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림/경상남도 동남권발전국장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은 영국에서 500원짜리 지폐에 새겨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조선소 건설 차관 도입을 성사시켰다.
1970년대 정부주도로 육성된 조선 산업이 불과 30년만에 세계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선조들의 선박 제작 기술력이 여러 세대를 거쳐 계승되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2002년부터 세계 1위를 차지한 조선 산업은 그러나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와 중국의 국륜국조(國輪國造) 정책 등의 영향으로 기술격차가 좁혀져 어려움이 크다. 반면 육상자원의 고갈, 오일 가스 가격의 급등에 따른 심해저 자원 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미래 먹거리 조선산업 고도화, 해양플랜트로 승부
조선해양산업은 어느 산업분야보다도 일자리 창출에 유리한 노동·지식 집약형 대형 복합엔지니어링 산업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자명해진다. 세계 1위 조선강국을 지키고 조선산업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기 위한 새로운 길은 조선산업의 고도화와 해양플랜트 산업의 육성이다.
해양플랜트는 석유, 천연가스 등 심해저에너지를 생산하는 바다 위 생산기지로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0년에는 500조원의 시장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며 철강, 기자재, 해운 등 전후방 연관효과도 크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은 조선산업에 비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해양플랜트 선가의 35~55%를 차지하는 기자재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제품의 신뢰도, 납품실적 등 측면에서 열위이며 기술자립도는 20% 정도다. 90%에 육박하는 조선기자재 기술자립도와 비교 시 해외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같이 기술력과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국내 조선기자재업체들도 쉽게 해양플랜트 산업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이러한 해양플랜트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3월 한국을 먹여 살릴 6대 미래 선도산업에 해양플랜트 산업을 선정했다.
경남은 글로벌 TOP 10 내에 포함되는 대형조선사만 4개사(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가 위치하고 있으며 국내 조선해양산업의 50%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조선해양산업 클러스터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조선산업의 기술력은 세계 우위에 있으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는 해양플랜트산업과 소득증가와 여가문화 확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매년 8% 이상 성장하고 있는 레저선박 분야의 기술력은 조선 산업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한다.
특히 많은 자본력을 필요로 하는 해양플랜트는 산업기반 조성이 이루어 지기까지 대형 조선사 선도 하에 육성 발전되어야 할 것이며, 레저선박분야의 중소형 조선업체 신규 진입에 대한 정부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남 해양플랜트 국산화에 노력
경남은 해양플랜트 기자재 기술자립도 향상을 위해 거제 오비산단에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험인증센터, 하동에 해양플랜트 핵심원천기술 확보 및 연구기반 구축을 위한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건립, Subsea(심해저) 초고압 연계협력체계 구축 등 기술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해양산업은 경남도내에서만 38조의 생산액과 1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6만5000여명의 고용을 만들어 내는 경남의 주력산업이자 미래 먹거리산업임이 틀림없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 대형조선사와 조선해양기자재 업체, 그리고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분야별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한다면, 어두운 구름은 곧 걷혀질 것이며 조선산업과 더불어 해양플랜트산업 역시 세계 1번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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