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의 ‘추가경정예산 거부’ 셈법] ‘추경편성=경기침체’ … 투자심리 악화 경계

지역내일 2012-08-08
기업투자심리 급랭 우려 … "경기침체 아니다" 강조
90년대초반 일본사례 들며 "효과없고 부채만 늘어"

정부는 새누리당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를 강도높게 거부했다. 7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작심한듯 말했다.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추경요건에 해당되느냐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가재정법 89조에 추경의 편성사유로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로 정해 놨다.

◆추경편성은 경기침체 인정 = 현재 추경을 위한 조건으로 가장 근접해 있는 게 '경기침체'다. 박 장관은 전기대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한다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침체(Recession)'의 정의를 인용했다. 2009년 3월에 추경을 편성했던 것은 2008년 4분기가 '-5.1%'로 나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경을 하게 되면 '경기침체'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박 장관은 정부의 '자진신고'가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는 "지난달 기업경기실사지수가 71로 한달만에 실물이 그렇게 나빠진 것은 아닌데 무려 13p 떨어졌다"면서 기업투자심리 악화를 우려했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요즘 유가가 왜 오른다고 보느냐"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 것처럼 긍정적인 상황판단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나홀로 추경' 효과없어 = 국제적 분위기도 짚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올해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을 편성한 나라가 없고 대만이나 싱가폴도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추경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박 장관은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데도 (각 국가들이) 왜 추경을 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정책수단이 제한돼 있고 △2009년과 비교할 때 충격강도가 낮으면서 오래가는 상황이며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포함해 전 세계가 동반침체를 하고 있어 (우리나라만의) 추경편성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스스로 답했다.

그는 "추경 편성과 집행에 2개월의 시차가 있다"면서 "착수한 재정확대정책을 추진, 마무리하는 게 더 알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추경이유 제시한 '하우스 푸어 지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하반기에 추가투입키로 한 '8조5000억원 플러스(+)' 대책을 언급하면서 "SOC와 민간의 선투자를 활용해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재정의 추가투입보다 알뜰한 정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90년대초에 재정을 늘렸다가 성과가 낮았고 재정만 악화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균형재정에 대한 애정 = 균형재정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장관은 "균형재정의 지고지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신인도, 외환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재정건전성 때문"이라며 "(추경을 통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국채금리 폭등 등 상승작용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적자재정보다는 균형재정이 좋은 것 아니냐"면서 "추가적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하지만 추경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사실상 새누리당의 추경편성요구를 거부했다.

한편 지난 6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신용불량자 예방 등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추경 가능성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도 "8월에 추경을 편성하는 것을 당론으로 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8일 당정협의에서 정치권의 강한 요구를 막아낼 지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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