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역대 최고 득표율로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
불통 이미지·폐쇄형 측근·과거회귀 역사관 넘어서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박근혜(60) 의원이 확정됐다. 박 후보로선 재수 끝에 본선에 진출한 셈이다. 또 한국정치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과 2세 대통령에 도전하는 후보가 됐다.
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열린 일산 킨텍스. 결과는 싱거웠다. 박 후보는 전체 유효 투표수(10만3118표)의 84%(8만6589표)를 얻었다. 2002년 '대세론'이 득세하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얻은 68%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나머지 4명 후보의 득표수를 합쳐봐야 16%에 불과했다.
◆원칙과 깨끗한 이미지가 최대 강점 = 박 후보에 대한 새누리당 지지층의 몰표는 그의 '대선 경쟁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박 후보에겐 영남 중심의 탄탄한 지역기반에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버티고 있다. 보수층과 장노년층의 지지를 받는 근거이기도 하다. 지역(영남)과 세대(중장년층), 이념(보수)이란 탄탄한 삼각진지를 기반으로 유권자들을 결집시킬 후보적 요소를 갖춘 셈이다.
개인기도 만만치 않다. 박 후보는 보수정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선 경력이 있다. 그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다.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도 그래서 생겼다. 정권재창출을 바라는 보수층 유권자가 박 후보를 절대 지지하는 근거다. 여기에 박 후보는 여당 후보로 확정됨으로써 148석 거대 집권여당의 든든한 후원까지 받게 됐다.
박 후보가 5선의 정치생활을 하면서 다져온 '원칙과 신뢰'의 이미지도 강점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한번 약속한 말을 좀처럼 뒤집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과 부패와는 거리가 멀 것이란 이미지가 보수정당 후보인 박근혜의 최대 강점"이라며 "최근 공천헌금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풀이했다.
◆후보 박근혜가 넘어야 할 산 = 그러나 첫 여성·2세 대통령에 도전하는 그에겐 만만찮은 과제들이 쌓여 있다.
당내에선 박 후보가 '대세'이지만 밖으로 한 발짝 나가면 '박빙의 혈전'이다. 그가 맞서야 할 상대는 야당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이거나 안철수가 지지하는 야당 후보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선거구도는 '낡은 정치 대 새로운 정치'로 재편될 수 있다. 실제 안철수 돌풍의 근원은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의 표출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딛고 있는 새누리당의 근거는 군부독재정권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기득권 보수정당이다. 세계 정치 역사상 낡은 집단이 새로운 세력을 이긴 적은 없다. 경선 이후 박근혜 캠프가 '박근혜의 변신'을 고민하는 것도 이 대목 때문이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21일 "박근혜 후보 스스로 자신만의 원칙과 선을 넘어 크게 도약하지 않으면 대선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5·16 역사관으로 상징되는 불통 이미지를 해소하고, 대대적 인적쇄신으로 폐쇄적 측근참모를 중도까지 포괄하는 개방형 참모진으로 개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관련기사]
- '박근혜의 날' 침묵한 두 남자
- 박근혜 수락연설은 '삼박자 집권론'
- 박근혜-야권, 중도층 놓고 격돌 예고
- 박근혜 '통합 승부수' 속도 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