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공자가 청춘에게] ‘맨발의 청춘’ 공자의 인생고백

지역내일 2012-08-03

윤수정/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수밭/신창호 지음

"사람들은 나를 태어나면서부터 세상만사를 아는 존재, 이른바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라고 추켜세우지만, 사실 전혀 아냐." 공자의 고백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는 야합소생, 볼품없는 외모, 혼자 놀기의 달인, 두 부모를 모두 여윈 고독한 청춘이었으며 일생동안 곤궁한 생활을 했고, 아버지의 산소가 어딘지도 모르던 불효자식이었다. 그러던 그가 '문화의 황제', '학문의 제왕', '성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자가 '공자야말로 시대를 초월해 오늘의 청춘에게 더 없는 모델이다'라고 소개하는 공자는 오늘날 우리의 청춘과 다름없는 '맨발의 청춘'이다.

그렇다고 있지도 않은 공자를 창조했다거나 공자의 메시지를 지어낸 것은 아니다. 저자는 '논어'를 중심으로 '공자가어', '사기'의 '공자세가', '시경', '서경', '주역' 등을 참고하여 재구성하고 고백 형식을 취해 쉽고 생생하게 들려준다.

정나라 사람이 공자의 모습을 보고 상가지구와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춘추의 혼탁한 시대에 뜻을 펼치기 위해 온 세상을 유세하고 다녔으나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말이 좋아 '천하주유'지, 사실 백수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공자는 이것을 부끄러워하지도 비관하지도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는 청춘에게 '결핍은 에너지가 되고 초라한 만큼 희망을 꿈꾸게 되므로 오히려 굶주려 있는 청춘을 찬양한다'고 말한다.

"나는 정말 자라나는 미래 세대가 두려워. 태양이 떠오르는 길목에서 하루를 준비하는 청춘이야말로 이 사회를 책임질 미래의 거울이지." 그러나 자신의 할 일을 찾아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는 청춘이라면 결코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20대라도 내일 모레 죽음을 예비하는 노인의 마음을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은 늙은이다."

"나는 청춘의 시기에 미천했다. 그렇기에 남들이 하지 않는 천한 일들을 많이 했고, 일을 하기 위해 여러 재주를 익혔다." 공자는 청춘시절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과제였으므로 계씨가문의 창고지기, 목동으로 일했다. 고생이라면 고생일 수 있으나 그 시절은 공자의 자부심이 됐으며, 삶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또한 시련의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그가 가진 재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진정 즐길 수 있는 인생의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고 말한다. 그토록 힘들게 '나'를 세웠기에 온갖 험난한 굴곡으로 점철된 인생을 좌초하지 않고 건널 수 있었다. 그래서 공자는 어떤 난관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을 '나를 세우는 것'이 바로 청춘이 해야 할 일이고, 바로 세상일을 뚫고 나갈 힘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그려진 공자는 완벽한 모습이 아니다. 인생을 먼저 살아 본, 통찰력 있는 스승 정도의 모습이다. 또한 좌충우돌 인생을 통해 경험하고 습득한 배움을 청춘의 선배로서 전한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제 공자가 고민하고 경험한 39개의 인생고백을 들어보자. 그리고 나의 위치를 확인하고 뚜벅뚜벅 걸어 가다보면 어느 날 짙은 주름 사이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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