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곳간’ 고갈 … 경제위기 못버텨

지역내일 2012-07-25 (수정 2012-07-25 오후 7:45:58)

실직근로자에게 줄 실업급여 적자가 심각하다.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를 쌓아두는 '곳간'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대로는 지금의 경제위기를 넘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5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실업급여사업(고용보험중 실직자에게 주는 구직급여·취업촉진수당·연장급여)은 지난해 6100억원 적자를 냈다. 2007년부터 연속적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적자는 1조5400억원 규모였다.

5년간 내리 적자가 이어지면서 적립금도 급감했다. 2007년 5조4300억원이던 적립금은 지난해 1조7400억원으로 4년만에 1/3토막이 됐다. 이에 따라 지출 대비 '적립금 배율'은 2007년 2배에서 2009년 0.8배로, 급기야 지난해 0.4배로 낮아졌다.

'적립금 배율'이란 실업대란에 대비해 지출의 일정비율을 쌓아두도록 한 일종의 '기준 눈금'으로, 고용보험법에는 1.5배를 법적한도로 정해두고 있다.

실업급여사업이 적자를 내는 것은 수입증가율보다 지출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다. 2006~2011년 연평균 지출은 12.9% 늘어난 반면, 수입은 7.1% 증가에 그쳤다. 특히 지출의 11%를 차지하는 모성보호 육아지원사업은 지난해 37.4%나 늘어났다.

문제는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대란이 본격화할 경우다. 이 추세대로라면 실업급여 재원이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 실업자 고용안전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업급여 총지급액은 2007년 2조6274억원이었으나 글로벌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3조1303억원으로 전년대비 19.5%, 2009년엔 4조4346억원으로 전년대비 41.7%나 늘었다.

당시에는 쌓아둔 적립금 5조4300억원 때문에 실업급여 지급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늘어난 실업급여 증가율(전년대비 41.7%)을 적용하면 내년 지급해야 할 총 실업급여액은 5조86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예상대로라면 적립금(1조7374억원)과 내년 수입예상액(3조8328억원)을 모두 쏟아부어도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실업급여 재정으로는 경제위기를 견딜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술교육대 유길상 교수는 "올해 적립금 배율이 0.3배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성균관대 조준모(경제학) 교수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면 현재 기금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실업급여 계정에서 모성보호사업 지출 규모가 계속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해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2010년부터 순수 실업급여 지급액은 줄고 있는 데 반해 모성보호급여액은 급격히 늘어나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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