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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사업본부, 컨텐츠 사업본부, 경영 지원팀으로 이뤄진 로엔
하루 한장 앨범을 발매
한계는 없지만 투자는 50억 아래
가수 싸이와 인터뷰하기 위해 미국 방송국이 경쟁적으로 나섰다. 유튜브의 K-POP 동영상 클릭수가 경이적으로 증가했다. 한국회사 SM, YG, JYP라는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음악업계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업계 1위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 역시 바빠졌다. 음원유통의 50%를 차지하는 멜론 때문만이 아니다. 가수 '아이유' 매니지먼트, '나는 가수다' 등의 음원 유통으로 알려진 컨텐츠사업본부를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얼마나 바쁜지 컨텐츠 사업본부의 성기완 부장을 만나 보았다. 사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궁금했다.
적정인원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 베스트
성기완 부장의 공식 직함은 투자유통사업부장. 컨텐츠 투자팀과 온라인 세일즈를 담당하는 마케팅 1팀 그리고 오프라인 사업의 마케팅 2팀을 관장한다. 30여명이 일하는 본부라는 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간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분도 온다"는 말로 바쁜 것을 애둘렀다.
그는 "늘 죄송한 것은 저희 투자팀이 멤버를 무한히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고개를 조아렸다. 무슨 뜻일까. 그는 적정 인원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 베스트라며 그 '범위를 벗어나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했다. 좀더 설명을 부탁하자 "잘해드릴 수 없어서"라는 간결한 답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가진 그릇은 하나인 데 담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면 '죄송하지만 다음달에 오시면 안될까요'라고 정중히 말한다"며 "다음달에 오면 최선을 다해드리겠다고 하기도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로엔이 1등 사업자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1등 기업은 먼저 고민하고 먼저 생각한다
성기완 부장은 1위 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이 크지만 그에 따라 조심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외부에 나가 아무 생각없이 하는 말도 파급효과가 크더라"며 "그러기에 항상 논리적으로 말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일부가 로엔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저 대기업이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또 멜론 플랫폼이 점유율 50%를 넘기니 너무 독주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가지기도 한다. 게다가 논리적인 발언, 그러니까 딱 부러지게 말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음을 안다. 하지만 로엔의 누구와 이야기 해도 그렇다. 준비가 되어 있어 그런 것이다. 논리적으로 풀지않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이들이 있는 데, 공청회를 열거나 오픈포럼 등을 만들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해볼 생각이다. 이런 노력들을 경주해 우호적인 음악사업자가 되려고 한다."
그의 말에 더 이상 물을 것이 없어졌다. 그것을 알았는지 성 부장은 웃으며 "사실 우리끼리는 조금 더 치열하다"며 사무실의 분위기를 들먹였다. "1위 기업이기에 가장 먼저 고민하고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 전에 미리 고민을 해야 하는 일이 쉽지 많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다고 1등 기업이 나쁜 것은 아니란다. 복지가 업계 중 최강이라고 말하는 그는 "음악계의 급여수준은 다른 업계에 비해서는 짠편인데 로엔은 그렇지 않다"며 "외국계 회사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컨텐츠에 70억도 투자한다
1등 기업 로엔에 대한 궁금증은 여러가지다. 그렇다고 해도 외부인은 로엔이 컨테츠에 얼마나 투자해 주는 지가 가장 궁금하다. 이에 대해 성 부장은 "컨텐츠의 투자에 한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 중 가장 큰 액수는 70억이며, 앨범은 국내시장의 환경을 고려해 볼 때 50억 정도를 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작은 금액으로는 2천만원의 투자도 있다. 크레딧을 쌓는 과정으로 하자는 분이었다."
이렇게 2천만원 등 다양한 제의가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제발"하며 더 큰 액수를 요구한다고. 그렇게 해도 자신이 어찌할 방법은 없다고 한다. "개인이 판단하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그는 로엔이 "시스템화 되어 있다"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도입해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과거의 실적 등의 데이터를 넣으면 투자 적격이나 부적격 판정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음악에 대해 여러 패널들이 점수를 내고 그런 것들을 합쳐 투자가 진행된다"며 공정성은 누가 몇점을 줬는지 회사가 모른다는 말로 매조졌다.
