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 ‘엉터리’

지역내일 2012-07-19
산에다 심어야 할 억새는 버리고
토사 폐기예산 빼돌리려다 적발

지난해 산사태로 주민 16명이 숨진 우면산 복구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비 피해 예방을 위해 심어야 할 억새를 그냥 버렸는가 하면 현장에서 나온 토사를 폐기하는 예산을 빼돌리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18일 서울시와 산림조합중앙회경기도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 송동마을 산사태복구공사 현장에서 억새 1만본이 버려졌다. 작업인부 10여명이 트럭에 억새를 싣고 식재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진입로에 무단투기한 것. 복구공사를 진행 중인 산림조합은 작업반장이 조합에서 파견한 현장감독자에 보고 없이 임의로 버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서 (감독)확인을 못했다"며 "작업반장과 인부들에게 경고조치를 했고 금전적 배상조치도 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만본은 다시 구입해서 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려진 분량만큼 우면산자락은 노출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억새는 뿌리가 빨리 뻗고 잔뿌리가 얽혀 흙을 잡아주기 때문에 비가 내릴 때는 일반 풀보다 유리하다.

억새는 산림조합에서 확인한 분량보다 더 많은 분량이 버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당일 우면산 복구공사에 참여했던 김 모(54)씨는 "일부는 골짜기에 버리고 일부는 땅에 묻었다"며 "내 눈으로 본 것만 500㎏들이 항공마대 8개와 포트묘 50개 정도가 들어있는 종이상자 80개"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초=""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를="" 한="" 장면.="" 사진="" 서울시="" 제공="">

산림조합측은 이같은 문제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조합 관계자는 "(매립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며 "준공 전에 전수조사를 실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합에서 심어야 할 물량 30만본이 제대로 심어졌는지 당장 확인할 의사는 없다는 얘기다. 최종 관리감독 책임기관인 서울시 역시 조합 편을 들었다. 시 관계자는 "산림조합은 다른 민간회사와 달리 억새가 안착할 때까지 사후관리를 하기 때문에 (지금 제대로 심지 않았더라도) 준공시점에 심은 물량을 확인하고 부족하면 추가 식재를 요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준공은 올해 우기가 지난 뒤 일이다.

산림조합은 심지어 복구현장에서 나온 토사를 폐기하는 예산을 빼돌리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조합은 4공구 현장에서 나온 토사를 매립지에 폐기하겠다며 4억7000만원 예산을 신청해놓고도 실제로는 인근 공사장에서 사용하거나 농지에 버렸다. 권익위 관계자는 "4개 공구 가운데 1개 공구만 조사했고 나머지 공구에서도 같은 일이 예상돼 추가 조사를 할 수 있도록 17일 서울시와 감사원에 공문을 보냈다"고 확인했다.

잡음이 커지는 만큼 우면산 복구공사 자체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이진규 서초구의원은 "억새만 해도 산림조합에서 처음에는 쓸모없는 걸 버렸다고 했다가 나중에야 1만본을 무단투기했다고 답변해왔다"며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없는 걸 보니 다른 공사도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홍대식 강남서초환경연합 의장은 "산림조합에서 사후관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서울시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건 사실"이라며 "지금이라도 보다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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