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월 2회 '주제가 있는 대화'
"자발적 주민참여 실현하는 계기"
"상자텃밭을 분양받았는데 잘 안자라요. 물을 주면 흡수만 하고…." "흙에 문제가 좀 있지 않나 싶어요. 분석해보고 토양 질을 개선해봐야겠습니다." "물뿌리개 뚜껑이 남아있지 않아요. 농기구도 없어지고. 개인 소유라면 이렇게는 안되겠죠."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19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구청에서 이동진 구청장과 주민 30여명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주민과 함께하는 목요데이트'다. 토론주제는 친환경 도시농업. 스스로 농작물을 가꾸면서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친환경 농산물을 먹으며 땀 흘리는 농사의 즐거움을 터득한 이들이 도시농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서로 나누고 그 의미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시간이다.
참가자는 다양하다. 쌍문동과 도봉동에서 친환경 나눔텃밭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부터 구립어린이집과 동주민센터에서 옥상텃밭을 가꾸는 주민, 공동주택 옥상에서 작물을 기르는 이들, 상자텃밭을 분양받거나 도시농업학교 강좌를 수강한 이들 등이다. 구에서 상자텃밭과 나눔텃밭 등을 분양받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토론자를 섭외했지만 인근 노원구에서도 도시농업에 관심을 가진 주부들이 참여했다.
이동진 구청장이 사회를 맡은 토론회는 별다른 형식이나 순서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은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공통된 관심사가 있어서인지 곧 말문을 트고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서울 도봉구가="" 매달="" 두차례="" 주제가="" 있는="" 토론회를="" 열고="" 있다.="" 19일="" 이동진(맨="" 왼쪽)="" 구청장이="" 친환경농업을="" 주제로="" 한="" 목요데이트에="" 참여한="" 주민들과="" 토론회가="" 끝난="" 뒤까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도봉구="" 제공="">
"텃밭 분양 시기가 늦어 2모작을 할 수 있는데도 한차례 밖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거 아닌가요." "돌려짓기를 해야 하는 농작물이 있는 만큼 구에서 단순히 분양만 할 게 아니라 이전 해에 어떤 작물을 심었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구청 입장에서는 다소 따끔한 지적부터 농사짓는 지혜 나눔까지 주민들 의견은 다양했다. "친환경농업이니만큼 천연농약을 직접 만들어 써보세요. 생각보다 쉬워요." "고추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금세 시들어요."
도심에서 농사짓는 즐거움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다소 문제가 있는 학생들도 수확하는 재미에 자주 체험농장에 가자고 해요. 기대했던 대로 정서순화에 도움이 됩니다." "가뭄에도 땅을 뚫고 올라온 열무씨를 보고 자연이 인간을 가르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동진 구청장은 "생활주변에 방치된 공간을 도시텃밭으로 일구고 있다"며 "친환경 농작물을 직접 가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도봉구 목요데이트는 고질적인 민원을 가진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통상적인 면담과 달리 특정 주제를 정하고 그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게 특징이다. 지난해 4월 지역 내 13개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만나 도서관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걸 시작으로 매월 한차례 토론을 진행하다가 이달 들어서는 한달에 두차례로 늘렸다.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주민, 청소년 시설 관계자, 이웃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 등 주제도 참여자들도 다양했다.