그래도 좋은 점수를 주는 기준들이 있을 것 아니냐 묻자 "기본적으로 여러가지가 묶여있는 경우"라는 답을 내놓았다. 알려진 작곡자나 유망하다고 눈 여겨본 신인들에게는 적극적인 투자가 따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어느 소속사에 속했다가 나와 다른 곳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어느 정도 실력을 겸비했기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신인들이라도 투자를 적극 검토한다."
성기완 부장은 이러한 것들은 "나름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안되는 앨범보다는 잘되는 앨범에 돈을 더 넣어드려 그 앨범이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래서"라며 "어려웠던 시기에 같이 공동의 노력을 해봅시다"했던 컨텐츠가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 희열을 맛본다고 했다. '과연될 수 있을까'하는 판단속에서 MBC '나가수'에 투자해 대박이 났던 것과 노래에 대해 의구심을 갖던 리쌍의 'TV를 껏네'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예로 들었다.
매년 '리셋'되는 유통사업부
컨텐츠의 경우 "여자 아이돌은 디지털이 잘되는 반면에 오프라인이 약하다. 남자 아이돌은 반대다"라며 매니저먼트 수익까지 고려하면 '남자 아이돌이 훨씬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고 했다. 카다로그를 바꿨더니 디지털 매출이 떨어졌다며 문의를 해온 경우도 있고, 여자 아이돌로 바꾸자니 '엠디매출이나 매니지먼트 매출이 떨어져'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러 고민이 있는데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고민스럽다"는 그의 말 속에 우려가 섞여 있었다.
유통사업부문에 대해서는 더 그런 것 같았다. 어려운점이 많냐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꺼내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유통사업은 해마다 두꺼비집을 올렸다 내리는 것 같다. 한마디오 리셋이다"
K-POP 성장을 위한 두 가지 제안
그럼에도 그는 로엔이 계속 성장해 갈 것이라 예상했다. "가장 먼저 고민을 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디테일하고 입체적으로 고민한다. 열정, 프로페셔리즘, 팀웍 등을 통해 로엔은 발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육성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책적 발언처럼 보였다.
그는 "투자유통사업부를 담당하기 전에는 회사정책에 대한 일을 했다. 전략관련 일이다"며 색안경을 쓰고 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어 그는 K-POP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가 실효적인 정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단 그는 "가령 영등위의 뮤직비디오 사전심의제도로 인해 세계적으로 챙피한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음악을 아는 사람들의 심의인지 궁금해 했다. "저희 뮤직 비디오는 SBS나 KBS 심의필을 거쳤습니다 같은 자막이 제일 먼저 뜬다면 어떤가요. 전 세계적으로 그런 비디오가 있나요"하며 되묻는 그는 "가령 마돈나가 세계적으로 동시에 앨범을 발매하는데 한국에서만 심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전 세계 사람들은 한국을 어떤 시선을 바라볼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아쉽다"며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하에 심의를 포장하기에는 과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른 한가지 바램은 사업자들에게 있었다. 그는 "K-POP을 만드는 곳이 큰 회사도 있지만 작은 영세사업자들도 있다"며 "그런데 영세사업자의 고민은 내년에도 내가 과연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한탕주의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일확천금, 치고 빠지기 전략. 그런것들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한번 왔다 일년 뒤에 오는 등 너무 돈에 집착해 안티감정이 생길까 우려된다"는 그는 얼마전 일본 사업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반한 감정이 생겨난다는 것인데, 너무 많은 케이팝, 케이드라마가 넘쳐나니 "그럼 우리가 밀리는 것인가"하며 조바심을 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큰 K-POP 성장을 위해서, 또 빅 아티스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공연, 팬미팅, 쇼케이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정책과 함께 지속성에 대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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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정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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