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도박에 참가한 승려 7명을 모두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허철호 부장)은 실제 도박을 벌인 스님 7명 가운데 조계사 전 주지 토진 스님과 백양사 무공 스님 2명을 수백만원대 도박을 벌인 혐의(단순도박)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승려 5명은 약식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무단으로 호텔에 침입해 CCTV를 설치한 혐의(공동주거침입 등)로 보현 스님과 CCTV 업자 1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승려들의 일탈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전 조계사 주지 등은 불교신자와 국민에게 충격을 준 점 등을 고려해 법정형이 벌금만 있음에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조계종 승려 도박사건은 백양사 주지 자리를 놓고 벌어진 계파간 다툼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계종 5대 총림이자 25개 본사 중 하나인 백양사 주지는 수백개의 말사 주지 임명권을 가지게 된다. 종단 내 '파워그룹'을 만들 수 있는 지위도 얻어 자리 다툼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툼의 발단은 백양사 방장(총림의 최고 책임자) 수산 스님이 입적하기 전에 남긴 유시(가르치는 문서)에서 시작됐다. 수산 스님은 타계 전 현 주지 시몽 스님 대신 진우 스님을 주지로 임명하라는 유시를 남겼다. 하지만 시몽 스님은 수산 스님의 유시를 인정하지 않고 주지 직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세력간 다툼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4월 24일 수산 스님 49재가 열렸고, 유시를 받아 진우 스님을 주지로 천거하려는 스님들은 하루 전인 23일 백양사 인근 호텔에 모였다. 이 소식을 들은 시몽 스님을 옹호하는 측에서 모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호텔 방에 CCTV를 설치한 것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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