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코끼리걸음’ 시작됐다

지역내일 2012-07-20
책 발간, TV출연 등 빨라진 행보 … 대선출마 고민은 '진행형'

코끼리(?)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책을 냈고, TV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키로 했다. 벌써부터 서점가와 정치권은 들썩거리고 있다. 덩치가 커서 한 번 움직이긴 힘들지만 일단 한 발 내디디면 멈추지 않는다는 코끼리 행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도대체 생각이 뭔가?" =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다.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안풍'(안철수 바람)이라는 거대한 흐름도 만들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긴장했다. 새로운 흐름의 출현이 가져올 파장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인내심은 이내 바닥을 보였다. 지나치게 신중해 보이는 행보와 적은 말수를 참지 못하고 조바심을 냈다. 여기저기서 '도대체 생각이 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도 이때부터다.

때론 비판을 넘어 험악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사실 본인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안 원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도 "고민 중"이라고만 답했다.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대선주자군에 올려놓고 '생각이 뭐냐'고 따졌다. 심지어는 야권의 후보단일화와 갖가지 합종연횡의 시나리오까지 제시하면서 각종 설까지 유포했다. 다시 침묵이 흘렀고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높은 자살률과 저조한 출산율 = 그랬던 그가 19일 책을 발간했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안철수의 생각="">이다. 그를 비난했던 정치권과 궁금해 했던 국민에게 화답하는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책 속에서 안 원장은 우리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진단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안 원장은 두 가지 통계에 주목했다. 높은 자살률과 저조한 출산율이다. 자살률은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보여준다. OECD 1위라는 오명은 우리 국민의 삶이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는 징표다. 출산율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저조한 출산율은 희망이 없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를 근거로 안 원장은 '복지' '정의' '평화'라는 3대 화두를 언급했다.

이미 지난 5월 30일 부산대 강연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를 더욱 구체화하고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의 해석은 이렇다. "정치민주화가 정치권력의 독점, 곧 독재에 반대하고 국민 누구나 민주적 권리를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경제민주화란 공정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이다. 소수가 특권을 갖고 시장을 독점하고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경제 주체로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다." 이것이 '안철수의 생각'이다. 이렇게 그는 '복지' '재벌개혁' '남북통일'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가계부채' '사교육과 학교폭력' 'FTA와 농업' '언론사 파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19일 오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안="" 원장의="" 책을="" 관심있게="" 보고있다.="" 뉴시스="" 김영욱="" 기자="">

◆"더 많은 사람들과 힘 모으겠다" = 이제 관심은 올 연말 대선에 그가 도전할 지에 모아진다.

안 원장은 이번에 책만 출간한 것이 아니다. 텔레비전 예능프로에도 출연한다. 7월 23일 방송되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프로그램이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출연해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던 바로 그 프로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전위원장도 출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대선주자로서의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여전히 안 원장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설명한다. 책 출간을 위해 대담을 진행했던 제정임 교수도 인터뷰를 마치면서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지 하지 않을지 솔직히 알 수 없다"고 털어놨다. 안 원장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과연 내가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 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진정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셈이다.

책의 서문에서 그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앞으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아니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이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더 보탤 것도, 일부러 줄일 것도 없이 딱 거기까지인 것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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