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무역 1조달러 탑 무너질라(김진동)

지역내일 2012-08-23
김진동 논설고문

우리나라 수출전선이 위태롭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리나라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출전선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올들어 수출한국에 빨간불이 켜지더니 하반기 들어서 비상이 걸렸다. 비상한 전략이 발동되지 않으면 지난해 세계 8번째로 세운 무역 1조달러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 8.8%를 기록한데 이어 8월에도 마이너스를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은 225억 1300만달러, 수입액은 269억 9200만달러로 44억 79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변'이 없는 한 8월 무역적자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8월 무역적자는 지난 1월 이후 7개월만이다. 1월에는 연말 집중 수출과 설연휴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2009년 1월 이후 3년만에 최대 적자(20억 3000만달러)를 냈다. 그동안 수출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무역수지 적자를 면할 수 있었던 까닭은 내수부진과 국내투자 위축으로 수입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축소 균형형' 흑자였던 셈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대유럽수출 이미 반토막

사실 올해 수출전선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유럽 미국 중국 등 3대 수출시장이 모두 쪼그라드는 등 수출환경이 악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EU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유럽수출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른 시일 안에 재정위기가 해소되어 경기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출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경제도 아직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 대통령 선거기간과 맞물려 경제가 정치바람에 흔들리는 상황이라 발표되는 지표마다 들쭉날쭉이어서 종잡을 수가 없다. 마이너스가 아닌 것만은 다행이다.

중국 수출은 수교 20주년을 맞는 해로 10%이상의 증가를 기대했지만 7월들어 마이너스 1.3%로 저조했다. 마이너스 기록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중국수출의 60%를 차지하는 부품소재 수출마저 감소세가 뚜렷하여 새로운 전략품목을 개발하지 못하면 중국수출도 한계에 부닥칠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큰 시장이다. 그러나 중국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임금상승, 부품소재의 국산화 시책 등 영향으로 수출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위안화 절상추세에 따라 중국 직접투자까지 위축되면서 유발수출도 줄고 있다.

이미 무너져 내린 수출전선은 하반기에도 암울하다. 3대 시장이 흔들리는 동시에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효자업종 대부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조사한 하반기 수출전망은 빨간색 일색이다. 조선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8%, 철강은 13.9%, 석유화학도 5.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업종은 지난달에도 20% 이상 급감했다. 전자 반도체만 겨우 체면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내수와 함께 우리나라 성장을 이끄는 두 바퀴다. 수출은 성장과 고용의 절대적인 변수다. 수출의존형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꺾이면 성장과 고용도 함께 주저앉게 된다. 말하자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얘기다. 그같이 중요한 수출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추세화된다면 하반기엔 제로 성장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출이 잘 돼야 경제도 살고 고용도 늘어나

그렇다고 다른 한 바퀴인 내수가 우리 경제를 끌고 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도 없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와 가계부채의 폭발 위협 속에서 내수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나 다름없다. 성장은 더욱 추락하고 자칫하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지 오래다.

꺼져가는 수출동력을 되살려야 한다. 수출이 잘 돼야 경제가 살고 성장과 고용도 늘어난다. 그동안 글로벌 경기침체 타령만 하던 정부가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호들갑이다. 장관이 수출업체를 방문하여 수출 애로사항을 듣고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겠다고 한다. 바닥에 이르러서야 허둥대는 정부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런 구태의연한 대책으로는 1조달러 탑을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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