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얘기│후발주자 한국이 볼리비아 마음을 얻기까지] 광물공사 사장, 볼리비아 12번 찾아가

지역내일 2012-07-09 (수정 2012-07-09 오후 3:42:53)

볼리비아는 한국에서 비행시간만 25~27시간에 이르고 환승시간까지 감안하면 왕복 꼬박 3일 이상이 걸리는 먼 나라다.

더구나 수도인 라파스는 해발 4000미터에 달하는 고지대여서 외국인 방문자들은 고산병 또는 저산소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리튬이 녹아있는 우유니 소금호수도 해발 3653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은 "볼리비아 리튬 확보는 '한국형 자원외교'에 답이 있다"며 그 키워드로 적극성, 진정성,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이런 말을 실천하기 위해 볼리비아까지 직접 12번 왕복했다.

만나주지 않는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며칠을 양복차림으로 대기하기도 했고, 고산병으로 적잖은 고생을 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0년 우유니를 방문했을 때는 24시간 동안 시위대에 억류되기도 했다.

◆한국산 TV, 휴대폰도 선물 = 광물공사는 지난해 2월 리튬사업 파트너 선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은 에차수 증발자원총국장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그는 광물공사를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포항과학기술연구원, 포스코 등을 돌아보며 자동화된 생산라인, 연구수준, 첨단시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실 광물공사가 그를 한국으로 초청한데는 전략적 의도가 숨겨 있었다. 같은 기간 볼리비아 관계자들은 일본에서 열리는 리튬 컨퍼런스에 방문키로 되어 있었던 것. 광물공사는 최고 책임자를 일본 대신 한국으로 초청함으로써 자칫 일본에 뺏길 수 있는 기회를 사전 차단한 것이다.

광물공사 직원들은 먼 나라를 방문한 그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매일 아침 직접 갈아만든 홍삼쥬스를 대접했고, 양복에 얼룩이 생기자 백화점에서 한국산 고급 양복을 선물한 일화도 있다.

선물에도 전략을 담았는데, 2010년 8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한국을 처음 방문한 당시에는 축구광인 그를 생각해 한국산 대형 LED TV와 최신형 휴대폰을 선물했다. 실무진들에게도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을 제공했으며, 이 제품에 한국의 기술로 만들어진 리튬배터리가 사용됐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7월 한국은 볼리비아와 리튬배터리 산업화에 대한 MOU를 체결했고, 3단계 사업 제안을 한 중국·미국·스위스·핀란드의 6개사를 제치고 1년 뒤인 올해 6일 최종 계약을 따냈다.

◆광물공사·포스코, 신기술 개발 = 한국은 경쟁국보다 늦은 2009년부터 볼리비아 과학위원회에서 공동연구 참여승인을 받고 우유니 염수 샘플 1만5000리터를 국내에 들여와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이미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은 리튬배터리 공장설립 등에 대한 제안서를 볼리비아 정부에 제출한 상태였다.

볼리비아 우유니는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산지대에 위치해 자연증발·건조를 통해 리튬의 농도를 높이기에는 여건이 불리하고 품위도 낮은 편이다. 따라서 리튬 제조기술이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할 핵심요인으로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2010년 3월 국내 관련 연구기관(광물공사,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은 탄산리튬 제조 기술개발사업단을 구성, 그해 7월 3가지(KB1 KB2, KB3)기술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광물공사는 이 중 하나의 기술공정에 대해 국내·국제특허를 출원했으며, 볼리비아 현지에서 개최한 기술발표회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나아가 포스코는 올해 2월 리튬생산 기간을 현재의 12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리튬 염수는 보통 자연증발 기간을 거친 후 생산되는데, 포스코는 자연증발 대신 화학반응을 통해 리튬을 추출함으로써 기존에 1년 이상 걸리던 추출 시간을 불과 1개월 이내로 단축시킨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부사장은 "우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며 "당분간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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