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우리 농산물 팝니다”

지역내일 2012-07-31
농협, 신토불이 창구로 도·농상생 … 내년까지 대도시 모든 금융점포에 설립 계획

도시농협 금융점포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 농산물을 파는 매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오후, 주부 조 모(49)씨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서서울농협 연서지점에서 농산물을 고르고 있었다. 23㎡ 남짓한 넓이의 농산물 판매장에는 쌀을 포함한 각종 농산물과 1차 가공품들이 손님들이 고르기 좋게 진열돼 있었다.

연서지점 금융매장은 2층에 있고 농산물을 판매하는 '신토불이창구'는 1층에 있다. 이곳을 찾는 금융고객들은 1층을 들러 2층으로 올라가게 돼 있다. 조씨는 "집에서 가까워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매장을 들른다"고 말했다. 일산에서 온 또 다른 여성 고객은 "은행에 볼 일이 왔다가 농산물을 하나 사간다"고 말했다.

◆신토불이창구는 저비용 고효율 = 농협중앙회는 지난 5일 농업인과 소비자 중심으로 농협을 확 바꾸겠다며 △농업인이 생산한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대도시 농협의 경제사업을 대폭 확대해 신용사업에서 경제사업 중심으로 기능을 전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인구 30만명 이상 대도시의 107개 도시농협은 1154개 금융점포 중 428개 신토불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회와 도시농협들은 내년까지 전체 매장에 신토불이창구를 설립하도록 할 계획이다. 도시 소비자들과 가까운 곳에 뿌리내린 농협 금융점포마다 신토불이창구를 운영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서울농협은 본점을 포함 15개 금융매장 중 12곳에 신토불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엄태진 서서울농협 연서지점장은 "경제적 이익만 따진다면 금융점포에서 신토불이 창구를 운영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도시농협은 농산물 판매에 힘써야 한다는 게 우리 조합의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서서울농협은 '농산물판매 중심' 철학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 1185억원 중 33%인 396억원을 경제사업에서 벌었다. 연서지점은 지난해 신토불이창구에서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산물 산지에 있는 농촌농협들도 도시농협의 신토불이창구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강원도 횡성 서원농협 이규삼 조합장은 지난 3월 조합을 방문한 김수공 농협중앙회 농업경제대표에게 "중앙회가 신용 및 경제사업을 분리한 사업구조개편을 했지만 도시농협의 신토불이창구가 그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불광동에="" 있는="" 서서울농협="" 연서지점은="" 1층에="" 농산물을="" 파는="" '신토불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2층에="" 있는="" 금융매장을="" 가려면="" 이곳을="" 지나가야="" 한다.="" 신토불이창구는="" 은행에="" 왔다가="" 농산물을="" 사가는="" 주민들에게="" 생활밀착형="" 농산물판매망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연근="" 기자="">

중앙회 관계자는 "사업구조개편으로 농협중앙회가 직접 운영하는 금융점포가 농협은행으로 바뀌면서 신토불이창구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회가 직접 운영하는 금융점포 867개 중 신토불이창구는 696곳에 설립돼 있고 지난해 1100억원의 농산물을 판매했다.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더 편리하게 = 농협중앙회는 신토불이창구와 함께 인터넷 등 온라인(On-Line)에 기반을 둔 회원제 가정택배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산지에서 소비자의 집까지 '도어 투 도어' 시스템으로 농산물을 배달하겠다는 것이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는 5일 브리핑에서 "산지에서 생산된 청과, 양곡, 축산 등 신선농산물과 이를 원료로 가공한 농식품을 온라인쇼핑몰과 하나로마트, 신토불이창구 등 유통채널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에게 직접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2017년까지 온라인쇼핑몰에 1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도시농협의 금융고객들은 도시농협이 소비자들을 협동조합원으로 받아들여 생산자조합에서 소비자조합으로 역할을 확대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연서지점에서 농산물을 구매한 조씨는 "농협에서 우리 농산물을 구매한 실적에 비례해 배당을 준다면 우리 농산물 구매를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협동조합연구소와 내일신문이 관악농협 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동진행한 심층면접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농협이 조합원은 아니지만 농협의 사업을 이용할 권리를 부여한 '준조합원'은 7대 도시에만 477만6000여명에 이른다. 농협과 정부는 이들을 조합원으로 만들 수 있다면 농산물 판매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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