목요데이트는 단순한 현장토론으로 끝나지 않는다. 간단한 건의사항은 현장에서 즉석 처리하는가 하면 정책 관련 내용은 민·관 협력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와의 만남을 통해 공공도서관과 사립도서관간 협력망이 구성됐고 종교인과의 만남 결실은 종교기관이 지역 사회복지 거점기관에 합류한 점이다. 구 관계자는 "작은 규모라도 평소 행정과 거리가 먼 주민들과 만나 자발적인 주민참여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며 "도서관지도나 복지수첩 제작, 자원봉사협의체 구성 등 쏠쏠한 성과물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다보면 결과적으로는 공동의 가치를 우선하는 쪽으로 얘기가 모아진다"며 "구청 입장에서는 평소 들여다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주민 입장에서는 구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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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주민참여 실현하는 계기"
"상자텃밭을 분양받았는데 잘 안자라요. 물을 주면 흡수만 하고…." "흙에 문제가 좀 있지 않나 싶어요. 분석해보고 토양 질을 개선해봐야겠습니다." "물뿌리개 뚜껑이 남아있지 않아요. 농기구도 없어지고. 개인 소유라면 이렇게는 안되겠죠."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19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구청에서 이동진 구청장과 주민 30여명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주민과 함께하는 목요데이트'다. 토론주제는 친환경 도시농업. 스스로 농작물을 가꾸면서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친환경 농산물을 먹으며 땀 흘리는 농사의 즐거움을 터득한 이들이 도시농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서로 나누고 그 의미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시간이다.
참가자는 다양하다. 쌍문동과 도봉동에서 친환경 나눔텃밭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부터 구립어린이집과 동주민센터에서 옥상텃밭을 가꾸는 주민, 공동주택 옥상에서 작물을 기르는 이들, 상자텃밭을 분양받거나 도시농업학교 강좌를 수강한 이들 등이다. 구에서 상자텃밭과 나눔텃밭 등을 분양받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토론자를 섭외했지만 인근 노원구에서도 도시농업에 관심을 가진 주부들이 참여했다.
이동진 구청장이 사회를 맡은 토론회는 별다른 형식이나 순서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은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공통된 관심사가 있어서인지 곧 말문을 트고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서울 도봉구가="" 매달="" 두차례="" 주제가="" 있는="" 토론회를="" 열고="" 있다.="" 19일="" 이동진(맨="" 왼쪽)="" 구청장이="" 친환경농업을="" 주제로="" 한="" 목요데이트에="" 참여한="" 주민들과="" 토론회가="" 끝난="" 뒤까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도봉구="" 제공="">
"텃밭 분양 시기가 늦어 2모작을 할 수 있는데도 한차례 밖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거 아닌가요." "돌려짓기를 해야 하는 농작물이 있는 만큼 구에서 단순히 분양만 할 게 아니라 이전 해에 어떤 작물을 심었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구청 입장에서는 다소 따끔한 지적부터 농사짓는 지혜 나눔까지 주민들 의견은 다양했다. "친환경농업이니만큼 천연농약을 직접 만들어 써보세요. 생각보다 쉬워요." "고추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금세 시들어요."
도심에서 농사짓는 즐거움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다소 문제가 있는 학생들도 수확하는 재미에 자주 체험농장에 가자고 해요. 기대했던 대로 정서순화에 도움이 됩니다." "가뭄에도 땅을 뚫고 올라온 열무씨를 보고 자연이 인간을 가르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동진 구청장은 "생활주변에 방치된 공간을 도시텃밭으로 일구고 있다"며 "친환경 농작물을 직접 가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도봉구 목요데이트는 고질적인 민원을 가진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통상적인 면담과 달리 특정 주제를 정하고 그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게 특징이다. 지난해 4월 지역 내 13개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만나 도서관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걸 시작으로 매월 한차례 토론을 진행하다가 이달 들어서는 한달에 두차례로 늘렸다.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주민, 청소년 시설 관계자, 이웃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 등 주제도 참여자들도 다양했다.
목요데이트는 단순한 현장토론으로 끝나지 않는다. 간단한 건의사항은 현장에서 즉석 처리하는가 하면 정책 관련 내용은 민·관 협력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와의 만남을 통해 공공도서관과 사립도서관간 협력망이 구성됐고 종교인과의 만남 결실은 종교기관이 지역 사회복지 거점기관에 합류한 점이다. 구 관계자는 "작은 규모라도 평소 행정과 거리가 먼 주민들과 만나 자발적인 주민참여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며 "도서관지도나 복지수첩 제작, 자원봉사협의체 구성 등 쏠쏠한 성과물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다보면 결과적으로는 공동의 가치를 우선하는 쪽으로 얘기가 모아진다"며 "구청 입장에서는 평소 들여다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주민 입장에서는 구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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