영역별 점수를 합산함으로써 응시자간의 상대적 위치를 간단히 파악할 수 있다.
올 대학입시에서 난이도 파동이 겹친 이번 수능 혼란의 본질은 1998년에 발표한 새 대입제도에 기인한다. 2002학년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한 대입제도의 근간은 고교내신과 개인별 특성 및 재능의 전형비중을 크게 높이는 대신 수능의 비중을 대폭 낮추는 것이었다. 방향은 좋으나 커다란 방향 전환이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므로 6∼10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혼란을 막자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학별 본고사가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대입전형의 핵심인 수능의 비중을 대폭 낮춘다는 것은 그에 대신할 신뢰할 수 있는 전형 자료를 개발해야 함을 의미한다. 내신, 면접, 특별재능 평가 등을 당시 정부는 내세웠다. 그러므로 정부, 대학, 고교가 새로운 전형자료의 확보 체제와 방법을 신속히 확립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능에 대한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을 대신할 다른 전형자료의 개발은 소홀히 하면서 지속적으로 수능의 난이도를 낮춰왔다. 그러다 2001년 ‘물 수능 논란’이후 상위권 대학들이 난이도 상향을 요구했다. 그 결과 올해 수능의 난이도 상향과 등급제 실시에 따른 심리적 공황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장기적으로 입시제도 개선을 위해 다음 사항을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신뢰할 수 있는 다른 공정한 전형자료를 확보할 때까지 수능의 내용과 난이도를 인위적으로 바꾸지 말아야 한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수능같은 획일적 시험의 비중을 대폭 줄이기 위해 각 대학에서는 다양한 평가와 전형방법을 개발하여야 한다. 셋째, 고교내신의 공신력을 확립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이것은 고교 교육 정상화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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