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도 없이 투표” … 몸싸움 아수라장

지역내일 2012-08-27 (수정 2012-08-27 오후 3:19:19)
민주통합당 울산 경선 파행 … 문재인 52% 과반 1위

26일 오후 3시55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순회경선 장소인 울산 종하체육관. 당 선관위 간사인 김승남 의원이 "세 후보(정세균 김두관 손학규)가 불참한 관계로 합동연설회를 생략하고 대의원 순회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자 대회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해찬 당대표, 김한길 추미애 우상호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퇴장하자 "뭐하는 거야. 다 때려치워"란 고함이 터지면서 현장은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게 선거야" "이해찬 나와"하는 고함과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의 박수가 뒤엉킨 채 오후 4시 임채정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개회선언을 했다. 소리를 치며 달려오는 여성 당원 두명과 제지하는 선관위원들 간엔 욕설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파행은 제주 투개표 결과가 발표된 25일 밤 시작됐다. 비문 후보측 대리인들이 모여 대량 기권처리가 발생한 투표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자정쯤 경선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손학규 후보는 서울로 올라갔고 김두관 후보는 제주에, 정세균 후보는 울산에 머물렀다.


<성난 민주당원들 26일 오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민주통합당 경선이 모바일투표 불공정성 시비 등을 이유로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당원이 임채정 선거관리위원장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2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울산 경선의 후보합동연설은 세 후보가 제주경선 재투표, 강원 경선 연기 등을 요구하며 참석을 거부해 노래·춤 공연 등으로 시간을 메우게 됐다. 체육관 입구 계단에선 손 후보 지지자 50여명이 연좌농성을 벌였다.

앞서 오후 1시 20분. 당 최고위와 선관위는 연석회의를 열고 기권처리표의 추후 재투표, 강원 모바일 투표 하루로 단축 등의 결정사항을 세 후보측에 통보했다. 문재인 후보에 이어 대회장에 입장했던 정세균 후보는 2시 15분쯤 퇴장했다. 정 후보는 "당에서 준 답으로는 안된다.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며 차량에 올랐다. 비슷한 시각 손 후보가 울산으로 내려왔고 정·김·손 세 사람은 2시 30분부터 한시간 가량 시내 롯데호텔에서 회동을 했다. 체육관 대기실에 머물던 문재인 후보도 자리를 떴다.

오후 3시 30분 대회장 안에서는 노래 소리가 울렸고, 입구 계단에선 세 후보측 지지자들이 함께 모여 항의 연대집회를 여는 풍경이 연출됐다. 같은 시간 당 선관위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의원 투표 및 개표 강행 여부를 논의했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비문 후보측에서) 그간 쌓여온 불신이 이런 사태로 나타난 것"이라며 "26일 밤 제주 최고위 회의에서도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6·9전당대회 당시 이해찬-박지원 담합설, 후보합동TV토론 때 제기된 편파 논란 등 '지도부의 문재인 밀어주기' 의혹이 불신을 키웠다는 뜻으로 읽혔다.

아수라장 속에 60분간 진행된 대의원 투표는 오후 5시 13분 끝났고, 대회 사회자는 "6시 발표될 개표결과에는 대의원투표, 투표소투표, 모바일투표 결과가 모두 포함된다"고 공지했다. 오후 6시 문 후보 지지자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표된 개표 결과, 문 후보는 52.07%(4951표)를 얻어 제주에 이어 과반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는 32.11%(3053표), 손 후보는 11.75%(1117표), 정 후보는 4.07%(387표)를 얻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대회장 밖에 모여 환호성을 질렀고, 비문 후보 지지자들은 "후보도 없이… 잘 돌아간다" "차라리 박근혜에게 정권을 갖다 바쳐라"며 체육관을 빠져 나갔다.

울산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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