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배혜정누룩도가’배혜정 대표

고급탁주 ‘부자’로 전통술 세계화 꿈꾼다

지역내일 2002-01-21 (수정 2002-01-23 오후 5:15:28)
300㎖짜리 탁주가 한병에 3,000원? 소주도 아닌 탁주가 16도? 싼값에 배불리 마실 수 있는 술의 대명사격인 탁주가 달라졌다. 지난해 5월 모습을 드러낸 ‘부자(富者)’는 막걸리나 동동주로 대표되는 탁주의 정형을 깨고 양주같은 탁주를 선언했다.
남성들의 영역으로 치부된 주류업계에 마흔이 넘어 도전장을 내민 여성. 전통주를 현대화시킨 배상면 일가의 외동딸인 배혜정(46)씨다. 배혜정 대표가 사업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불과 3년 전. 우리 술 연구에 평생을 바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남자 형제들이 내어 놓은 국순당 백세주와 배상면주가 산사춘 등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을 때였다.
“당시 아버지는 양조장 대표들에게 주질 교육을 하고 계셨어요. ‘약주뿐 아니라 탁주도 우리의 대표적인 술로 남아야 한다’고 항상 주장하셨거든요. 약주는 붐을 타고 성장했지만 탁주는 자꾸 스러지는 게 안타까워서 그랬는데 양조장에서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갖고 있었어요. 탁주는 안되는 사업이라고. 아버지께서 ‘안되겠다, 네가 해라’ 하시더라구요.”
2000년 2월 탁주제조 면허를 손에 쥐면서 탁주생산을 시작했다. 그는 탁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옛 서울 인근의 상류층들이 마시던 합주를 재현했다. 1920∼30년대에는 쌀을 발효시켜 맑은 윗물은 약주로 마시고 아래의 침전물은 합주라 해서 즐겨 마셨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인 부자는 물을 섞지 않은 원주(原酒)로 위스키처럼 빨리 취하고 빨리 회복된다. 아침에 깨어나면 숙취도 없는 이 술은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와도 들어맞았다는 것이 배 대표의 자랑이다.
“이제는 품질로 경쟁해야지 가격경쟁은 안돼요. 소비자들도 옛날에는 싼값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호했지만 요즘은 좀 더 멋있고 품위있는 먹거리를 찾아요. 전통주도 마찬가지예요.”
주류사업하는 집안의 딸이 아버지가 연구해놓은 술을 상품화했는데 무엇이 그리 대단한가 하고 면박주는 이들은 없을까.
“득실이 다 있어요. 배혜정누룩도가가 국순당이나 배주가(배상면주가)와 형제 사업체라고 하면 ‘아하!’ 하고 여기는 건 득이죠. 사실 국순당이나 배주가가 아니었다면 시장 진입도 많이 늦었을 거예요. 반면 쉽게 사업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이예요. 그런 평가에 일일이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나도 남들(다른 사업가들)이 겪는 고민은 다 하고 있어요.”
술사업은 장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일. 배 대표는 이 사업을 등산에 빗대어 “즐겁기는 해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름을 내건 이상 끝장을 보려 한다”는 배혜정 대표. 그는 올 한해를 배혜정누룩도가의 도약기로 보고 탁주제조의 과학화와 표준화, 전통 탁주의 국제화를 목표로 힘차게 뛰고 있다.

/미즈엔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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